대한민국 가계소비의 큰 멍에, 교육비

총가계지출액에서 식료품비와 같은 필수재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엥겔계수”라 하고,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엔젤계수”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소득수준에 따른 엥겔계수와 엔젤계수는 어떠할까? 최근 산업연구원이 ‘우리나라 가구의 소비지출 행태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분석결과는 익히 짐작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3년 소득수준별 엥겔계수와 엔젤계수 비교(명목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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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Meta 자료 재구성한 자료를 산업연구원 보고서에서 재인용
주 : 2인 가구 이상

즉, 우리나라의 가구는 소득이 적을수록 식료품에 더 많이 소비하고 교육에 더 적게 소비하는 반면, 소득이 많을수록 식료품에 더 적게 소비하고 교육에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성향은 사실 예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문제는 2013년 현재시점에서 과거와 비교해서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엔젤계수가 더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엔젤계수는 낮아졌다.

2003년 소득수준별 엥겔계수와 엔젤계수 비교(명목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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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Meta 자료 재구성한 자료를 산업연구원 보고서에서 재인용
주 : 2인 가구 이상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가계의 최종 소비지출 대비 교육비 지출비중이 6.7%로 미국(2.4%). 영국(1.5%), 독일(1.0%)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교육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녀들의 학원비다. 2012년 기준 교육비 지출액 대비 학생학원 교육비 비중은 56.2%다. 공교육이 싼 것도 아니다. 교육비 중 우리나라의 가계부담은 21.5%로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OECD 공교육비 중 민감부담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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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13.

그렇다면 가계는 교육비 지출을 얼마나 부담스러워 할까? 통계청이 2013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설문응답자의 73%(매우 부담 31.6%, 약간 부담 41.4%)가 교육비 지출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세대별 교육비 부담을 어떨까? 현대경제연구원의 한 보고서를 보면 엔젤계수로는 40대(17.8%), 50대(17.2%)가 가장 교육비 부담이 크다. 가장 소비활동이 왕성할 40~50대가 교육비에 눌려 살아가고 있다.

이러다보니 빚이 늘고 있다. 203년 우리나라 교육비 관련 가계부채는 28.4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받아 교육비로 쓰는 것이다. 지출 항목 상으로 교육비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교육관련 변수가 매우 큰 지출항목이다.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강남의 한 학군 유명한 아파트의 월세는 1천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소득별 세대별로 차이는 나지만 자녀교육 올인의 나라다.

요컨대 우리나라는 소득별로 교육비 지출 비중이 다르고 이런 경향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교육 불평등에 따른 부의 대물림 현상이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 또한 소득수준을 가리지 않고 공교육, 사교육에 대한 지출이 여타 나라에 비해 높다. 가계 대부분은 이러한 지출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고 가장 소비가 왕성한 40~50대에서 교육비 지출비중이 높다. 비용의 적지 않은 부분은 빚을 얻고 있다.

내수를 진작시키겠다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꺼내든 카드가 LTV, DTI 완화 카드다. 이상에서 알아본 가계의 상황을 보면 그 정책이 어떤 식으로 작용할 것인가를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다. 사람들은 늘어난 LTV 여유분만큼 돈을 빌릴 것이다. 그리고 그 돈으로 교육비 등 생활자금을 쓸 것이다. 또는 전세대출로 좋은 학군에 전세 얻는 데 쓸 것이다. 집값이 오를지도 의문이고 올라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