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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연속되는 날로 먹는 포스팅이다. 오늘자 동아일보에 폴크르구먼이 최근의 유가폭등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그는 최근의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투기자본개입설, 중국등 신흥개발국의 수요증가설, 원유고갈설 등 세 가지 원인 중에서 원유고갈설에 가장 찬성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주장은 최근 몇 년간 석유공급 비관론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주장되어 온 이야기며 최근 OPEC의 일부 유력인사들도 이러한 사정에 대해 조금씩 언급하고 있다고 한다. 어찌 되었든 이제는 화석연료로 지탱되어 오던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이에 대한 대안을 제기하여야 할 시점이다. 소개하는 글 역시 4년 전 쯤에 쓴 글로 유가가 무려 배럴당 35달러 였던 시절이다.

국제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다. 유가는 올해 초 대비 30%이상 올랐지만 다행히 아직 1980년대 초반의 오일쇼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국내언론에서는 연일 국제유가의 상승추이를 보도하며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언론보도의 문제는 이러한 유가폭등의 원인이 무엇이며 그것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것은 뉴스라기보다는 사실 경마 중계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어쨌든 이에 외국 관련사이트와 언론의 기사를 중심으로 유가급등의 원인과 대안에 대해 간단하게 생각해보기로 하겠다.

수요 : 세계경제의 팽창

유가상승의 첫째 원인으로 뽑고 있는 것이 세계경제, 특히 중국경제의 급속한 팽창이다. 이에 따라 ‘자원의 블랙홀’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중국의 자원수요는 그 양에 있어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형편이다. 중국의 수요는 작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추세는 이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랙홀 원조는 역시 세계 최대의 석유소비국 미국일 것이다. 미국 역시 경제회복을 위한 자원수요가 증대하고 있는데 놀라운 사실은 미국의 석유 소비의 약 2/3가 교통에 관련된 데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특징적인 현상은 최근 석유를 엄청 먹어대는 SUV(Sport Utility Vehicle)가 미국 운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석유의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자원낭비 형 경제 시스템이 시장의 자유 혹은 소비의 미덕이라는 미명하에 장려되고 있는 것이다.

공급 : 낮은 저장량과 분쟁

전 세계적으로 남아있는 원유가 얼마나 되는가 하는 물음은 오일쇼크 이후 끊임없이 학자들을 괴롭혀오던 질문이고 비관론자들의 주장이 옳았다면 진작에 원유가 바닥났어야 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러한 비관론을 전혀 근거 없다고 몰아 부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분명히 원유량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이에 따라 원유시추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원유잔량과 더불어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주요 산유국에서의 분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역시 그 의도는 이라크의 석유자원 강탈이었으나 단기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의 원유공급에 애로를 겪게 하고 있는 한 원인이다. 또한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와 같은 주요 산유국의 정치불안도 공급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외국인 근무자들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어 석유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정부와 러시아 최대의 석유기업인 유코스(Yukos)와의 갈등이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유통 : OPEC과 투기꾼들의 장난

전 세계 원유수출국의 반절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생산자 카르텔 OPEC의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 오히려 즐기고 있는 입장이다. 그들은 원유공급을 적정선에서 조절함으로써 현 유가수준을 유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혹자는 OPEC이 이전에 비해 더욱 공격적으로 유가수준의 유지 및 상승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함수관계, OPEC의 전략과 맞물려 국제 투기꾼들의 준동이 유가급등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유가에 배팅한 헤지펀드와 다른 투기꾼들의 존재가 시장에서의 가격 압력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OPEC 또한 이러한 투기꾼들의 가격 장난을 비난하고 나선 형편이다. 특히 80년대 초반 시작된 석유 선물거래에서 이들의 장난질은 더욱 교묘하고 악랄한 것이어서 선물거래의 본래 의미인 위험분산이 과연 의도대로 관철되고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사태의 심각함

수요와 공급 어느 것 하나 미래가 비관적이라는 사실에서 현재의 유가수준이 이전의 오일쇼크 시의 가격에 비해서는 아직 낮다는 것은 – 당시 미국의 원유 현물가는 배럴당 35.24 달러로 이를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현 재 가치로 환산하면 배럴당 73.39 달러에 해당된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 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은 계속 원유를 빨아들일 것이고 미국은 자원낭비 형 경제 시스템을 포기할 생각이 없을 것이며, 원유재고가 획기적으로 늘 것이라는 것은 공상에 가깝고 주요 산유국의 정정불안은 단기간에 치유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석유소비를 줄일 생각이 없는 미국의 석유확보를 위한 패권적 전쟁은 지속적으로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원유수입 세계 3위, 석유소비 세계7위인 이 나라의 대체자원 활용도는 그야말로 바닥을 기고 있다. 마땅한 석유공급선을 확보하려는 시도마저 미약한 상태이다. 러시아의 자원을 확보하려고 중국과 일본이 혈안이 되어 쫓아다니는 형국에서 자칫하다가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형국이다.

대안은?

근본적인 대안은 석유 의존적 경제의 일대전환밖에 없을 것이다. 달나라에 있는 헬륨3가 미래의 대체 에너지원이라는 공상과학 같은 설도 나돌아다니는 형편이지만 대체 에너지원이 무엇이든 간에,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효율적이든 간에 근본적으로는 자원낭비를 당연시하는 국가와 개인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대체 에너지원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이용될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시장의 무정부성과 유한한 자원의 사용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또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일 수도 있고 지탱가능하고 통제되는 수정자본주의의 길이 될 수도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의 반성도 필요하다.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남의 나라를 침공한 미국의 악행을 비난하면서 SUV를 몰고 다닌다면 그 또한 존재의 배반이 아닐까?

그와 더불어 중기적인 차원에서는 현 경제의 지탱을 위한 자원확보에 대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찌 되었든 문명의 삶은 단기간에 석유를 의지하지 않고서는 지탱할 수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이나 여하한의 진보정당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역시 고민하여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와 더불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대해서도 많은 성찰이 필요하다.

어쨌든 어쩔 수 없이 인정하여야 할 사실은 문명은 처음부터 자연을 착취하며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마약과 같은 자연 착취를 단기간에 끝내기는 어렵다. 금단현상을 줄여가면서 서서히 개선시켜 나가야 하지만 그 동안까지는 마약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모순된 현실이다.

미국의 환경운동가 Ralph Nader의 고유가에 관한 글

미국의 유명한 환경운동가 Ralph Nader의 석유가격에 관한 글입니다. 석유가격 결정요인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 날에는 상품거래소에서의 투기적 거래와 석유에 목맨 부시 정부가 가장 큰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완전 삼류번역인데 그래도 어느 정도 현재의 고유가 시대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해서 올립니다. 원문을 꼭 참조바랍니다.

The Price of Oil

by Ralph Nader
http://www.commondreams.org/archive/2007/11/10/5134/

오늘의 질문 – 누가 그리고 무엇이 석유와 당신의 개솔린, 그리고 난방비의 가격을 결정하는가? 엉클샘에게 묻지 마라. 왜냐하면 조지 부시와 딕 체니는 근본적인 수요-공급 곡선을 뛰어넘는 원유가격의 진정한 결정요인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는 석유에 절은 정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몇 가지 배경을 제공하는 역사적 틀을 만들어보자. 제3세계의 산유국 카르텔이 판매 파워가 없었던 좋았던 예전 시절에는 스탠다드오일(오늘날의 엑슨)과 쉘이 이끄는 ‘일곱 자매’라고 불리던 일곱 개의 거대 석유기업이 있었다. Robert Engler의 고전 ‘석유의 형제들(The Brotherhood of Oil)’의 연대기에 따르면 그들은 특별시장(extra-market) 수단을 이용해 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강고한 석유독점(a tight oligopoly)’이라 불렀다.

후에 OPEC가 70년대 후반 중동의 테이블에서 그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중동, 남미, 아프리카로 등 다양한 나라의 국가대표가 모인 공개된 회의석상에서 원유의 가격을 결정하였다. ‘일곱 자매’는 정제, 파이프라인, 마케팅 레벨에서의 가격과 구매력으로 집중하였다.

가격 파워는 절대 전체적이지 않지만 언제나 복합적이었다. 그것은 몇몇 아웃사이더는 이해하고 더 적은 수의 조정자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간극에서 일어났다. 이외에도 천연 가스는 1978년과 1993년 사이에 가격이 진짜 떨어질 즈음에 규제가 완화되었다.

오늘 날 제3자가 뉴욕 상품거래소 – 비슷한 곳이 런던과 두바이에서 운영되고 있는 – 테이블에 참여하고 있다. 그곳에서 난폭한 거래자들이 석유 수송에 선물계약을 사고 팔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저서인 ‘조작된(Rigged)’의 저자 Ben Mezrich는 최근 선물계약에 투입된 달러는 그들이 상품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실제 석유수송분보다 훨씬 많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석유는 선물거래의 보다 추상적인 전자적인 수준의 투기에 의해 중요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 점점 더 이러한 추상적인 거래(멕시코만의 폭풍우 소문,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의 발생여지가 있는 정치적 격변, 기타 두려운 소문 등에 의해 영향받는)와 석유와 정제된 상품의 실제의 공급과 수요 사이의 거리는 멀어지고 있다.

뉴욕과 런던에서의 이러한 석유 도박사는 그들의 광적인 일일 입찰을 그들의 선물시장이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유가가 투명해지고 있다는 변명으로 정당화하고 있다. 좋다. 그런데 누가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이득을 얻는가?

확실히 최근 몇 년 간의 실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는 그러한 극단적인 휘발성을 설명할 수 없다. OPEC 가입국은 전 세계적인 생산의 40%만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더 많은 석유를 원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나라들이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원유공급은 그러한 가격행동을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부적절한 석유회사의 정제시설에 대한 투자, 관찰자들이 짐작했던 것보다 더 오랜 보수기간, 그리고 폭락하는 달러와 같은 고전적인 요소들은 서구의 정부, 특히 부시 정권, 가 조사하고 싶지 않은 요소들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이 연료에 치솟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가운데 자유시장의 테러리스트들은 증대시키기 위한 복원가능한 비축분으로부터 공급을 확대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물론 석유의 세계시장은 소비자들에 대한 연관회사들을 향한 공급자 – 사기업과 국영기업 – 의 자유시장일 뿐이다.

최근 원유가격은 배럴당 96달러로 치솟으며 9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개솔린 평균가격 – 갤런당 3달러 정도 – 은 원유가격이 배럴당 60달러이던 올초의 가격이다. 왜 이런 괴리현상이 일어날까?

“그것은 커다란 도박장입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오펜하이머의 분석가 Fadel Gheit의 말을 인용하였다. “지금 그건 단지 도박일 뿐입니다.” ‘Global Change Associates’의 의장 Peter C. Fusaro의 말이다. 그는 더하길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데 많이들 베팅하고 있는데 이는 석유가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그 펀드멘탈과는 괴리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거대한 석유 정부는 워싱턴DC에서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파워있는 재정위원회의 의장인 상원의원 Charles Grassley가 엄청난 이윤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메이저 기업들에게 가난한 이들이 그들의 겨울 난방비를 지불할 수 있도록 자선기금을 내라는 청원을 우롱하였다. 그리고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 주제가 논쟁에서 제외되게끔 거만하게 관찰하고 있다.

석유기업들은 효율적인 석유생산이나 소비기술을 개발하거나 그들의 태양광 에너지 자기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다른 회사들을 합병하는데(클링턴 시절 엑슨과 모빌의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합병을 상기하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유 가격이 거래장에서의 투기자들에 의해 정해지는 한에는,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정치인이 인민과 환경의 편에 선 새로운 정치인에 의해 도전받지 않는 한에는, 변화를 위해 저항하지 않고 우리의 낭비벽을 고치지 않는 한에는 더 높은 유가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