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를 많이 걷으면 노동자가 피해를 본다”는 주장에 대해

그러나 봇물같이 쏟아지는 최근의 실증적 연구는 노동자가 법인세로 인해 더 많은 부담 – 그리고 몇몇 분석에는 모든 부담 – 을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인세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고 생산성을 저해해 종국에는 노동자의 임금을 줄이기 때문이다. 노조 부문에서 효과는 더욱 확산된다. 경제학자 R. Alison Felix와 James R. Hines 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노조가 있는 곳의 임금 프리미엄은 주(州)법인세가 내려갈 때에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omney vs. Obama on Corporate Tax Reform ]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 중 일부인데 해묵은 주장이다. 이 신문이 말하는 논문을 찾아보았다.

그들의 고용인과 다른 주주들과 나눌 수 있는 경제적 임대료(rents)를 몇몇 회사가 얻는 환경에서, 높은 법인세는 부수적인 인센티브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나눌 수 있는 경제적 임대료의 총량을 줄임으로써 경제적 이득의 분배에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은 조직화된 노동력이 있는 회사의 경우 가장 두드러진다. 기업 이윤은 노조와 경영자 사이의 협의된 협약의 조건에 영향을 미치고, 높은 세율은 일반적으로 이윤을 감소시킨다. 결과적으로 높은 세금은 조직화된 노동자의 임금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그럼으로써 조직화된 노동자의 임금과 비조직화된 노동자의 임금의 차이를 감소시킨다.[Corporate Taxes And Union Wages in The United States]

이 글만 봐도 그리 설득력이 없다. 이 논문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분석대상을 노동자와 주주의 경제적 이득의 분배비율에 맞춰야 했을 것이다. 기업이 분배할 수 있는 총량이 늘면 노동자에게 돌아갈 몫이 더 많을 것이라는 개연성에는 동의하지만 문제는 과연 늘어난 이득만큼 공정한 몫이 배분되었는가 하는 점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문은 조직화 노동자와 비조직화된 노동자를 비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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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위 그래프다. 재밌는 것이 낮은 세율의 주보다 높은 세율의 주의 비조직화된 노동자의 임금이 더 높다. 그렇다면 과연 세금의 부담이 “종국에는 노동자의 임금을 줄일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주장이 합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신문은 마치 조직화의 여부를 떠나 모든 노동자가 임금삭감을 당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래프만 봐서는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이 그래프는 노동자의 임금이 지속적으로 삭감되는 이유가 노조의 협상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라는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서 낸 칼럼의 주장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같다. 세금이라는 변수에 상관없이 노조가 조직되어 있으면 더 높은 임금을 가져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트리클다운 효과를 강조하는 보수의 주장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매한가지임을 보여주는 글이었을 뿐이다.

1 thought on ““법인세를 많이 걷으면 노동자가 피해를 본다”는 주장에 대해

  1. sonofspace

    자본가가 어려워지면 거기 딸려 있는 노동자가 어려워진다… 이건 자본론 시절부터 있어왔던 고전적 자본 옹호 논리 아니었던가요 ㅋ 그에 대한 반박도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변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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