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은행들의 부실자산 급증 상황에 대하여


출처 : Dealogic Project Finance Review(1H 2012)

이런 인도의 상황과 관련하여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 위의 표는 최근 5년간 전 세계 민간투자사업(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의 지역별 추이다. PPP는 정부에서 필요한 인프라시설을 건설할 때 민간의 자금을 빌리는 방식으로 통상 경제성장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지만 재정이 부족할 때 쓰는 방식이다. 즉, PPP방식으로 투자를 하면 단기적으로는 단기적으로 재정도 건전해지고 경제성장률도 올라간다. 표를 보면 인도의 PPP 활용도는 워낙 압도적이어서 Dealogic이 아시아와 별개로 떼놓았을 정도다. 경제성장 여력이 있던 2008년까지 미미하던 인도의 PPP투자는 2011년에 이르러서는 압도적으로 증가한다. 역시 경제성장률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주도했던 중국이 재정을 활용한 것과 달리 인도는 민간자본을 이용했고, 이는 결국 미래의 빚으로 이연된다는 점에서 인도의 경제상황은 생각보다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인도경제의 관전 포인트 하나]

이 블로그에 2년 전에 위와 같은 글을 쓴 적이 있다. 아래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기사를 보면 이런 우려가 벌써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내용이 있다. 즉, 경제침체에 직면한 인도정부는 인프라스트럭처를 포함한 다섯 개 부문에 국영은행을 동원하여 대출을 집중하였다. 이런 대출방식은 주로 PPP 등을 활용한 기업대출 방식이었을 것이다. 즉, 인도 정부는 이런 시장조성에 민영화 – 정확하게는 시장화 – 방식을 선호하였고 국제 금융기관이 아닌 손쉬운 국내 국영은행을 투자자로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인도 은행들의 부실대출은 대개 인프라스트럭처와 산업개발에 집중된 2008년에서 2010년까지의 방만한 기업대출의 유산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기침체의 효과가 인도에도 미치면서 성장은 지체되고 업계의 대형 계획도 어려움을 겪었다. [중략] 이 나라의 중앙은행의 추산에 따르면 광산, 철강 생산, 섬유, 인프라스트럭처, 그리고 항공 등 다섯 개 부문은 인도의 전체 은행 대출의 4분의 1에 달하고 부실 자산의 2분의 1에 달한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은행 자산의 70%를 들고 있는 국영은행들은 2014년 현재 전체 부실 대출의 거의 90%를 들고 있어서 가장 고통 받고 있는 기업들이다. [중략] 대출 사태의 중심에 있는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가 건설한 이들에게 대출을 제대로 되갚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람들은 일단 운영에 들어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어요. 난 그런 논리가 의문스럽습니다.” 피치 레이팅스의 인도 계열사인 인디아 레이팅스의 임원인 Ananda Bhoumik의 말이다.[Bad Loans Impede India’s Economic Growth]

어느 나라나 경제가 어려우면 인위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카드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선호한다. 내 글에 언급했던 중국이 그러했고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MB정부가 그러했다. 다만 두 정부는 아직 여유가 있는 예산을 활용한 재정지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1 2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인도 정부는 PPP방식 등 인프라스트럭처의 시장화로 투자를 주도하였고 불과 5년이 흐른 지금 이들 대출은 빠르게 부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 주도의 양적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이 부작용을 빚은 전형적 사례다.

사실 모든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그렇게 빨리 부실화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인프라스트럭처의 시장화는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투자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가 자산실사와 사업타당성 분석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을 보다 엄밀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방식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인도에서의 그 과정은 주된 시장참여자가 국내 국영은행이었다는 점에서 부조리한 관치의 냄새가 난다. 결국 인도의 시장화는 시장화의 장점도 살리지 못한 채 금융권만 부실화시키는 이중의 패착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 이명박은 그 방식에 공기업을 동원하는 방식을 결합하여 수자원공사를 작살내긴 했다
  2. 중국의 부실대출은 인도보다 적기는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 많은 대출이 몰려있기에 부동산 시장의 동향에 따라 대출의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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