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rt Vonnegut – 나라 없는 사람 (A MAN WITHOUT A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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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A Man Without A Country(나라 없는 사람)’을 보면 무슨 조국을 잃은 국외자의 나라사랑에 관한 책이라도 되나 싶지만 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스스로 나라를 자신의 리스트에서 없앤 사람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2차 대전에 참전하여 악명 높은 영국의 드레스덴 공습에서 살아남은 후 이를 소재로 한 소설 ‘Slaughterhouse Five(제5도살장)’로 소설가로서의 명성을 얻은  Kurt Vonnegut 의 자전적인 에세이집이다.

그가 왜 나라를 포기했는지 이 책을 읽어보면 뚜렷이 드러난다. 그로서는 마흔 살까지 알코올에 취해 네발로 기어 다녔지만 가족이 많아서 미키마우스식 쿠데타를 통해 대통령이 된 조지 부시가 국가의 원수로 있고, 자국의 석유확보를 위해 아랍인들을 살육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나라에 대해 일말의 애정도 없기 때문인 것이다.

자못 심각한 주제지만 촘스키처럼 정색을 하고 심각하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유머는 두려움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라는 본인의 주장처럼 그는 제3제국이 된 미국과 망신창이가 되어가는 지구의 처지를 유머러스하게 서술하고 있다. 너무나 두렵기 때문에 유머라는 방어기제를 가동한 것이다.

저자는 무신론자이자 사회주의자이자 염세론자이다. 또 남들이 러다이트라고 부르는 사실을 제법 자랑스러워한다. 기술진보, 더 나아가 진보 자체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가보다. 사회주의자답지 않긴 하지만…. 결국 그는 휴머니스트다(드레스덴에서 그렇게 당하고도 말이다). 그래서 자신이 천당에 갔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것은 유쾌한 농담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이 책은 저자가 여든이 넘으신 나이에 써서 2005년 초판이 출간된 책이고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이 시점 저자는 이미 이 세상 분이 아니셨다. 올해 4월에 돌아가신 것이다. 아마 천당에서 베드로와 농담을 주고받고 계실지도.

140여쪽의 짧은 산문집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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