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urne Ultimatum(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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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개인적으로 시리즈로 개봉된 영화중에서 유일하게 모든 작품들을 개봉관에서 감상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제목도 ‘본 : 최후통첩(The Bourne Ultimatum)’인데다가 이제 그 없이 다른 Jason Bourne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히 팬들의 뇌리에 자리 잡은 Matt Damon이 더 이상의 Bourne은 없다고 선언했으니 더더욱 그러하다.

Robert Ludlum의 베스트셀러에 기초하긴 했지만 기억을 잃은 스파이라는 기본줄기만을 남겨두고 새롭게 각색되어 2002년 개봉되었던 The Bourne Identity는 나름 신선한 매력이 있긴 했지만 그저 이전의 007유의 블록버스터형의 스파이 물과는 다른 안티히어로형의 스파이물이 등장했다는 – 선배 Harry Palmer가 있긴 하지만 – 사실만 인지시키는 수준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떤 면에서는 Geena Davis가 호쾌한 액션을 선보였던 1997년작 The Long Kiss Goodnight의 남성 버전 정도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4년 개봉된 The Bourne Supremacy는 이러한 ‘짝퉁’ 의혹을 일소한 청출어람의 속편이었다. 전편이 고뇌하는 Jason Bourne이 자신의 정체도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제 이 작품에서는 악이 오른 Bourne의 액션이 제대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느닷없는 연인 Marie의 초반의 비명횡사는 Bourne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황당했을만한 과감한 시도였고, 이 뼈아픈 분노가 Bourne의 전투력을 몇배 증가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 개봉된 The Bourne Ultimatum은 이전의 두 작품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강렬한 액션씬을 선보이며 Bourne 시리즈의 종결을 자축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킬러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한편으로 이를 후회하는 Bourne의 방어적인, 그럼에도 전광석화 같은 무술솜씨가 관객들에게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화장실에서 한때 동료였을 암살자를 목 졸라 죽이고 나서 순간적으로 비치는 그의 자괴감 섞인 표정은 ‘살인면허’가 있다고 자랑하던 007시리즈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Bourne 시리즈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 이전 작품과 같이 첨단무기와는 거리가 먼 Bourne의 임기응변적인 무기를 보는 것도 매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요소는 바로 마치 현장에 있는 것같은 착각이 느껴질 만큼 긴박감 넘치는 핸드헬드 영상으로 잡아낸 각종 추격장면이다. 런던의 워털루역, 모르코의 탕헤르, 그리고 뉴욕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추격신은 완급의 조절이 완벽하게 이루어진 명장면들이다. 사실 거의 모든 장면들이 핸드헬드로 찍은 것들인데 출연진들의 대화장면에서 흔들거리는 숄더샷 너머로 비춰지는 반쯤 가린 얼굴과 같은 장면들은 숨 가쁜 액션씬에 감추어진 또 다른 감칠맛 나는 볼거리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이 영화가 스파이물의 걸작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미덕은 아이러니칼하게도 스파이물 자체에 대한 ‘수정주의적인 자기성찰’이다. 냉전이 끝나 자본주의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북한이나 이란 같은 몇몇 잔챙이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현존하고 분명한 위험’을 찾기 어려운 이 시점만큼 Bourne과 같은 캐릭터가 어울리는 시점이 있을까싶을 정도다. 그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의 적을 향해 이빨을 드러냈고 그 결과 자신의 전 직장 CIA의 불법적인 암살 작전의 거대한 음모를 밝혀내고 만다.

한때 드러내놓고 자랑삼아 사람을 죽이던 스파이물들이 모두 이 작품에서 까발려지는 불법적인 블랙브라이어 작전의 일환이거나 짝퉁임이 밝혀졌으니 이건 흡사 마술사의 영업상의 기밀인 마술 속임수를 공개한 거나 진배없다. 그리고는 Bourne은 깨끗이 양심선언 해버렸으니 어찌 보면 이 작품은 Bourne 시리즈의 종결뿐 아니라 스파이물의 종결까지도 선언해버린 것이다. Clint Eastwood가 서부영화 가게 문을 닫게 한 장본이라면 Matt Damon은 스파이물의 가게 문을 닫게 하는 장본인이 될 확률이 농후해졌다. 지난번 Syriana까지 연타석 홈런이다.

결국 Sunday Bloody Sunday 등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오던 영국 감독 Paul Greengrass가 헐리웃에 건너와서 맡은 장르가 흥미롭게도 스파이물이었는데 그 작품이 오히려 장르의 해체를 주장하는 꼴이니 딴에는 그가 트로이의 목마일지도 모를 일이다. 헐리웃 스파이물을 무력화시키라는 특명을 받고 온 영국 ‘스파이’ 감독. -_-;; 비록 본인은 상업적 장르니만큼 정치적인 의미는 부여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 멘트 또한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적어도 장르적으로는 심각하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이번 Bourne 시리즈는 역대 Bourne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의 흥행성적을 세웠으니 당연히 제작사 입장에서야 당연히 다음 편 욕심이 날 터인데 그게 그리 쉬울지는 잘 모르겠다. Jason Bourne 이 다른 누군가의 얼굴로 성형수술을 하고서 활동한다는 The Bourne Surgery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시리즈 모두를 극장에서 본 개인적인 기록은 깨지겠지만….

* 엔딩타이틀에 흐르는 Moby의 Extreme Ways는 최고의 엔딩곡 중 하나이다. 마치 화룡점정과 같은 곡이었다. 한편으로 Moby의 곡이 주제곡이라는 사실은 좀 비틀어 생각하면 의미심장하기도 하다. Moby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의 곡을 자주 선보여 한때 그의 곡들은 ‘사회비판적인 이들이 죄책감 없이 클럽에서 춤출 수 있는 춤곡’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니 ‘사회비판적인 이들이 죄책감 없이 극장에서 스파이물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에 이 이상 딱 어울리는 아티스트가 있겠느냐 말이다.(비틀어도 너무 비틀었군)

7 thoughts on “The Bourne Ultimatum(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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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독자

    ‘사회비판적인 이들이 죄책감 없이 극장에서 스파이물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 <- 으하하하.

    '굳 셰퍼드'는 보셨나요? 그것도 재미있게 보셨다면 토니 스콧, 리들리 스콧 형제가 제작에 참여한 'The Company'라는 드라마도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50년대 초반의 베를린에서의 암투, 헝가리 사태, 쿠바 사태 등의 역사적 사건과 연계된 첩보전을 굳 셰퍼드처럼 차분하게 펼쳐 보입니다.

    뒤로 갈 수록 연출이 붕뜬다는 느낌이 있고 '미국은 기본적으로 정의'라는 시각이 깔려 있지만 '그렇지만 니들이 잘나서 냉전에서 이긴 건 아냐' 라는 목소리 또하 함께 녹아 있기도 해서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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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류동협

    스파이 영화에 역사적인 획을 그은 작품이죠. 고뇌하는 스파이상이 비교적 잘 드러나있죠. 개인적으로 3편이 제일 뛰어났고, 2편 1편 순입니다. 핸드헬드의 촬영기법도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지 않고 적절하게 장면에 맞게 쓰였죠. 4편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데 쉽지 않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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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시리즈 선호도가 저와 똑같군요. 하지만 제이슨본의 탄생을 알리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1편도 나름 아껴줘야겠죠. 삐칠지 모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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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다비

    본 4편 제작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린그레스 감독, 멧 데이먼 둘 다 컴백한다고 하네요^^ 2011년 여름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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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오호~ 좋은 소식이로군요. 그나저나 멧데이몬은 절대 후속편은 없다고 하더니 압력이 심했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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