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 대해 끼적끼적

주의가 산만한 편이라(이 표현은 어릴 적 성적표 담임의견란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곤 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한 가지 일만 하지 않고 이리저리 넘나들곤 한다.

우선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내놓은 ‘미국 가계부채 증가의 배경과 영향’을 읽고 있었다. 우선 말씀드리자면 혹시 이 연구소 웹사이트에 출입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쉽고 명쾌하게 잘 써놓았다.

그리고는 iTunes를 이용해 CD를 틀었다. 연주된 곡은 Crosby, Stills, Nash & Young의 Our House. “I’ll light the fire. You put the flowers in the vase. That you bought today.”라는 집에 대한 소박한 일상을 주제를 역시 소박한 멜로디에 얹힌 곡이다.

그러다 문득 경제연구소의 글을 읽다말고 RSS리더를 뒤지다가 RSS로 구독하고 있는 미국의 어느 부동산업자의 블로그에서 아래 그래프를 발견했다. 뭔가 극적인 면이 눈을 확 당기는 그래프다. 그래프는 2000년대 들어 임대료 대비 집값이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틱한 변화다. 마치 최근의 기후온난화 그래프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보고서로 돌아가서 살펴보자면 이 보고서는 현재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 원인을 금융적 측면에서 찾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은 전통적으로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통한 주택구입이 보편화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이 추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았으나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파생 상품화시키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위와 같이 임대료에 비해 집값이 엄청 뛰는 버블 현상이 생긴다. 요컨대 보고서는 미국의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은 한동안의 조정 장세를 거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으로 보고서는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하고 있다.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자. 2007년 3/4분기 현재 미국시장의 비율은 99.9%(!)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6년 말 현재 84.6%로 상대적으로 낮다. 물론 안심은 금물. 이 비율로도 충분히 높기에 미국보다 낮아서 좋아할 것 없다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위험한 요소는 우리나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상품의 비율이 94%여서 그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요즘의 금리상승기의 금리리스크가 가계로 그대로 전가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참 재밌는 세상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 규제완화에 대운하 지어서 부동산 좋아질 거라고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신문은 가격폭락과 거래급감은 잘 기사화하지 않지만 조금만 가격상승세가 있어도 신나게 받아 적는다. 그래야 미분양 물량을 털어낼 테니까 말이다. 여하튼 위에서 주절거린 교과서적인 논리가 안 통하는 신비의 나라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하여튼 우리나라, 특히 수도권에는 위에 저 멋진 그래프로처럼 집값과 전셋값이 엄청 차이나는 집들이 꽤 되는 것은 사실이다.

결과는 지나봐야 아는 것이고 어쨌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상품으로서의 집들은 CSN&Y가 흥얼거린 ‘우리 집’과 같은 목가적인 집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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