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은 ‘약한 달러’

2002 currency exchange AIGA euro money.png
2002 currency exchange AIGA euro money” by CopyleftOwn work.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부시가 새로운 전쟁을 시작했다. 작전명은 ‘약한 달러’. 부자 놈들 세금 깎아주고 남의 나라 침략하면서 군산복합체에 돈 갖다 바치느라 다 써버린 돈을 달러 찍어내서 메우겠다는 속셈이다. 이것은 물론 부시라는 사상 최대의 또라이가 아니라 케리가 집권을 했어도 예정되어 있던 스케줄이었다. 이미 경상적자와 재정적자, 즉 쌍둥이 적자는 정상적인 통제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 실제로는 자본가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 앨린 그린스펀이 메가톤급 발언을 하여 부시의 환율정책 기조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린스펀은 베를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연석회의 참석에 앞서 19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금융인회의에 참석해 행한 연설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궁극적으로 줄어들 것이며 미국은 경제적 충격을 예방하기 위해 막대한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를 줄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무엇으로 줄일까? 약한 달러와 금리인상이 그것이다. 그린스펀은 같은 회에서 ‘국제 투자자들은 궁극적으로 달러 자산 비율을 조절하거나, (미국에 대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였던 것이다. 즉 달러의 약세를 용인함으로써 국제무역수지를 개선시켜나가고 – 대 위안화 비율을 30% 하락시킨다는 목표이다 – 그로 인해 빠져나가는 미국 내 외국자산을 금리인상으로 묶어두겠다는 것이다.

이익을 보는 집단은? 전 세계 자본가이다. 미국기업들은 달러 약세를 통해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것이다. 물론 미국 외 지역의 기업들은 각국 통화의 강세에 따른 수출마진폭의 감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통화 강세에서 주로 피해를 보는 기업은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은 이미 자체 브랜드화를 통해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그리 높지 않으며 환위험 시스템 가동을 통해 환위험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오히려 환차익이 커지는 등 표정관리에 신경 써야 할 판이다. 반면 OEM방식을 택하거나 환위험 대비를 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직격탄이다.

손해를 보는 집단은? 전 세계 민중들이다. 미국 외 지역의 민중들은 일시적인 통화 강세에 따른 수입제품의 가격하락이나 저렴한 해외여행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수출부진은 내수를 심각하게 후퇴시킬 것이다. 과거 플라자합의에 따른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그 사례이다. 미국 국민들은 일시적인 내수활성화 효과를 누릴 것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쥐약이다. 모기지론이 일상화되어 있는 미국가계에 금리인상은 중대한 위협요소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약한 달러는 해외구매력의 상실을 의미한다.

어쨌든 평소 아리송하게 우회적인 표현을 즐기던 그린스펀이 직설화법을 쓰자 효과는 직방이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 장중 한때 달러당 1백3엔 선이 무너져 지난 2000년 4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고, 유로화도 사상최고치인 1.3074달러까지 치솟았다. 뉴욕 현지시간 오후 4시52분 엔.달러는 전날보다 1.08엔 떨어진 1백3.09엔, 유로.달러는 0.63센트 오른 1.302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말 한마디에 전 세계 외환시장이 요동치다니 참 대단한 인물인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이제 부시 행정부가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통화절상 압력을 노골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페그제에 대한 공격, 동북아시아에 대한 각종 보복성 조치 등이 뒤를 따를 것이고 이에 대해 우리는 사실 거의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재계는 원화강세를 대세로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깡패가 따로 없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그다지 뾰족한 답이 안 보이는 게 사실이다. 정부의 시장개입, 동북아 3국의 공동대응 등 꼽을 수 있는 정책도 많지 않은 듯하다. 경제신문도 그저 기업경쟁력 강화나 외치고 있다. 물론 사회재분배를 통한 내수 진작은 대안 축에 끼지도 않는다.

알고도 눈앞에서 뺏기는 돈, 이것이 환율의 마술이다.

One thought on “작전명은 ‘약한 달러’

  1. 김증말

    ^^ 알 찬 글들을 잘 보고 있습니다 ^^
    그래도 참 무섭네요 당시 대세였던 약 달러를 이렇게 무너뜨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자본가들이요 ^^

    Reply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