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의 천국을 노래하는 Big Eden

뉴욕에서 성공한 화가 Henry는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개인화랑 개업일을 코앞에 두고도 부랴부랴 고향 Big Eden으로 향한다. Henry는 할아버지와 정든 이웃들을 만나 오랜만에 푸근한 감정에 사로잡히지만 정작 그가 절실히 보고 싶은 이는 따로 있다. 고교시절 그가 좋아했던 건장한 체격에 핸섬가이 Dean. 이미 두 아이의 아버지에다 이혼남인 그를 교회에서 만나자마자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Henry. 그런데 상황이 이상하게 꼬여가는 것이 마을의 유일한 잡화점 주인인 Pike(역시 학교 동창이다)는 엉뚱하게 Henry에게 삘이 꽂혀버린 것이다.

몸을 가누기 어려운 Henry의 할아버지와 Henry를 위해 수다스러운 Thayer 여사의 음식을 Henry네 집에 배달해주던 Pike는 여사의 음식이 맘에 안 들어 아예 요리책을 사서는 직접 요리를 해내버린다. 물론 할아버지보다는 Henry가 맛있게 먹어주길 바라며…. 하지만 천성적인 수줍은 성격 탓에 Henry에게 말을 걸기는커녕 같이 식사도 못하고 매번 돌아와 버린다.한편 할아버지가 쓰러져 다시 병원에 입원하던 날 집에 돌아온 피곤한 Henry와 Dean은 우연히 입맞춤을 하게 되지만 자신이 게이임을 아직 인정하지 못한 Dean이 차마 진한 입맞춤을 하지 못하고 입을 떼버린다. 이후 소원해진 둘 사이에 서서히 Pike가 끼어들어 어느덧 이 좁은 동네에서 게이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사실 영화는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이 청량하게 아름다운 동네의 주민들은 모두가 선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셋의 동성애 관계를 곧 눈치 채지만 누구도 그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관계개선을 부추기기도 한다. 한마디로 게이들의 에덴동산이다(보수적인 기독교도들에게는 신성모독 적으로 느껴질 설정이겠지만). 이런 면에서 영화는 역시 동성애를 주제로 했지만 동성애자이기에 겪는 고민과 갈등을 허심탄회하게 술회한 Cachorro 와 비교된다. 오히려 이 작품은 어찌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설정인 Cyrano 의 게이버전에 가깝다. 육체적으로 끌리는 Dean과 정신적으로 그에게 다가가는 Pike 사이에서 고민하는 Henry. 딱 Cyrano의 설정이지 않은가.

하지만이 영화를 단순히 게이코드를 이용한 그저 그런 코미디로 치부하기에는 무척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일단 재미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생동감이 있고 배우들의 연기가 궁합이 들어맞고 있다. 특히 Henry 역의 Arye Gross는 실제 게이가 아닌가 할 정도로 게이 연기가 훌륭하다. 그리고 풍경이 멋있다. 그 드넓은 자연을 담은 화면을 보고 있자면 사랑이니 뭐니 하며 아웅대는 인간사가 부질없게 느껴진다. 음악도 맘에 든다. 개인적으로 컨트리는 비호감 장르지만 이 영화에서 소개되는 컨트리 음악들은 껴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다. 한마디로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참신한 영화는 아니지만 가끔 즐거운 마음으로 꺼내서 다시 볼 정도로 정이 가는 코미디다.

* Sex And The City 에서 Carrie의 절친한 게이친구 Stanford가 시골고향에 내려가면 이런 식의 해프닝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쓸데 없는 생각도 들었다.

공식 웹사이트

5 thoughts on “동성애자의 천국을 노래하는 Big Eden

  1. 댕글댕글파파

    파폭에선 댓글이 입력이 안되네요?

    동성애는 머리로는 인정을 해야 한다라고 하는데 가슴으로는 명쾌하게 인정을 하지 못하네요.
    왜 저런 감정이 생길까 하는 안타까움도 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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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파폭에서 댓글이 입력안된다는 말씀에 화들짝 놀라서 파폭으로 접속하여 댓글달아봅니다.(이글이 올라가면 파폭 댓글이 가능하다는 말씀^^으로 뭔가 댕글댕글파파님의 파폭에 문제가 있다는?)

      여하튼 동성애에 대해 가슴으로 인정못한다는 감정은 자연스럽죠. 그런 느낌에 부담느끼실 필요는 없겠죠. 인종주의를 혐오하면서도 후미진 골목길에서 흑인을 만나면 쪼는 게 사람마음아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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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oog

      좀 복잡한데요. 저도 집에서 했을때는 댓글이 안달리더군요. 그런데 댓글의 댓글은 달립니다. 그런데 또 회사에서는 둘다 되더군요. 복잡해요.. –; 뭐가 문제가 있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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