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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산업에 주 52시간제(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적용을 제외하는 반도체특별법 제정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1 2 법을 밀어붙일 경우 노동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제목으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찬반토론)에서 “반도체산업에 주 52시간과 각종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 외의 제도를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며 “이해관계가 충돌될 때는 합의가 안 될 때가 많고, 간극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욕먹을 건 먹고, 책임질 건 책임지고, 그전까지는 최대한 대화를 해 보겠다”고 말했다.[“반도체특별법 욕 먹어도 한다” 이재명 대표 ‘답정너’ 의지]3
이것은 허수아비 때리기다. 지금이 노동시간 연장을 운운할 정도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위기인가? 많은 이들이 그렇다고 말한다. 보다 정확하게는 대한민국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또 다른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는 HBM 실적의 호조를 기반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두 회사는 굳이 따지면 모두 “한국 국적”의 회사다. 그렇기에 모두 대한민국 법률에서 정한 주 52시간제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계는 – SK하이닉스까지 포함하여 – 주 52시간제 때문에 산업이 위기라며 이 규제에 대한 철폐를 주장했다.4 그래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같은 규제를 적용했는데 삼성은 위기고 SK는 호황인데 둘 다 노동시간 규제 때문에 불만이다. 뭐 어쨌든 일단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이는 세계 반도체 산업계가 실낱같은 네트워크로 이어진 업계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반도체의 설계, 소재, 제조, 제조를 위한 장비 등이 독점 또는 과점 체제 하에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업계와 비교해서 굉장히 예외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독과점 이익을 누리는 엔비디아, AMD, ASML 등의 업체들은 엄청난 이익을 거두고 있다. 반대로 HBM 등 최신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 삼성전자처럼 문제의 원인을 알고, 젠슨 황도 립서비스+푸쉬 성으로 삼성전자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음에도 단기간에 이슈를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불거진 이슈가 업계의 초과 근로 요구다. 일단 재계는 우리의 경쟁국은 근로 시간의 규제가 없다며 우리의 경직된 규제를 탓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세의 흐름을 놓친 것이 단순히 노동시간 탓일까?
“뺑이치기”로 성공한 기업이 파운드리 업체 TSMC라고 한다. 우리와 비슷한 노동문화를 공유하는 대만 업체라 그들도 초과 근로가 일종의 직업윤리인 것처럼 포장되고 왔던 정황이 있기도 하다.5 그리고 어쨌든 반도체 네트워크에 잘 안착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파운드리 2위 업체 – 라고는 하지만, TSMC가 넘사벽인 – 삼성전자는 그래서 단편적으로 초과 근로를 해야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런데 파운드리란 반도체 산업에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 공급하는 공장을 가진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다. TSMC는 경영진의 능력으로6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엄청난 물량을 발주 받아서 초과 근로라도 해서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 그런데 삼성은 야근을 할 수주 물량이 있는가? 찍새가 물량을 못 받아왔는데 딱새가 야근을 하면 뭐하나?
업계는 반도체 설계 등 “고급”노동을 하는 고소득 노동자는 초과 근로를 통해 업계 트렌드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7 다시 HBM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당시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시장의 강자로 등장하기 이전에 삼성전자에 와서 자기들의 GPU에 필요한 HBM의 생산을 요청했다는 풍문이 있다. 그런데 배가 부른 삼성전자는 이를 거부했고 배가 고픈 SK하이닉스는 부지런히 노력하여 엔비디아의 요구에 부합하는 HBM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다. 당시 SK하이닉스에서 HBM 개발부서의 임원이었던 분은 노동시간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답변을 피하며 엔지니어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의대 안 가고 공대가서 취업한 고급 인력이 외국 빅테크만큼의 보상도 없이8 사명감으로 일해서 이만큼 따라잡았으면 이제 보상을 해줄 차례가 아닐까?
반도체 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과 근로가 필요하다고 하는 주장은 아동 노동이 없으면 자본주의는 망할 것이라던 19세기 자본가의 주장을 연상케 한다. 굳이 노동이 중요하다면 노동자와 경영자 모두의 노동의 양(量)에 앞서 질(質)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지금 시점이라면 반도체 기업의 수장이 위기 극복에 걸맞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의 모리스 창, 젠슨 황, 샘 올트만, 리사 수 등 모두 성공한 기업인이자 기술을 꿰뚫고 있는 엔지니어다. 이재용과 최태원은 엔지니어인가? 그냥 금수저 일뿐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와 주식시장의 발전을 막고 있는 자본 세습의 수혜자일 뿐이다. 초과 근로를 주장하기에 앞서 경영 시스템의 투명화가 필요하다. 허수아비가 아닌 자본가를 때려야 한다.
권력도 안 잡았는데 이재명의 급속 우회전에 현기증이 난다
- 여당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위원장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여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안'(아래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했다(출처) ↩
- 그 와중에 이재명 대표가 영입한 홍성국 씨가 또 이런 발언을 했다. “주 52시간제 예외를 소프트웨어 산업 전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한번 둑이 터지면 계속 둑이 터지는 법 ↩
- 해당 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총 노동시간에 대한 발언 ↩
-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졌던 지난해 12월5일, 삼성전자는 국회를 찾아가 민주당에 법안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출처)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이 2023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고용노동부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받은 건수는 총 23건으로 이중 삼성전자가 22건이었다.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는 0건이었는데 오히려 HBM 메모리를 증산하여 미국의 기술기업 엔비디아에 안정적으로 납품하여 역대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영 성과는 더 뛰어났다. (출처) ↩
- “TSMC는 노동 유연성이 경쟁력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단편적인 접근이다. TSMC가 한때 장시간 노동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TSMC도 일과 삶의 조화를 천명한 상태다.”(출처) ↩
-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TSMC의 CEO 모리스창이 CEO 자리에 있으면서 어떻게 성장의 결정적 장면을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이 영상을 참고 ↩
- “테스트를 계속 잡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한 사람이 16시간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 같은 부서에서 3교대로 넘겨받는다. 한국 업체들도, TSMC도 이미 그렇게 24시간 체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TSMC가 장시간 노동으로 제품(물량)을 따냈다는 건 1년 동안 일부 인원에게 연봉의 2~3배를 주면서 ‘결사대’처럼 만들어 운영한 것이다. TSMC에서도 일·생활 균형 이야기가 나왔고, 지금은 과로가 줄고 처우가 나아졌다.”(출처) ↩
- 이 영상을 보면 반도체 회사에 취직하여 43건의 특허를 받은 한 엔지니어가 물질적으로 받은 보상은 다 합쳐도 200만원이 안 된다고 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임명한 홍성국 신임 최고위원이 7일 처음 참석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52시간제 예외를 소프트웨어 산업 전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81326.html 애국가 1절만 부르면 아쉬우니까 2절까지 부르자는 사람이 있다
총 노동시간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발언 https://youtu.be/RB9su14rZJQ?si=_e3PU-Z3WpOWCPfW
대만의 TSMC는 노동 유연성이 경쟁력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단편적인 접근이다. TSMC가 한때 장시간 노동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TSMC도 일과 삶의 조화를 천명한 상태다. https://slownews.kr/127938
삼성전자 어려운데 주52시간제 때문인가요?
https://youtu.be/jBzTbAgc1rc?si=_Pp6mYRGljoXa1aB
최상목 대행과 여야가 모인 자리에서 최상목이 “초과근로가 가능하지 않으면 ‘반도체 특별법’이 아니라 ‘반도체 보통법’일 뿐”이라고 협박을 해댄다. 이재명 대표는 ‘초과근로에 대해 토론회를 하였고 총노동시간 변화가 없는 것은 노사가 어느 정도 합의했다’면서 협박하지 말라는 투로 이야기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YgfAAA9Y048&t=202s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지정하겠다고 밝힌 반도체특별법에는 이른바 ‘반도체 R&D 분야 주52시간제 노동 유연화’는 빠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부 지원책이 핵심인 반도체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되 ‘반도체 R&D 분야 노동 유연화’를 위해 노동계를 지속해서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https://v.daum.net/v/20250227114204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