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역의 시계

사무실에 액자를 하나 걸어뒀는데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Alfred Eisenstaedt)라는 유명한 사진작가가 1943년에 찍은 뉴욕의 펜실베이니아역의 풍경이 담긴 사진이다. 작품의 제목은 Clock in Pennsylvania Station으로 높은 위치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에 역 천장에 걸려 있는 커다란 시계가 하나 보이고 – 약 (필시 오후) 2시 40분가량을 가리키고 있다 – 아래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런 사진이다. 시계에 무어라 적혀있는데 […]

사진과 죽음에 관하여

오늘날은 향수를 느낄 수밖에 없는 시대이다. 그리고 사진이 이 향수를 적극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사진은 애수가 깃들어 있는 예술, 황혼의 예술이다. [중략] 모든 사진은 메멘토 모리이다. 사진을 찍는가는 것은 다름 사람(또는 사물)의 죽음, 연약함, 무상함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런 순간을 정확히 베어내 꽁꽁 얼려 놓는 식으로, 모든 사진은 속절없이 흘러가 버리는 시간을 증언해준다.[사진에 관하여, 수전 손택, 이재원 […]

백석동천(白石洞天)

오늘도 휴가를 낸지라 아내와 낮에 제가 사는 동네인 부암동 인근을 산책했습니다. 부암동 중에서 경사가 무척 심한 동네가 있는데, 그 쪽으로 올라가면 백사실 계곡이라는 곳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 쪽으로 내려가 보니까 백사실 계곡과 함께 백석동천(白石洞天)이라는 곳이 나오더군요. 조선시대의 별서, 즉 별장이 있던 자리라 하던데 현재는 집터와 연못터만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 별장을 두고 연못을 바라보면 제법 […]

어린 것들은 귀여움이 무기다

아내가 집밖의 암컷 길고양이를 사료를 줘가며 거의 키우다시피 했는데,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애를 낳았는데, 이 녀석이 개념 없이 낳은 아이들을 주차장에 방치해놓았다. 그래서 아내는 그 아이들까지 집에 데려다 건사하게 되었으니, 이건 “길고양이 무한책임”이다. 어차피 입양을 보내야 하겠지만 어쨌든 갓 난 고양이들을 보니 우리 집에서 기거하시는 고양이 님들의 어린 시절도 오랜만에 생각난다. 여하간 어린 것들은 귀여움이 […]

북한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이 유행하더니 북한산 둘레길이 생겼다. 여기저기 이런 트래킹 코스의 길이 생기는 모양이다. 아는 이가 함께 가자하여 다녀왔다.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산에 오른다기보다는 산보를 하는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날씨도 좋아 덕분에 시원한 바람을 쐬며 즐거이 산에 다녀왔다. 산길을 거닐다 동네에 접어들다 하여 산행을 하는 기분이 좀 덜하긴 한데, 동네에서 등산객들이 제법 떠드는지 “제발 조용히!”라는 팻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