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낭 레제, ‘여가 – 루이 다비드에게 보내는 경의’

큐비즘, 기계, 건축, 공산당, 서민적 레크리에이션 등등. 우리에게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큐비즘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하나인 페르낭 레제(Jules Fernand Henre Léger)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몇 가지 키워드를 나열해보았다. 우리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작품 중 하나로는 ‘여가 – 루이 다비드에게 보내는 경의’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국립 퐁피두 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이 작품은 2008년 […]

알베르토 코르다

알베르토 코르다(Alberto Korda). 작가 자신의 명성보다 더 유명한, 예술작품 중에 가장 빈번히 복제된 이미지의 창작자이다. 그가 찍은 쿠바의 영웅 체게바라(Che Guevara) 사진 한 장이 이탈리아 출판업자의 손에 건네지면서, 그 이미지는 수많은 변주곡으로 복제되었고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급기야 상업적으로도 변용되어 왔기에, 쿠바 혁명에 대한 그 어떠한 서술보다도 더 강한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Foto original del Guerrillero […]

[서경식] 나의 서양미술 순례

고호를 괴롭히고 있는 것도 역시 ‘생활’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형의 존재가 단순히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좀 더 근원적인 의미에서 ‘저주스러운 짐짝’이 아닐 리 없다. 현세적인 가치관에 대한 순수한 저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도 의식주 따위 현세적인 뒷받침은 필요하다. 이 단순한 모순이야말로, 옛날 옛적부터 창조자, 구도자, 혁명가를 괴롭혀왔다. 그래서 그는 자기 자신에게 채찍질을 해대지만, 그런 행위는 그 채찍의 의미를 이해하는 […]

클림트

클림트하면 개인적으로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십년도 훨씬 전 그가 우리나라에서 아직 유명세를 떨치지 못하던 시절, 나는 지금의 아내와 ‘친구’사이였다. 그리고 따로 애인이 있었다. 크리스마스엔가 아내를 애인보다 먼저 오전에 만났는데 그 당시로서는 희귀한 클림트 달력을 선물로 줬다. 뒤늦게 애인에게 줄 선물이 없는 것을 깨닫고 그걸 도로 회수해서 애인에게 갖다 줬다. 그 뒤로 여태까지 아내에게 […]

“드랭 회사가자”

어제 휴가를 내고 아내와 ‘퐁피두 센터 특별전 <화가들의 천국>’ 을 다녀왔다. 모레 끝나니 거의 끝물인 셈이다. 마티스, 샤갈, 후앙 미로 등의 작품이 반가웠고 브라크라는 화가는 거의 알지 못했는데 색감이나 구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피카소는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것들이 대개 그렇듯이 소품 위주여서 그리 와 닿지 않았다. 사실 아내와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앙드레 드랭 Andre Derain’이라는 화가의 […]

땡땡의 모험

이승환 동무가 요즘 직장을 구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야한 글은 안 올리고 뜬금없이 ‘좌빨 블로거가 추천하는 도서’라는 블로그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 글을 올려놓으면서, 나를 좌빨 블로거라고 딱지를 붙인 후 책을 추천하라고 을러댄다. 이전에도 이미 한번 소위 양서(良書)를 추천한바 있는데 사실 별로 내키지는 않는다. 나 같은 것이 책을 읽어봐야 세상 책의 1조분의 1도 안 읽었을 텐데 […]

회화의 역사

얼마 전에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 한권을 최근 다 읽었다. ‘회화의 역사(원제 : The Story of Painting from Cave Painting to Modern Times)’이라는 책인데 미국인 잰슨(Janson) 부부가 쓴 책을 유홍준 씨가 번역한 책이었다. 1983년 초판이 발행되었고 내가 구입한 책은 1998년 발행된 13쇄였다. 그 정도까지 계속 발간한 것을 보니 꽤나 스테디셀러였던 모양이다. 책 내용이 서양미술사를 알기 쉽게 […]

편견을 깨는 영화 포스터

사람들은 대개 디자인은 사회주의 진영 – 또는 구(舊)사회주의 진영 – 보다 자본주의 진영이 더 발달했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 당연히 자본주의는 시장경제에서의 경쟁을 위해 상품의 디자인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고, 또 그 상품을 팔기 위한 광고를 찍어내야 하며, 이에 따라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디자인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 여겨지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또 한 가지 아직 […]

설국열차

“오랜 냉전의 끝에 지구가 얼어붙는다. 어리석은 인류가 기후 무기를 이용해 지구를 영하 85도의 얼음 행성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영원히 지구 위를 돌 수 있도록 만들어진 1001량의 초호화판 설국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다. 황금칸으로부터 꼬리칸까지 모든 객차는 계급에 따라 나누어져 있으며, 채소와 육류를 기를 수 있는 자급자족 차량까지 구비되어 있다. 설국열차는 지구의 축소판이다. […]

히로카네 켄시, 건전한 자본주의자? 혹은 호전적 극우?

<히로카네 켄시>라는 이름은 익숙하지 않겠지만 <시마 과장>하면 “아~”하며 다들 고개를 끄덕거릴 거다. 그는 <시마 코사쿠>라는 베이비붐 세대의 직장인의 성공 스토리 <시마 과장>을 사실적이고 섬세한 터치로 그려내어 스테디셀러로 만든 작가다. 강직하고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낭인(浪人)이면서도 아슬아슬 조직생활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어쩌면 모든 직장인들의 대리만족을 위한 캐릭터였던 시마 과장은 일본을 비롯하여 한국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