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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바리안 사회주의 단상

12월 6일 실시된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로써 볼리비아 역시 맹방 베네수엘라와 함께 사회주의 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이 확실하다.

그간 볼리비아 정부 역시 베네수엘라처럼 꾸준하게 에너지 시설 등의 국유화를 통하여 정부 재산을 늘려왔다. 덕분에 미대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분류되는 이 나라의 경제상태도 많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Since 2005 GDP in Bolivia, one of South America’s poorest countries, has jumped from $9bn to $19bn, pushing up per capita income to $1,671. Foreign currency reserves have soared thanks partly to revenue from the nationalised energy and mining sectors. The IMF expects economy to grow 2.8% next year, stellar by regional standards.[Evo Morales routs rivals to win second term in Bolivian elections]

하지만 단순히 기존 자산의 국유화 등을 통한 국부 증대는 한계가 있다. 코카 재배농이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 가난한 농업국도(모랄레스 자신도 코카 재배농 출신이다.) 제조업 기반을 다져놓아야 한다. 관건은 역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성장 동력을 찾는 것, 그리고 그 성장 동력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모랄레스 정부는 현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석유자원 개발 등 에너지 분야를 설정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볼리비아의 多민족 사회주의 헌법에 규정한 볼리비아석유개발공사(Empresa Boliviana de Industrializacion de Hidrocarburos: EBIH)를 설립, 2010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 한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 투자자금의 확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석유자원 개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약 십억 불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유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심산이라면 투자자, 특히 해외투자자의 투자가 절실하다.

이 나라는 현재 천연가스, 석유, 리듐 등 자원개발이 매우 유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본, 캐나다, 프랑스, 러시아, 브라질, 이란 등이 이들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볼리비아 광업국장 프레디벨트란 씨는 “現 볼리비아 정부는 이념 성향에 관계 없이 외국기업의 투자를 항상 환영하며 이윤추구 및 취득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세기 철저한 불모지였던 중동에서의 석유개발의 영광과 오욕의 역사가 연상된다. 대형유전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부나방과 같은 서구인, 엄청난 이권, 자원민족주의의 대두, OPEC의 설립, 주요 석유기업의 국유화 등 석유를 둘러싼 역사는 현대 경제사의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역사가 볼리비아에서 작게나마 재현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다. 민주주의를 지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서구열강이 석유자원을 위해 중동에서 절대왕정이라는 퇴행적 정치체제를 용인하고, 수구정치와 수탈적 자원분배 체제에 저항하는 이들을 착취하였던 것이 기존 자원개발의 역사였다면 이번에는 좀더 호혜 평등한 개발 파트너십을 구성할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 개발방식은 역시 유전개발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금융조달 기법인 프로젝트파이낸싱이 될 것이다. 즉, 차주(借主)의 – 볼리비아의 – 부채상환 능력보다는 그 부존자원 내지는 프로젝트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하여 투자자와 대주(貸主)도 일정 부분 위험을 부담하는 금융기법이다. 일종의 벤처캐피탈인 셈이다.

성공의 관건은 일차적으로 부존자원의 예상 공급량이 되겠지만 그 외에도 투자수익의 분배방식, 해외송금의 보장, 해외투자자의 법적지위 보장 장치, 분쟁시 해소방안 등 각종 계약관계가 될 것이다. 투자계약, 넓게 보면 FTA, WTO 등에서 이러한 계약관계가 널리 다뤄지고 있고, 많은 이들이 국제계약을 비판하지만 역시 그 비판의 키포인트는 계약관계 자체의 거부가 아니라 상호공평한 관계의 여부와 공익성의 저해 여부다. 잘 맺어진 계약관계는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즉, 볼리비아 정부 입장에서 볼리바리안 사회주의의 향후 진로는 이러한 개발 프로젝트에서 투자자본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계속하여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특혜에 의존하는 사회주의 노선은 ‘지속불가능한 사회주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참고 글 : 볼리비아, 석유개발공사설립[KOTRA]

오늘 들른 곳들 대충 정리

경제>국외
미국에서의 건설대출 부실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바로 가기
“The purpose of stimulus is, first and foremost, to mitigate unemployment.” [바로 가기]
미국의 임시직 증가 추이 [바로 가기]
민영화 병원을 국유화하라는 영국 녹색당의 요구 [바로 가기]
“OPEC이 현 유가 수준을 꺼리지 않는다.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수요감소가 유가 급락을 야기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만 상회해 준다면 75달러 이상을 넘는 고공비행을 바라지도 않는다.” [바로 가기]

경제>국내
“환경부가 ‘녹색뉴딜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2012년까지 864억원을 투입, 주변환경을 개선하고 저소득층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클린코리아사업 예산 197억원 전액 삭감” [바로 가기]    
“이러한 집단 해고에 대해 대학 내의 반발이 심하자 100명을 집단해고 한 영남대와 70명을 해고한 부산대가 최근 해고를 철회하고 이들 시간강사 전원에게 주당 5시간 이하의 강의를 맡도록 했다.” [바로 가기]
“웃기는 것은 중앙은행에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시장개입을 표방하는 (케인즈 주의적인) 단체이다. 쿠퍼는 이러한 모양새를 두고 양심적 병역기피자들이 군대에 들어갔다고 비꼬았다.” [바로 가기]

유머
주인(?)에 대한 고양이의 본심 테스트 [바로 가기]
“국토해양부는 4대강살리기 사업의 애칭을 짓는 네이밍 공모전을 개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새이름으로 ‘사강나래’가 선정됐다.” [바로 가기]  진작 알았으면 ‘사단날래’로 응모하는 건데
외계인은 존재한다! 궁극의 크롭써클! [바로 가기]    
으아~ 코스프레가 이 정도는 되야~ [바로 가기]
내용물(인체)의 성분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는 셔츠 [바로 가기]  
“아빠 긴히 할말이 있는데요.” [바로 가기]
Berlin Tower Lift-Off!  [바로 가기]

기타
죽음 뒤에 남는 온라인 존재감에 관한 글 [바로 가기]
지하철에서 이걸 사용하면 확실히 오덕스러워 보이겠군요 🙂 [바로 가기]
흡연자/비흡연자였던 쌍둥이의 외모 차이가 처참하군요. [바로 가기]
극적으로 생긴 무인도 Ball’s Pyramid  [바로 가기]

공포의 보수(Le Salaire De La Peur, 1953)

옛날 영화를 볼 적마다 항상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저 사람들은 이제 모두 죽었는데 저렇게들 아등바등 사는구나’라는 생각이다. 극으로의 몰입을 방해하는 잡념이지만 옛날 영화, 특히 흑백영화를 감상하다보면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바로 그 늘 뇌리에서 떠나지 않던 ‘죽음’을 이야기한 흑백영화를 얼마 전에 봤다.

누가 당신의 손가락을 자르는 대가로 돈을 주겠다고 하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일단 손가락을 자를 용의가 있는지? 그렇다면 얼마를 받을 요량인지? 정말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여기 그 질문에 대답한 이들이 있다. 손가락이 아닌 목숨을 대가로 돈을 벌겠다는 네 사나이가 있다.

베네수엘라의 어느 가상의 도시에는 할 일도 없이 하루를 때우는 무직자들이 널려있다. 도시에서의 탈출을 꿈꾸지만 그곳은 마치 바다 한 가운데의 무인도처럼 탈출할 길이 요원하다. 그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그들의 손으로 벌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돈을 버는 것 정도뿐이다.

그 창살 없는 감옥에는 석유회사가 하나 있었다. 바로 ‘남부석유회사(Southern Oil Company)’, 이른바 SOC. 얼핏 실존하는 석유메이저 SoCal을 연상시키는 이름을 가진 이 회사의 유정에 엄청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더 큰 불을 일으키는 것, 즉 폭발을 통해 산소를 흡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지에는 폭탄이 없었고 바로 SOC 본사에 충격에 극도로 민감한 폭약인 니트로글리세린만이 있었다. 회사는 그것들을 운반하기로 하고 도시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폭약을 운반할 운전사를 모집한다. 그들은 죽음의 공포를 대가로 2천 달러라는 거액을 제시한다. 몰려든 사람들 중에서 마리오(이브몽땅)를 포함한 네 명이 선발된다.

새벽의 여명을 뚫고 각자 두 명 씩 두 대의 트럭에 나눠 출발하는 이들. 들쑥날쑥 패인 시골도로를 덜컹거리며 달리니 긴장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급회전 길에서 낭떠러지 옆에 세워진 낡은 나무발판을 길 삼아 차를 돌리는 장면은 보는 이들마저 가슴을 졸이게 한다. 가는 길에 떨어진 큰 바위의 폭파장면 역시 볼거리.

이 영화를 진정 명작으로 만드는 요소는 그러한 극한상황에서 사람들이 제각각 보이는 희생정신, 비겁함, 광기(狂氣), 나약함, 용기 등이 어떻게 상호반응하며 어떠한 결과를 낳는가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 때문이다. 영화는 마치 이 네 사람을 실험실 유리관에 넣어놓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관찰하는 듯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주인공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죽음을 맞이한다. 내가 강박관념처럼 갖고 있던 흑백영화 배우들의 현실이 그 영화에서는 그대로 실현되는 영화인 셈이다. 덕분에(?) 난 이 영화를 보면서는 적어도 배우들의 실제 죽음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단 한명 이브몽땅의 예전 죽음 소식이 잠깐 뇌리에 스쳤을 뿐이다.

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하는 등 정치적으로 급진적이었던 이브몽땅이었고 석유메이저 SOC가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는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이 공포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라는 어쩌면 보다 근본적인, 인간성에 관한 질문을 성찰해보는 영화다. 그러한 대처방식은 때로 정치적인 분쟁의 극한상황에서 그 정치적 대의와 상관없이 개인별로 다양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세계관을 앞서는 그 무엇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충무로 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 8월 31일 저녁 8시 프로로 중앙시네마에서 봤다.

연합뉴스의 어이없는 실수

연합뉴스가 CNN의 기사를 베껴 쓰면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기사는 북극 지방의 석유 매장량이 당초 예상을 상회할지도 모른다는 연구결과에 관한 <Survey: Arctic may hold twice the oil previously found there>라는 제목 기사를 번역한 <“북극 석유 매장량, 알려진 양의 2배”>라는 기사다.

“Based on our study, there are 40 [billion] to 160 billion barrels of oil north of the Arctic Circle,” said Gautier. The USGS had previously estimated the Arctic is home to 90 billion barrels of oil.[전문보기]

즉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당초 900억 배럴 정도 묻혀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 곳에 적게는 400억 배럴에서 맞게는 1,600억 배럴까지 될지도 모르겠다는 기사다. 추정량의 범위가 너무 커서 과연 최신예측이 기사제목대로 두 배의 매장량이 확인되었다고 봐야할지 반절의 매장량이 확인되었다고 봐야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원보고로써의 북극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것이 기사의 의도인 것 같다.

한편 연합뉴스의 실수는 사족으로 달려있는 전 세계 석유소비에 관한 언급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

The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a division of the Department of Energy, estimates that the world currently uses 30 billion barrels of oil a year.

CNN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석유소비는 연간 300억 배럴 정도이다. 이 부분을 연합뉴스는 다음과 같이 해석해놓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세계 석유 수요는 1일 3천억 배럴에 달한다.[전문보기]

연합뉴스의 정보에 근거하여 분석해볼 경우 북극의 매장량은 긍정적인 수치를 적용한다 하여도 전 세계가 반나절이면 다 써버릴 양밖에 안된다.

Opec oil supply guru

단일상품으로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석유시장은 특히나 비밀주의로 겹겹이 둘러싸여있는 곳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의 비밀(원제 : Twilight in the desert)’의 저자 매튜 R. 사이먼스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1982년부터 석유생산 데이터의 발표를 중단하였다고 한다. 그는 회원국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생산의 차질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그들의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통계의 공백은 새로운 돈벌이 수단을 창출해냈는데 그것은 바로 생산량 추정에 관한 데이터 제공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몇 업체가 있는데 그 중 최근 유명을 달리한 콘래드 거버 Conrad Gerber 가 이끄는 페트로로지스틱스 Petro-Logistics 가 가장 명망 있는 업체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에너지소스라는 페이지에서 이 회사와 콘래드 거버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 번역해 올려둔다.

[원문보기]

비밀과 거짓으로 둘러싸인 OPEC의 원유공급량을 당신은 어떻게 추정하는가?

4월 25일 사망한 콘래드 거버는 거의 30년간 그 질문에 대답하였는데 그는 제네바에 위치한 그의 페트로로지스틱스라는 회사를 통해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는 선명함을 석유시장에 제공하였다.

그는 석유시장의 기이한 특성을 이용해 먹고 살았다.: OPEC의 월간 공급에 관한 가장 신뢰할만한 데이터는 카르텔의 회원국 에너지 장관으로부터가 아니라, 전 세계의 항구의 안팎에서의 유조선의 움직임을 손에는 망원경을 들고 살피는 스파이들의 연계라는 소위 이차 자료에서 나온 것이다.

OPEC의 멤버들은 서로의 공급수치를 신뢰하지 않을뿐더러 스스로조차 여러 데이터 중에서도 페트로로지스틱스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생산에 관한 혼란과 불신이 너무 깊었기 때문에 OPEC의 멤버들은 예전에는 정기적으로 국제에너지기구(the International Energy Agency ; IEA)에 동료 멤버 생산에 관한 데이터를 요구하였다. 이는 매우 모순된 것인데 IEA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서구의 석유에 대한 감시견의 성격으로 설립된지라 OPEC에게는 그들은 NATO에게 있어 바르샤바조약기구나 마찬가지인 셈이기 때문이다.

거버씨의 회사는 – 오일무브먼츠 Oil Movements 와 로이드인텔리전스마린유닛 Lloyd’s Intelligence Marine Unit 과 함께 – 비록 그들 고객 몇몇이 과연 그들의 데이터가 정확한 것인지 아니면 시장 동향, 심지어는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것들의 단순한 예측에 불과한 것인지 의심하는 와중에도 유동하는 석유시장의 정보에 대한 주요한 원천이었다.

OPEC의 비밀주의는 그들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었는데 특히 카르텔이 – 최근 몇 개월 같은 경우처럼 – 그들의 공급을 줄이기로 약속하고 그들이 진짜로 약속을 이행했는지 아는 것이 석유시장에 중요할 때 그렇다.

그는 언제나 오직 정보를 얻는 것이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다고만 말하면서 페트로로지스틱스가 어떻게 정보를 얻는지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우린 유정의 생산량을 측정하기 위해 낙타를 타고 사우디 사막을 건널 수는 없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OPEC의 감산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어두운 예술에 관한 한 조각을 위해 몇 달 전에 그에게 물었을 때 그가 한 농담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많은 유조선들이 항구를 떠날 때 그들의 목적지와 유조선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공급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가 첨가한 말이다.

거버 씨는 그러고서는 우리에게 석유 항구에서의 “스파이”부터 석유회사의 “우호적인” 임원들에 이르기까지 데이터를 유출시키는 다양한 자료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정보가 100% 정확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인정하였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합리적인 추정뿐인 나이제리아나 베네수엘라와 같은 블랙홀이 있으니까요.” 그의 말이다.

페트로로지스틱스는 운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에 대한 메시지에서 그는 “우리는 페트로로지스틱스가 고품질의 서비스를 계속 공급할 것이며 자문위원회가 현재 선정 중이라고 확신합니다.”

거버 씨가 생산 여력으로 표현되는 OPEC 국가들에 관한 최신 공표 데이터는 3월에 카르텔의 생산을 일 2천5백5십만 배럴로 놓고 있는데 이는 2월의 2천5백8십만 배럴/일 에 비해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의 목표인 650,000 배럴/일에을 상회하는 것이다. OPEC의 생산은 5월 후반 장관들이 만날 예정이며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4월에는 카르텔이 공급을 더 줄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시점에서 민감한 이슈이다. 시장은 분명히 숫자에 관한 거버 씨의 직감을 기대하고 있다.

원유생산 감소추세인가

전 세계 원유생산이 2008년 7월 7,482만 배럴/일로 정점에 이르렀고 이제 7,100만 배럴/일 로 감소하고 있다. 원유생산은 비(非)OPEC 산유국의 생산이 감소하는 와중에 OPEC의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2010년 12월까지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이후 OPEC 산유국의 생산이 비(非)OPEC 산유국의 누적생산 감소를 상쇄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감소율이 3.4%로 증가할 것이다. IEA의 WEO 2008의 예측도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다.
이제 전미에너지정보부(The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 EIA)와 국제에너지기구(the International Energy Agency : IEA)는 원유보존과 대안의 재생가능 에너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감소하고 있는 세계 원유생산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어야 한다.[World Oil Production Forecast – Update May 2009]

원유생산이 언젠가는 돌이킬 수 없는 하락추세로 돌아서리라는 묵시록적 예언은 석유가 우리의 삶에 큰 변수로 자리 잡은 이래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 예언들은 희한하게도 적들의 공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즉, 언제부터인가 환경보호주의자들이 이 주장을 하고 그것이 시장에 파급효과가 커지면, 유가가 상승하게 되고 산유국과 석유회사들은 이를 통해 이익을 증대시키는 프로세스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카나리아의 경고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 화석연료라는 말 그대로 원유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고 유전의 고갈로 말미암아 그것의 생산과정이 점점 더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몇 십 년 사이 대규모 유전은 발견되지 않았고 기존 유전에서마저 생산비용은 증가하고 있다한다. 석유모래와 같은 보완재도 각광받고 있지만 재생 불가능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석유는 지구가 몇 십억 년에 걸쳐 만들어낸 자원이다. 인류는 그 유구한 역사에 점 하나에 불구한 20세기에 그 자원의 대부분을 소진시켜버렸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인류는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를 발판삼아 유례없는 부의 향연을 누렸다. 무거운 쇠로 된 마차를 기계동작으로 끌고 다니고,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실내를 유지하고, 플라스틱이라는 경이로운 재료를 만들어 소비재의 혁명을 일으켰다. 잘 쓰고 잘 먹었다. 하지만 이제 그 경이로운 자원이 가까운 시일 후에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태양의 부존재보다는 몇 백만 배 가능성 높은 이야기다.

미국과 이란, 그 애증의 관계

미국에게 있어 이란은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한 국가였다. 첫째, 과거 소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로서 공산권 확산의 저지선 역할을 수행하는 나라였다. 둘째, 더욱 중요하게 주요 산유국으로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게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하는 나라였다. 이러한 두 가지 사유로 인해 미국은 무하마드 팔레비 국왕의 독재정치를 배타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이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결합하며 미국은 다음과 같은 또 다른 이익도 향유할 수 있었다.

이란 지도

미국은 산유국으로부터 석유를 얻는 조건으로 대신 거대한 양의 무기를 제공했다. 심지어는 지난 1991년 걸프전쟁 당시 미국의 적이었던 사담 후세인에게 무기를 수출하기도 했다. 무절제한 미국의 무기수출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 예로 1963년부터 73년까지 닉슨 행정부는 이란에 1억2800만 달러의 무기를 판매했고, 73년부터 76년까지는 그 판매액이 11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의 공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우리 모두 머리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 소련이 무기를 선적한 배를 멕시코에 보냈다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했을 것인가?”[제임스 레스턴 회고록 데드라인, 제임스 레스턴 지음, 송문홍 옮김, 동아일보사, 1992년, p375]

이란 왕정은 반공(反共)을 철저한 국시로 하는 동시에, 과거 페르시아제국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국왕이 지배하는 나라였다. 결코 현대적 의미에서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었으나 그것은 미국의 관심사항이 아니었다. 팔레비 국왕은 석유국유화를 추진하던 민족주의자 모사데그의 대체재였다. 이란은 그저 중동 공산화의 차단기 및 석유공급지의 역할에 충실하므로 그것으로 만족스러웠으며, 나아가 무기까지 수입해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원래 이란은 – 나아가 중동지역 전반이 – 당초 대규모의 석유가 발견될 즈음에는 영국의 텃밭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석유회사가 모사데그 총리가 주도한 호전적인 민족주의 정치세력에 의해 국유화되고 쫓겨나고부터 그 지역의 주도권은 미국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당초 자국의 석유생산만으로도 충분했던 미국은 점차 원유공급처 확보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중동을 그들의 원유공급처 및 무기수요처로 삼아 헤게모니를 장악하여 왔던 것이다.

수구왕정인 사우디와 이란이건 희한한 이슬람식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사담 후세인이건 간에 자국 및 자국 석유메이저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는 정치체제와 정치지도자라면 그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미국은 특히 이 지역에서의 석유 메이저의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이 그렇게나 철칙으로 간주하고 있는 – 비록 미법무부는 상당기간 이에 반발하였지만 – 메이저 간의 담합과 협력을 묵인해주곤 했다. 석유는 단일상품으로써는 가장 큰 규모의 무역규모를 자랑하는 상품이자, 경제를 넘어선 정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란을 포함한 중동지역에서의 미국의 절대적 우위는 1950년대 이후 이슬람 민족주의를 주창한 나세르의 등장과 이에 감화된, 또는 내몰린 중동 각국 정권 수뇌부의 대중주의적 움직임, 이스라엘과 중동 간의 갈등격화 등으로 말미암아 점차 흔들리게 된다. 그리고 1970년대 초반 마침내 1960년 설립되었으나 한동안 주목을 받지 못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제4차 중동전쟁을 맞아 석유무기화에 성공하면서 수요자 주도의 석유시장과 중동에서의 서구의 – 특히 미국의 – 패권은 도전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하이라이트는 분노로 가득 찬 기괴한 얼굴을 한 늙은이 호메이니에 의한 이란 왕정 타도였다.

귀여운 OPEC 마크

대체 이란 왕정은 어떻게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졌을까? ‘황금의 샘(원제 The Prize)’에서 저자 다니엘 예르긴은 이란 왕정의 붕괴가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 내에서 국왕이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더 나쁜 것은 그들에게는 국왕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점이다. 예르긴의 책에 따르면 미국의 국방부 정보국은 1978년 9월 28일, 국왕이 “향후 10년 이상 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예측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불과 4개월 후인 1979년 2월 1일 호메이니가 테헤란에 입성한다.

진실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어쨌든 그것은 미국과 이란의 호시절의 종말이었고 이후 관계는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에게는 원유확보와 무기수출, 그리고 지정학적 우위 등 여러 면에서 불이익이 되고 있다. 또한 당연히 주변국들에게 미국과 사이가 멀어진 이란은 새로운 구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음은 비록 실제로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지정학적으로 이란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더군다나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에 이르는 비동맹 산유국의 – 심지어는 중국까지 아우르는 – 연합 가능성은지금도 상존하고 있다.

1996년 초, 옐친 대통령은 서구 중심적 외무장관인 고지레프를 갈아치우고 그보다 경험이 풍부하며, 과거 공산 체제의 정통 국제 분석가였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Evegenniy Primakov)를 그 자리에 앉혔는데, 프리마코프의 장기적 관심 대상은 이란과 중국이었다. 몇몇 러시아 분석가는 프리마코프가 유라시아에서 미국의 일등적 지위를 감소시키는 것을 지정학적 목표로 삼는 세 국가간의 새로운 ‘반패권’ 동맹을 만들고자 조급하게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거대한 체스판, Z. 브레진스키 지음, 김명섭 옮김, 삼인, 2000년, p155]

나아가 현재 이란 정부는 새로운 중동 역학관계를 위해 자신들만의 핵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미국의 골치를 썩이고 있다. 그러고도 보란 듯이 큰 소리다. 이란의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우리가 서방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서방이 우리를 더 필요로 한다”고 호언하고 있다. 세계 네 번째 규모의 석유 수출국이며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고를 자랑하는 나라의 수장의 말이니만큼 허언은 아니다.

오바마는 이러한 이란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었다.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거나 아니면 더 심한 제재를 당할(either give up its nuclear program and get rewarded for doing so, or it will face intensified sanctions)”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이다. 이전 정부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외적 수사와 물밑 협상은 또 다른 것이다. 아흐마디네자드 역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바라고 있다. 지난 번 글에서 오바마가 이스라엘을 핵보유국으로 언급한 것은 어쩌면 이러한 차원에서의 관계개선의 제스처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