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이여. 가족의 행복을 위해 집에 일찍 들어가지 마시오.

어제 엄청난 혐짤을 보았는데 이 링크를 따라가면 볼 수 있다. 지난 2010년 방영된 MBC 후플러스 ‘대한민국은 쉬고 싶다’의 한 장면인데, 경총의 경제조사본부장이란 이가 노동자들의 휴식권 보장 여부에 대해 일갈하는 장면이다.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이런 역발상 논리로 천연덕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그 멘탈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오면 아내가 싫어한다든지 남편들이 집에 일찍 들어와서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는 그런 의식조사 결과가 나온 바가 있습니다. 근로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는 휴식권은 저희가 볼 때 충분하다…
황인철 /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 MBC 후플러스 ‘대한민국은 쉬고 싶다’ 中

예전에 칼 맑스가 자본론을 쓸 당시, 아동노동이 합법인 상황에서 자본가들은 아이들을 놀게 하면 나태해져서 노동을 시켜 근로의욕과 성실성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아동노동을 합리화했었다. 이 논리는 아동노동을 금지시키면 많은 가정의 밥벌이가 궁색해질 것이란 논리와 함께 아동노동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주된 논리였다.

이 경제조사(!)본부장은 유사한 맥락에서 자본가가 노동자들의 일상생활에서의 근로의욕이랄지 가족의 행복권(가장이 집에 일찍 들어가게 하지 않음으로써 보장될 수 있는)까지도 고취시켜주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이 노력하신 결과로 남한은 OECD 중 ‘노동시간’ 분야 탑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

노동자들이여. 가족의 행복을 위해 집에 일찍 들어가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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