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빚잔치

1980년대 영국의 새처 수상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사이좋게 집권하면서 이른바 신(新)자유주의를 퍼뜨리며 내세웠던 주장 하나가 ‘작은 정부’였다. 민간경제의 활력을 위해 정부는 규제도 없애고 경제활동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한 다짐이 그것이다. 그래서 많은 공공기업들도 민영화하였다. 하지만 다음 표를 보면 그런 겉모습과 다른 내면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심증을 갖게 한다.

출처 : whittier.edu

미국의 국가채무의 증가추이와 그 기간 동안의 집권자 및 집권당을 비교한 그래프다. 레이건 시대에 확연하게 국가채무가 늘어났고, 이후 집권당에 관계없이 꾸준히 채무가 증가했지만 특히 아들 부시에 가서 하나의 변곡점을 형성할 정도로 부채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그 돈 다 뭐했는지 지금 경제가 망가져서 또 오바마가 의회에 국가채무 한도를 올려달라고 부탁하고 나섰다.

美재무부 장관 티모시 가이드너가 금요일 의회에 공식적으로 10월 중순이면 부채한도를 초과할 수도 있으므로 12.1조 달러의 법적 부채한도를 올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의회가 한도가 차기 전에 행동을 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이를 통해 시민들과 안팎의 투자자들에게 미국이 언제까지나 그들의 의무를 충실히 할 것임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중략]
채권 딜러 예측통에 따르면 9월 30일 끝나는 2009 회계 연도에 2조 달러 정도의 순(純)신규부채가 발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2010 회계 연도에는 1.6조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Geithner asks Congress for higher U.S. debt limit]

미국이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천문학적인 부양계획(stimulus plan)을 통해 경기를 다시 살리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수확을 얻고 있는지 주가지수, 부동산 가격 등 실물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며 좋아들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기부양은 자금력을 갖춘 소비자를 통해서 가능한 법인데 바로 정부가 현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소비자라는 점, 그리고 그들이 쓰고 있는 돈은 위와 같은 부채를 통해 조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신자유주의의 시발점으로 생각하고 있던 1980년대, 바로 그 시점이 역설적으로 국가가 보다 적극적인 소비자로 변모하였던 시점과 겹친다. 이들 채무는 아마도 국방비 지출, 사회복지 지출 등 달라진 국가의 역할 수행을 위해 쓰였을 것이다. 오히려 클린턴 시기에 그 추세가 꺾이는 듯했으나 아들 부시가 중동에서 쌈질하느라 빚을 확 늘려버렸다. 그리고 오바마는 이제 나라 안의 경제와의 전쟁을 위한 전비(戰費)조달을 위해 채무한도를 올리려 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전체 채무는 GDP대비 81%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정도는 대략 전 세계 국가들 중에서 22위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다. 그리 큰 문제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이다. 2009 회계 연도에 그 비율이 12.3%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 정도 적자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된다면 가이드너가 아무리 우겨도 빚쟁이들이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하지 못할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수도 있다.

미국의 최대 채권자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시피 중국으로 전체 부채의 약 25%를 거머쥐고 있다고 한다.

8 thoughts on “미국의 빚잔치

  1. survivor

    다음의 견해와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지금 미국의 총부채는 약 52조 달러다. 이것을 지금 미국의 국민총생산액 14조 달러와 비교하면 약 375%다. 이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이다. 2000년에는 26조 달러밖에 안 되었다. 내부 구성을 보면 14조 달러가 연방과 지방정부의 부채이고, 38조 달러가 민간 부채이다. 앞으로 민간 부채는 줄어들 것이지만 정부 부채는 자꾸만 더 늘어날 것이다. ”
    하상주님의 칼럼에 올라온 글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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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일단 국가채무의 한도는 현재 12.1조 달러이고 가이드너가 그 한도를 올려달라고 의회에 요청한 상태이므로 14조 달러가 연방과 지방정부의 부채라는 것은 잘못된 수치인 것 같네요. 검색해보니 TreasuryDirect.gov라는 사이트에서 2009년 8월 6일 현재 총부채가 11,660,142,454,203.95 달러라고 나오는군요. 허~ 이런 것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아무튼 하상주씨라는 분이 수치를 혼동했거나 잘못 인용한 것이 아닌가 싶군요.
      http://www.treasurydirect.gov/NP/BPDLogin?application=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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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ingback: 정부가 직면한 재정위기, 그리고 대안 | fo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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