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종로구 부암동으로 이사 와서 요즘 틈날 때마다 아내와 이웃동네 기웃거리는 재미로 지낸다. 시내에서 가까우면서도 자하문 고개를 지나왔어야 하니 예전에는 교통이 많이 불편했을 곳이라 그런지 희한한 집들이 많다.(지금은 터널이 뚫려있다) 김수근이 설계했다는 모던한 풍의 집도 있는가 하면 화교가 살았다는 천 평이 넘는다는 집도 담 너머로 훔쳐봤고 지금은 식당으로 쓰이고 있는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랑 앞도 지나갔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도저히 서울시내에 있으리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다 스러져가는 산중턱의 시골집도 보았다. 산을 끼고 있으니 조금만 후미진 곳으로 가도 그러한 풍경이 금방 나타난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큰길가로 나오면 유기농으로 재배했다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몇 군데 장사하고 있는데 제법 손님들이 많다. 강남이나 홍대 앞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분위기를 쫓아 온 사람들일 것이다. 사는 곳은 언덕배기라 밤에는 찬바람이 여름 같지 않고 – 올 여름 유난히 안 덥긴 하지만 –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도 들리고 심지어 수리 종류로 보이는 맹금류까지 보인다. 아무래도 예전에 살던 데보다는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곳이라 현재까지는 만족하고 있다.

11 thoughts on “요즘

  1. Henry

    부럽습니다.^^

    같은 서울이여도 신도림역 근처는 과거 공장을 다 밀어내버리고 지은 아파트들만 가득해서…
    오늘 밤도 꽤 덥군요. 에어컨 없이는 편한 잠을 들기 쉽지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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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네. 그래도 나름 상대적으로 최근 지어진 단지라 깔끔하긴 하겠네요. 암튼 .. 전 아무래도 아파트에선 못 살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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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이문동.. 가본지 오래되었네요. 거기 유명한 설렁탕집도 있지 않나요? 음.. 아닌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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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harmless

    으앙, 정말 부럽습니다. 노원구는 아파트의 숲 같은 동네라 재미없고 단조롭습니다. 좀 벗어나고 싶은데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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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네.. 노원구 아파트숲은 참 대단하죠. 대량생산의 괴물과 같은 느낌. 어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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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느니삽

    멋진 동네로 이사가셨군요. 부럽습니다. 혹시 화교가 살았던 천평이 넘는다는 집 옆에 있는 이천평짜리 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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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이천평은 쬐매 안 되는것 같은데요? 험험.. 생각해보니 0평에서 세는 것이 더 빠른 평수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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