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거품인가 아닌가?

유가에 얼마나 거품이 끼었는가가 요즘 나의 주된 관심사다. 특히 폴 크루그먼이 정치적 관점을 떠나서 유가에는 거품이 없다고 단언하며 월스트리트를 옹호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여 이 글은 폴 크루그먼의 그간의 주요한 유가에 관한 그의 주장을 탐험하는 글의 시작(어쩌면? 아니면 시작이자 마지막)이다.

유가가 폭등하자 인도에서는 낙타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As the cost of running gas-guzzling tractors soars, even-toed ungulates are making a comeback, raising hopes that a fall in the population of the desert state’s signature animal can be reversed.[Camel demand soars in India, Financial Times, 2008.5.2]

그렇다면 이제 석유 먹는 하마인 미국이나 중국도 인도처럼 낙타를 자동차대용으로 쓰면 석유 수요가 크게 줄지 않을까? 중국은 상황을 모르겠지만(주1) 적어도 미국에서 낙타를 대체수단으로 쓰기는 곤란할 것 같다. 더욱이 폴 크루그먼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대중교통으로의 통근율 증가치는 2005년에 비해 불과 4.7%밖에 늘지 않았다고 한다.

But … as of 2005, only 4.7 percent of American workers took mass transit to work. So even a 10% surge in mass transit ridership would take only around half a percent of drivers off the road.[Sick transit and all that, Paul Krugman, 2008.5.10]

이러한 사실은 개개인들의 자본주의 물질문명에 길들여 져버린 나쁜 습성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으나 이미 물적 계획이나 사회 시스템이 값싼 유가에 최적화된 체제적 모순에서도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쭉 뻗은 고속도로와 그 도로위에서 – 총기류와 함께 – 미국식 자유주의를 상징하는 큰 배기량의 자가용이 질주하는 모습으로 국토계획이나 도시계획이 진행된 관계로 지금 유가폭등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기름 넣어가며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주2) 경제학적 견지에서 볼 때 대체재가 없는 경우다.

Why oil isn’t gold
More on oil and speculation

이 두 글에서 크루그먼은 석유는 금과 달리 즉시 소비되거나(주3) 아니면 저장되는 특성이 있다고 정의하고 현재 “원유의 민간 재고는 50일치 생산(private stocks of crude oil are equal to about 50 days’ worth of production)”불과하다고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 수요-공급 곡선의 교차점 가격, 즉 정상적인 시장가격보다 유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면 초과 공급이 있을 것이고 “그 공급은 재고로 가야하며 만약 석유가 재고에 쌓여 있지 않다면 현재 가격에 버블은 없는 것(that supply has to be going into inventories. End of story. If oil isn’t building up in inventories, there can’t be a bubble in the spot price)” 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즉 앞서의 원유 재고치를 근거로 매점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많은 댓글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이미 인위적으로 공급을 제한하고 있지 않느냐며 항의하고 있다. 어떤 이는 만약 석유가 자본주의자들 손에 모두 놓여 있다면 수급에 문제가 없을 텐데 많은 부분이 OPEC, 휴고 차베즈, 푸틴과 같은 국유화론자들의 손에 놓여있기에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to be continued…

 

(주1) 단편적으로 들리는 바로는 중소도시에서는 아예 석유공급이 중단되거나 제한공급 체제로 돌입하였다고도 한다

(주2) 일례로 아틀란타의 경우 통근자들의 89%가 자가용을 이용하는 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비율은 불과 4%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몇몇 주에서는 잊혔던 고속철도 계획을 다시 꺼내드는 등 대중교통에 대한 당국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주3) 즉 금의 소비와 달리 석유의 소비는 소진되어버린다

6 thoughts on “고유가 거품인가 아닌가?

  1. beagle2

    무지하다보니 여전히 뭐가 뭔지 알쏭달쏭합니다. “유가폭등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기름을 소비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매점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국 당국의 통제나 감시가 상당할 것이고 그렇담 매점은 거의 불가능하겠죠. 그렇다면 가격조작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인가? 그걸 모르겠어요.

    프레시안의 기사를 읽어보니 폴 크루그먼은 “선물계약이라는 것은 미래 가격에 대한 내기이다. 현물가격에 대해서는 절대로 아무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 그의 말이 이론적으로는 맞는지 틀린지 모르겠지만, 증시의 경우 연초에 세계적으로 폭락했을 때, 그게 결국 제롬 케르비엘에 당한 소시에떼 제네랄이 선물을 대량매도 했었기 때문으로 밝혀졌잖습니까?

    아무튼 항상 그랬듯 foog님의 글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다음 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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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역시 프레시안이 그래도 이런 시사에 대해 균형을 잃지 않는군요. 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하고 더 공부해서 글을 올리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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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책공

    트랙백이 주소 복사하여 블로그에 퍼가는건가요?

    제 블로그에 펌질하겠습니다^^;; ㄳㄳ 자주 들러서 많이 배워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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