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에 관해서 좋은 분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것이 좋은 계기가 되어 최근 이에 관해 이런저런 서적을 다시 뒤져보고 있다. 여하튼 오늘 구독하는 경제관련 뉴스레터를 읽다보니 경제개발계획에 대한 글이 눈에 띄어 여기에 몇 자 옮겨 둔다.
그러나 1961년 군사혁명으로 사정은 급변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빈곤퇴치를 혁명공약으로 내세우고 자본주의를 지도이념으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1962~1966)을 수립했다. 5개년계획 수립은 당시 최고회의 자문위원이던 서울대 박희범 교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강의 기적, 바탕은 경제개발 5개년계획, 김적교 한양대 명예교수]
이에 관해 박정희 정권에서 재무부 장관과 상공부 장관 등을 역임한 김정렴씨는 그의 회고록에서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朴교수의 참여설이 기사화된 후 신문에는 産業開發公社 아이디어는 국가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이며 이는 민주자본주의가 아니라는 모략적 낭설이 일부 유포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낭설은 朴교수가 서울大商大에서 後進國開發論을 강의할 때 제2차대전 후 독립하면서 사회주의型 사회건설을 표방한 印度의 의회가 1956년 公共事業과 重化學工業 등 중요산업의 國有國營과 모든 기업에 대한 ‘産業免許制度’의 전면적 실시를 주요골자로 하는 ‘産業定策決議’를 채택하고 1956년에 시작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부터 실천에 들어간 것을 호의적으로 소개논평한 바 있었기 때문에 생긴 오해로 짐작되었다.[김정렴, 한국경제정책30년사, p93, 중앙일보사]
김정렴씨의 같은 책에 보면 박희범 교수는 실제로 박정희 정권의 통화개혁 등에도 – 비록 김정렴씨에 따르면 박교수의 안이 채택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 깊이 관여하는 등 새로운 정부의 경제정책에 여러모로 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 자연인의 사상적 선호가 전체 정부의 경제정책과 일맥상통하는 것은 아닐뿐더러 김정렴씨도 – 체재 내 인사인 한계도 있겠으나 – 박정희 정권의 산업개발공사 등 경제에 관한 구상이 국가자본주의 사고방식이 오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러함에도 막 탄생한 정권의 경제정책에 깊이 관여한 이의 가치관이 어떠한 가를 살펴보는 것도 그 정권의 사상적 기조를 파악하는 데 나름 의의가 있을 것 같아 여기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