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유가폭등, 그리고 휘발성

금융 쓰나미가 전 세계를 덮치는 광경을 관전하는 동안 유가 또한 극적으로 폭락했다. 타임紙는 폭락의 이유를 크게 수요 감소와 투기세력의 후퇴를 들고 있다.

미교통부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8월에 전년도 동월 대비 150억 마일, 또는 5.6%나 덜 주행했다. DOT는 이는 1개월로 치면 년 단위로 역사상 가장 큰 폭의 하락이라고 말했다. .. 경제학자들이 “수요 붕괴”라고 부르는 것들의 명확한 증거다.
According to the 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Americans drove 15 billion fewer miles in August, or 5.6% less than they did the year before. DOT says it’s the largest ever year-to-year decline recorded in a single month. .. – sure proof of what economists call “demand destruction.”

“OPEC은 중국이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해야만 한다.” OPEC 회담 전에 워싱턴의 유라시아 그룹의 에너지디렉터인 로버트 존슨이 한 말이다.
“OPEC needs to see China maintain its rate of growth,” Robert Johnston, energy director for the Eurasia Group in Washington said before the OPEC meeting.

금융기관들, 투자은행과 투기세력들이 석유선물에서 돈을 빼내는 바람에 유가 하락이 가속화되었다. 이것이 가격이 수요보다 더 빨리 떨어진 원인이다.
Banks, investment banks and speculators have pulled money out of oil futures, further driving oil prices down; that’s one reason why prices have fallen far faster than demand.

상징적인 두 국가의 수요는 모두 그동안 거칠 것 없이 오른 유가와 세계적인 금융위기 탓에 크게 줄고 있다. 금융기관과 펀드들 역시 금융위기를 맞아 디레버리징(deleveraging) – 투자청산이라고들 표현하는데 현금 확보라는 표현도 괜찮을 것 같다 – 열풍에 따라 석유선물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자제하고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산유국들은 추운 겨울을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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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l well” by Original uploader was Flcelloguy at en.wikipedia – Originally from en.wikipedia; description page is/was here.. Licensed under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 그들의 예산을 높은 유가에 맞춰놓은 국가들은 당장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유가폭락을 부추긴 금융위기가 또한 그들의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이중고에 시달릴 것이다. 최근 그루지야와의 분쟁 등 여러 안보적인 문제로 해외자본의 급격한 이탈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는 삼중고에 시달릴 것이다.

여기에서 살펴보아야 할 부분은 현재의 금융위기나 급격한 유가변동의 공통점이다. 즉 그것은 영어로 volatility로 표현되는, 우리말로 하자면 ‘가격변동성’ 정도로 해석되는 개념이다. 개인적으로는 volatility의 형용사격인 volatile이 ‘휘발성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에 착안하여 ‘휘발성’이라고도 표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 말이 더 와닿는다. 즉 현재의 세계경제는 휘발성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이는 크게 ‘증권화’와 ‘유동화’, 그리고 ‘경제통합’과 관련 있다고 생각된다. 증권화/유동화에 대한 개념은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설명했고 다른 경제관련 글에서도 빈번하게 등장하듯이 현대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가격을 매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증권으로 만들어 유동화 시키는 것이 현대 금융자본주의의 특징인데 투자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이면에는 극도의 ‘휘발성’으로 시장변동폭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경제통합, 특히 금융시장 통합은 이 휘발성의 전염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다시 석유로 돌아가서 메릴린치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갈 거라고 큰소리치던 때가 엊그제인데 1/4토막 났다. 우리와 같은 자원빈국으로서야 천만다행이지만 문제는 이 유가가 언제 또 튀어 오를지 예측이 한층 어렵다는 사실이다. 미국인의 자동차 운전거리가 짧아진다니 그러려니 하지만 석유선물 시장은 여전히 모든 투자자들에게 열려있고 또 언제 그들이 메뚜기 떼처럼 달라붙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변동리스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야 석유로부터 자율적인 경제, 대안에너지 생산체제 구축 등에 힘써야겠지만 – 현 정부는 원자력 사용증대를 통한 녹색성장이라는 어이없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OTL – 더 큰 틀에서는 금융시장의 증권화/유동화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금융규제의 틀 – 사실 유가변동성이 아니라도 시급한 일이지만 – 을 마련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멜라민이 식품첨가물이 아니어서 현행법으로 규제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 어이 없는 상황은 현재의 금융시장도 비슷한 것 같다.

9 thoughts on “최근의 유가폭등, 그리고 휘발성

  1. foog

    “The depth of the recession was revealed today as truckmaker Volvo admitted demand across the Continent has crashed by 99.7% as it took orders for just 115 new lorries in the last three months.

    That compares to orders totalling 41,970 in the third quarter of 2007. Global orders for Volvo slumped 55% in the last three months while Scania, of which Volvo has majority control, said its western Europe truck orders collapsed by 69%. ”
    http://www.thisismoney.co.uk/investing-and-markets/article.html?in_article_id=456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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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upelta

    주제와는 관련이 없는 댓글이긴 합니다만..

    마지막의 ‘멜라민이 식품첨가물이 아니어서 현행법으로 규제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가 이상하군요. 예를 들어 독약은 식품 첨가물이 아니므로, 현행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

    라는 말과 비슷한 표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분명 그런 사태에 대한 법

    률은 있을 것 같구요. 아래 링크된 기사를 참고해보면 멜라민 사태의 처벌 및 규제에 관련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만, foog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0809/h200809300111522200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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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주로 합성수지를 만드는 출발물질로 쓰인다. 멜라민은 압력하에서 디시안디아미드를 가열하여 만든다. 가장 중요한 반응은 분자량이 큰 수지성 화합물을 생성하는 포름알데히드와의 반응이다. 이러한 수지들은 가열하여 만들어지나, 일단 생성된 후에는 내수성과 내열성을 갖게 된다.”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b07m3053a

      멜라민은 합성수지를 만들 때 쓰는 것, 즉 먹는 것 자체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허용수치랄지 이런 게 아예 없는 점도 법조항의 헛점이라고 어디서 읽어서 쓴 내용인데요. 그 법조항의 헛점을 이야기한 페이지는 찾을 수가 없군요. 그러니까 고추가루에 벽돌을 넣은 경우인데 식품위생법을 보니 그런 것은 걸러낼 수 있을 것 같군요. 🙂

      암튼 황당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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