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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the Subway be with you

‘조찬 클럽’과 사회주의자 국회의원

요 며칠 사이 트위터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해프닝은 @AnonymousQ1776 라는 트위터 계정을 가진 이가 “여기 미국의 가장 인기많지만 무엇이든 아는 체 하는 빨갱이가 생각 없는 바보처럼 구는지 보라. 샌디 오카시오 코르테즈의 고등학교 시설 비디오다.(Here is America’s favorite commie know-it-all acting like the clueless nitwit she is……High School video of “Sandy” Ocasio-Cortez)라는 트윗과 함께 한 여성이 친구들과 춤을 추는 동영상을 올리면서 시작했다. 비디오 속의 주인공은 해당 계정이 “빨갱이”라고 칭한, 이번 선거에서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사회주의자” 알렉산드로 오카시오 코르테즈.

그가 비디오 속에서 생기발랄하게 추는 춤은 유명한 80년대 영화 ‘조찬 클럽(The Breakfast Club)’에서 극중 인물(배우 Ally Sheedy)이 추던 장면을 오마쥬한 춤이다. 80년대의 십대의 문화적 정서를 적절히 반영하여 시대가 흐를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The Breakfast Club에서도 이 장면은 출연 배우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추는 춤으로 영화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도 중요한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지금은 계폭한 그 계정의 해당 트윗에 많은 이들의 반응은 “뭐 어쩌라고? 멋있기만 한데?”라며 의아해 했고, 영화와 코르테즈의 비디오를 교차 편집한 비디오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https://twitter.com/heykim/status/1081054336312983552

급기야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Molly Ringwald는 “바로 이거야. 알렉산드리아 당신도 클럽에 가입했어!(That’s it, Alexandria you’re in the club!)”라며 열렬히 환호하는 트윗을 올렸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비디오의 주인공인 알렉산드리아는 의회에서 자신의 의원실에 들어가기 전에 춤을 추는 장면을 트윗에 올리기도 했다. 애초에 어떤 의도였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마치 춤을 금지하는 영화 Footloose에서의 마을사람의 근엄함을 연상시키는 @AnonymousQ1776 의 트윗으로 시작된 작은 트위터 연대가 만들어낸 유쾌한 해프닝이었다. 글로벌화된 소셜미디어가 안겨주는 작은 기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https://twitter.com/AOC/status/1081234130841600000

“독립형 일자리 경제” 모델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어떻게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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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ander Torrenegra from Secaucus, NJ (New York Metro), United States – On my first @Uber ride in Bogota heading to a Startup Weekend. Priceless easiness and safety. I love disruptive innovation., CC BY 2.0, Link

어제의 여의도가, 요즘의 한국이, 그리고 요즘의 전 세계가 “공유경제(sharing economy)”1라는 신종 비즈니스 모델 때문에 적잖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공유경제”라 불리는 분야에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지만, 가장 큰 갈등을 겪고 있는 분야는 우버나 카카오 카풀 등 최근 몇 년 사이 새로 등장한 신개념의 승차 서비스다. 이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은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그리고 이 비즈니스 모델을 바라보는 경영인이나 학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우선 우버가 촉발한 갈등은 현재 서구 언론이 이 비즈니스 모델을 지칭하는 표현인 “독립형 일자리 경제(gig economy)”의 진위(?)를 둘러싼 갈등이다. 기그는 원래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연주자를 즉석에서 고용하여 단기로 공연 계약을 맺던 것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서구 언론은 “공유경제”라는 보다 애매한 의미의 용어보다는 “독립형 일자리 경제”라는 고용 행태에 주목한 용어를 선호하고 있고 나도 이런 용어의 취사 선택이 어느 정도 합당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영국의 재판부는 우버와 우버 운전자들 간에 벌어지고 있는 소송의 2심에서 운전자들의 손을 들어주며 “독립형 일자리 경제”라는 정의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즉, 우버 운전자들은 독립적인 사업자라기보다는 우버에 고용된 노동자이며 이에 따른 지위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판결 내용이다. 1심에서 판사는 “런던에서 우버는 3만 개의 작은 비즈니스가 플랫폼으로 연결된 모자이크라는 개념은 약간은 바보같다.”라며 운전자의 노동자성을 옹호하였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우버 운전자가 노동자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회사는 그들에게 최저임금과 휴가 수당 등의 비용을 지급해야 하며, 노동시간은 운전자가 승객을 이동시키는 시간이 아닌 우버 앱을 켜놓은 시간으로 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우버는 그동안 누리고 있던 결정적인 이점, 즉 전통적인 승차 서비스에서 갖추어야 할 노동조건으로부터 자유로웠던 기회비용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은 조금은 다른 양상이다. 이미 우버와 같은 전면적 모델은 금하고 있는 와중에 택시 운전사들을 링크시켜 거대한 플랫폼을 형성한 카카오 택시는 이 황금알에서 만족하지 않고 ‘카카오 카풀’이라는 변종의 우버 모델을 도입하였는데, 이게 기존의 택시 노동자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이다. 서비스 성공 여부의 불투명함과 여론의 차가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10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모인 것을 보면 사태가 자못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만났던 택시 운전사나 관련 공무원의 말을 종합해보면 택시 노동자는 플랫폼을 독점한 카카오가 이전의 콜택시나 신규 업자에 비해 우월한 계약조건을 강제하고 있던 와중에 이번에 카택이라는 기존의 서비스와 경쟁관계가 되는 카풀 서비스를 런칭하는 상황에 분노의 폭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우버가 내부에서의 노자(勞資)관계의 갈등이라는 카풀은 거대 플랫폼에 포섭되어 공존관계였던 기존 업계가 동업자의 배신에 분노한 형국이 된 셈이다.

이런 갈등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벤처 사업자라면 기득권 세력이 비즈니스의 진보를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승자는 플랫폼의 독점자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 와중에 영국 법원의 판결이나 한국 택시 노동자의 저항은 그들이 독점자로서 미처 마련하지 못한 자정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그들의 비즈니스가 “공유경제”와 “독립형 일자리 경제”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인지 고민하는 비용 정도는 치를 가치가 있을 것이다.

9월에 감상한 앨범

The Ornette Coleman Trio – At the Golden Circle Stockholm
松任谷 由実 – 14番目の月
My Favorite – Love at Absolute Zero
Haim – Something to Tell You
Anorrak – Black Gold Sun
Arctic Monkeys – AM
Oliver – Full Circle
Prince – Purple Rain
松任谷 由実 – 紅雀
Chvrches – EP
Youssou N’Dour – The Best of
Pet Shop Boys – Please
Perfume – Complete Best
Skee Mask – Compro
레드벨벳 – The Red
김사월 – 7102
Wa Wa Nee – The Essential
BLACKPINK – BLACKPINK
Youssou N’Dour – The Guide (Wommat)
The xx – I See You
Kali Uchis – Isolation
Thelonious Monk – Brilliant Corners
Billy Preston – Wildest Organ in Town!
Justice – Woman
Beach House – 7
Robert Plant & Alison Krauss – Raising Sand
허클베리 핀 – 18일의 수요일
Pat Metheny – Rejoicing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은 임금소득의 양극화가 소득양극화의 주범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혹시 그의 머릿속에는 부동산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닐까. 나는 장 실장이 부동산에 관해서 자기 생각을 제대로 말하는 걸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아쉬울 뿐이다.[노무현의 김수현과 문재인의 김수현]

윗글은 보유세 개혁에 관해 김수현 사회수석 등 경제관료들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비판하는 글이 나도 대체로 동의하는 바이다. 참여정부에 이어 문재인정부에도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김 수석이 참여정부 당시의 종부세에 대한 강력한 저항에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 인용문에서 장하성 실장이 부동산에 대해 언급이 없다고 하셨는데 때마침 한마디 하셨다. 문제는 아주 속이 뒤집어질 멘트라는 점이다.

장하성 실장은 5일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던 중 “모든 국민들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살아야 될 이유도 없고…”라고 했다. 이 대목에 이미 논란의 씨가 담겨 있는 터에 덧붙인 말이 분노 지수를 높였다. “나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거다.”[부적절한 장하성 실장의 ‘강남 발언’]

장하성 실장은 경제에 대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이채롭게도 작년에 공직자 재산 공개 당시 청와대 참모진 중 재산이 1위일 만큼 엄청난 자산가로도 알려져 있다. 물론 부의 축적과정이 정당하다면 경제적 철학이 좌파라고 해서 욕먹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일반인의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하고, 나아가 자산 불평등이 아닌 소득 불평등에만 올인하는 “좌파”라면 그런 강남좌파는 침묵을 지키는 강남우파만도 못하다.

첫 번째 인용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집값이 오르는 데에는 정책, 금융, 시장 등에 수많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일방에게서만 원인을 찾는 것은 무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평등주의적인 경제관을 표방하였고, 전반적인 경기가 하락세인 상황에서 서울의 아파트 가격만 상승하는 상황이라면, 경제관료들은 언행을 보다 조심하고 신중하게 시장을 안정시켜야 할 상황일 텐데 부동산 시장에 대한 망언이 이어지고 있으니 속 터질 노릇이다.

문제적 인물, Eminem

Eminem의 신곡 Fall이 화제다. 안 좋은 쪽으로.

“타일러는 아무것도 못 만들지. 왜 스스로 faggot이라 했는지 알겠네.”
(Tyler create nothin’, I see why you called yourself a faggot)

동료 뮤지션인 Dan Reynolds도 트위터를 통해 “이제는 faggot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선 안 되는 시대”라고 할 만큼 그 단어는 동성애자에게 모욕적인 단어라는 점이 문제인데, Eminem이 자신의 전작을 폄하한 한 래퍼 Tyler, The Creator를 공격하는 이 곡에 해당 단어를 쓴 것이다. 물론 보도에 따르면 Eminem은 이전에도 faggot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바 있고, 공격을 당한 래퍼 Tyler, The Creator도 이 단어를 남발한 바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시절이 바뀌었고 남이 사용한다 해서 Eminem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까방권이 성립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하나 Tyler, The Creator는 작년에 게이라고 커밍아웃하면서 그가 쓴 faggot 은 일종의 자신의 처지에 대한 역설적 장치의 기능일 수 있다는 것이 보도의 설명이다. 여하튼 변방의 듣보잡 래퍼가 아닌 독보적인 랩뮤직 계의 아이콘이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은 요즘 이런 단어를 동료 래퍼에게 – 그것도 커밍아웃한 – 썼다는 사실은 Eminem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을 것 같다.

이 사태에서 개인적으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 한가지는 문제가 되고 있는 Fall이 수록된 Eminem의 신보 Kamikaze의 앨범 후면 커버가 Beastie Boys의 데뷔 앨범 Licensed To Ill 커버를 오마주했다는 점이 무척 아이러니하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애초에 Beastie Boys가 Licensed To Ill의 앨범 제목을 Don’t Be a Faggot이라고 하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심기가 편치 않았을 밴드의 멤버 Adam ”Ad-Rock” Horovitz는 1999년 이 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faggot이라는 바로 그 단어때문에 문제가 됐고 이에 대해 당사자가 사과한 바 있는 앨범의 커버를 오마주하면서 정작 그 앨범의 수록곡에서 다시 faggot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역설에 대해 Eminem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A painting of the rear end of a jet with graffiti about Eminem on it. It is very similar to the artwork of the debut album of Beastie Boys, Licensed to 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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