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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 오류가 낳은 비극적(?) 상황에 대하여

서울국제금융센터는 2012년에 서울특별시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By Bohao Zhao, CC BY 3.0, 링크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IFC를 인수한 브룩필드 프로퍼티 파트너스가 매입 당시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삼정KPMG에 맡긴 실사 보고서의 오류가 뒤늦게 발견돼 투자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중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임대차 계약을 맺은 홍보대행사 마콜은 현대 IFC2빌딩 16층에서 1,329m2와 222m2로 두 개 공간을 나눠 사용하고 있는데 삼정KPMG는 마콜의 임차 면적을 실제 보다 약 20~30배 가까이 크게 계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금융 업계 관계자는 [중략] “컨설팅 업체에서 엑셀로 계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으며,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일”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여의도 IFC 투자자들, 가치평가 오류에 패닉]

재밌는 기사가 있어 소개한다. 여의도IFC는 3개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과 복합쇼핑몰 IFC몰, 5성급 호텔인 콘래드 서울로 이뤄져 있고, 지난 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라 할 수 있는 2조5천억 원 수준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진 매머드급 자산이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AIG에게 99년 임차권이라는 특혜를 주며 AIG에게 개발을 독려하였고, 이후 한동안 공실률이 높아 여의도 오피스 시장의 착시현상을 부추기던 자산이라는 눈총도 받은 바 있는 여러 구설수에 올랐던 자산이기도 하다.

인용기사를 보면 에쿼티 투자자로 보이는 브룩필드 프로퍼티 파트너스가 선·중순위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실사보고서에 하자가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실사보고서라 함은 영어로 Due Diligence라 표현하며 투자자들에게 매입자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초자료라 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기술, 법률, 수요, 세금 등 각종 사업위험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검토보고서라 할 수 있으며 통상 기사에 언급한 삼정KPMG와 같은 회계·컨설팅 업체가 보고서의 취합을 책임진다.

오류가 발견된 부분은 여러 타당성 중에서 수요에 관한 부분이다. 회계 혹은 재무모델 담당자는 예상매출과 예상비용이 입력된 예상재무제표를 만들어 현금흐름 분석모델을 만들어 예상영업수익과 예상수익률 등을 계산하여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수요의 예측은 모든 개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장 꼼꼼하게 따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러한 예측수요를 과대 추정하는 오류가 발견됐다면 투자를 유치하려는 이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주는 일인 셈이다.

과대 추정한 임차면적은 사실 연면적 50만5236㎡에 달하는 IFC의 전체 면적에 비해서는 그리 크지 않은 비중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이러한 엑셀 오류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일”일 정도로 극히 드문 일도 아니다. 다만 거래의 규모 등으로 인한 화제성을 비추어 볼 때 브룩필드나 삼정KPMG에게 무척 곤혹스러운 일임은 분명하다. 더구나 이렇게 기사화까지 됐다는 것은 분명 내외부에 시기하는 적이 있다는 정황도 있다. 사업 리스크 중에 거론되지는 않지만, 바로 “실무담당자 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컨설팅 오류가 발생하면 엄청난 손실이 아니라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확실히 클레임을 걸어 손해를 배상하게 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브룩필드가 삼정KPMG 등에게 클레임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삼정은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것 뿐 아니라 금전적 손해를 입을 지도 모르겠다. 타당성 분석기법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엑셀이 한편으로는 편리한 만큼이나 치명적인 흉기로 둔갑할 수도 있다는 한 사례로 기록될 만 하다.

리만 브라더스가 망한 진짜 이유?

나는 왜 리만이 무너졌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었습니다. Fed는 그 일이 정치적인 것이 아니며 모럴해저드에 관해서 그들이 어떤 조치를 하려던 것이 아니라, 리만이 생존을 위한 차입에 충분한 담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는 것은 합법적이지 않았다고 나에게 분명히 말했습니다. [중략] 그들이 나눴던 대화에 대해서는 엄청난 기록이 있는데 담보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벤 버냉키가 금융위기 조사위원회에서 증언하길, 뉴욕Fed의 사람들이 충분한 담보가 없었다고 결정했다고 말했고, 그들은 그에게 공청회와 이어지는 편지에서 계속 상세한 사항을 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누가 분석을 했으며, 그들이 얼마 정도의 담보를 가졌는지 또는 가지지 못했는지에 대해서요.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논리적인 결론은 그들은 그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중략] 왜 그런 결정이 이루어졌는지 이해하려면 누가 그 결정을 내렸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견으로 그 결정을 내린 이는 재무부 장관이었던 행크 폴슨입니다. [중략] 현재의 규정인 도드-프랭크 법에서는 재무부가 Fed의 대출을 허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그런 법은 없었습니다. [중략] 헨리 폴슨이 정치에 매우 민감했다는 것은 분명하죠. 베어 스턴스의 구제 당시 엄청난 정치적 반발이 있었고요. 그리고 폴슨이 “내가 미스터 금융구제가 될 순 없어.”라고 말했던 것은 널리 인용되기도 했습니다.[Could the Fed Have Rescued Lehman Brothers? Q&A with Laurence Ball]

왜 금융위기 당시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리만브라더스가 무너졌는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쟁이 되고 있다. 이 블로그에서도 당사자들의 회고록이나 언론보도 등에서 드러난 당시 정황에 대해서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을 정도로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다. 그리고 그 이슈에 관해 로렌스 볼(Lawrence Ball) 존스 홉킨스 대학 교수가 집요하게 파고들어 218페이지에 달하는 논문을 냈다고 한다. 위 인용문은 로렌스 교수와의 인터뷰의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요컨대 ▲ 리만의 담보가 충분치 않았다는 Fed의 증언은 사실이 아니다 ▲ 구제 포기라는 결정은 정치적 결정이다 ▲ 그 결정을 내린 이는 합법적 결정 주체가 아닌 행크 폴슨이다 등이다.

로렌스 교수는 폴슨이 골드만삭스에서 일했기 때문에 경쟁자인 리만을 돕기를 꺼렸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내가 읽었던 여러 책에서도 볼 수 있듯 폴슨은 민간 금융기업의 리만 인수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했다.1 다만 교수는 정치적 반발에 민감했던 폴슨이 “미스터 구제금융”이란 별명으로 역사에 남는 것을 원치 않았고, 리만의 도산에 따른 결과를 과소평가했다는 정도로 그의 행동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 결과는 상상이상으로 심각했고 이 후유증으로 AIG나 다른 금융기관의 구제금융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게 되는 트라우마가 되고 말았다. 결국 리만의 도산은 가보지 않은 길을 걸었던 이들에 의한 좌충우돌일 뿐이었다.

결국 이러한 미증유의 금융위기를 통해 알게 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 로렌스 교수도 지적하고 있다시피 – 아무리 당사자들이 그렇게 주장할 지라도 중앙은행은 정부로부터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는 사실이다. Fed의 입장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중 하나였던 금융기관에 대한 구제금융이 결국 재무부 장관의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은2 어쩌면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가 실은 이자를 내지 않는 정부채권일 뿐이라는 사실 만큼이나 명백하면서도 자주 간과되고 있는 진실일 뿐인 것이다. 따라서 정부로부터 허울 좋은 자주성을 획득하고 있는 Fed는 여태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정부의 정치적 의지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그래서 두 기관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요컨대, Fed는 아무런 부작용 없이(없어질 일자리와 팔릴 Fed빌딩을 제외하고는) 내일이라도 재무부와 합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연방정부의 대차대조표의 통합관리가 가능하고 재무부는 Fed가 없던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화폐를 직접 발행할 수 있다. 현재의 지불기술 때문에 실무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美화폐의 과잉발행의 우려는 없다. 과잉발행을 더 방지하기 위해서, 의회가 美화폐를 이자부 재무부채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법으로 명시된 보증을 부여할 수도 있다.[출처]

LBO 단상

폴린 카터라는 여성이 남긴 유산에서도 이런 사례를 잘 알 수 있다. 그녀는 레이놀즈의 식당에서 30년 가까이 일했다. 비록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주급 12달러밖에 벌지 못했지만, 이 얼마 되지 않는 벌이 가운데 일부를 떼어 종업원을 위한 레이놀즈 ‘A’ 주식을 샀다. [중략] 그러다가 회사가 KKR에 팔리자 카터는 분통을 터트렸다. 회사는 어떻게 되고 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되어 거의 정신이 나갈 정도였다고 조카는 증언한다. [중략] 커터는 그동안 RJR 주식을 4만 2,500주를 모아두고 있었다. 카터에게 떨어진 돈은 세금을 빼고도 300만 달러였다. 카터는 그 뒤로도 계속 검소하게 살다가 2000년, 사망하기 직전에 270만 달러를 윈스턴살렘 재단에 기부했다.[문 앞의 야만인들, 브라이언 버로/존 헤일러 지음, 이경식 옮김, 크림슨, 2009년, pp906~907]

1980년대 M&A 열풍이 월스트리트를 휩쓸던 당시 역대 가장 큰 M&A 거래가 됐던 RJR 내비스코 거래에 관한 책인 ‘문 앞의 야만인들’의 대미를 장식하는 후기에 나오는 일화다. 비록 미국 자본주의 체제가 여느 경제보다 더 활발했고 그에 따라 주식의 손 바뀜이 잦았던 나라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노동윤리를 가진 노동자들은 이러한 세태와 상관없이 주식을 신주단지처럼 모시곤 했던 목.가.적.인 자본주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일화라서 옮겨 적어 보았다. 거래가 이루어진 뒤 십 몇 년 동안 그 거래규모의 기록이 깨지지 않았던 엄청난 규모의 거래였던 지라 식당 종업원마저 300만 달러의 거금을 거머쥘 수 있었지만, 카터의 관심사는 그 액수가 아니라 자신이 신념처럼 믿고 있었던 직장의 견고한 존속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LBO라는 금융기법을 유명하게 만든 M&A 시장의 활성화는 인수기업을 카터와 같은 이의 소박한 꿈과는 거리가 먼 – 매드맥스 퓨리로드에서의 모래폭풍과도 같은 – 광풍이 휩쓸고 가는 난장판으로 –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 만들었다. 주식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소수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 또는 전문경영인이었던 경영진은 기업이 거대화된 후 기업을 지키거나 기업가치의 재고를 위해 분투해야 했고, 이러한 요구를 금융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바로 LBO였다. LBO의 창시자들이 스스로를 MBO(Managed Buyout)라 불러주길 바랬듯이 LBO는 새로운 관리와 구조조정을 의미했다. 기득권, 비용초과, 관행 등이 관리의 대상이었는데,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기존 멤버들에게는 위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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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부인이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해당 기업의 주식 매입이다. 이 방법의 단점은 – 특히 외부인에게 있어 – 주식가치의 재고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LBO인데 주식을 아예 통으로 매입하여 스스로 가치 재고를 위한 대수술에 돌입한다는 것이 그들의 기본 프로세스였다. 이러한 수술 기간은 주식투자자에게 있어서는 영겁의 세월이나 다름없는 3~5년 정도였고 때로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질 수도 패배로 이어질 수도 있는 확률게임이다. 어쨌든 통상의 주식 거래와는 비교가 안 되는 큰 규모의 거래인지라 투자은행, 변호사, 회계사 등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떡고물을 위해 주변에 몰려들었다.

몇몇 사람들에게 이 책이 다룬 이야기는 단지 RJR내비스코라는 한 회사가 몰락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장차 미국 기업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게 되는 ‘나도 한몫 챙겨야지’하는 풍조가 바야흐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심지어 한때 착실하던 회계 법인들의 회계사들도 자기들이 회계 감사 대상 회사를 감사하는 게 아니라 그저 고객 회사가 바라는 대로 모든 걸 맞춰주는 자신의 모습을 문득 발견하고 놀라기도 했다. 죽어가던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의 회장이던 폴 볼커는, 자기 회사 직원들이 ‘엔론’의 공범이 되었던 이유는 그런 회사들과 그 직원들이 누리는 엄청난 부를 부러워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같은 책, p908]

LBO의 역사를 살펴보면 성공사례도 많고 실패사례도 많다. 금융시장의 발달에 따라 이전과 같이 “안정적인” 경영권이 반드시 정의롭거나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만도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엔론의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LBO 또는 사모펀드라는 소수 플레이어의 시장에서의 무규칙 플레이는 왕왕 기업의 발전과는 상관없는 – 당초 LBO의 이상향이기도 했었을 – 플레이어들의 초기 배당 잔치로 끝나 버리기도 한다. 길지 않은 우리의 사모펀드의 역사에서도 벌써 딜라이브와 같은 실패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시위에 나섰고 그 중 많은 이들이 생업의 현장을 떠났지만, 그 거래의 플레이어들은 과연 GP라는 이름에 걸맞은 책임을 졌을까? 사실 책임의 방식조차 룰로 자리 잡지 않은 시장이긴 하다.

무엇이 금융회사를 움직이게 하는가?

남자답게 통 크게 하자고 큰소리를 치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이익을 더 보겠다고 안달복달하기도 하고 또 주주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입에 발린 말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모든 문제는 이것으로 귀결되었다. 그래서 살로먼이라는 이름이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 타임스>의 주식시세표 중간에 실릴 묘비 광고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놓이게 된다면, 구트프룬트와 토머스 스트라우스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입수합병에 재를 뿌릴 수 있었다. 또 얼마든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었다.[문 앞의 야만인들 RJR내비스코의 몰락, 브라이언 버로/존 헤일러 지음, 이경식 옮김, 크림슨, 2009년, p565]

지난번 글에서 소개하기도 했던 ‘문 앞의 야만인들’을 읽다가 재밌어서 옮겨 적어보았다. 당시까지 역사상 가장 큰 LBO 거래였던 RJR내비스코라는 거대기업의 인수합병 건에 달려든 선수들이 대체 어떤 동기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단편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굵직한 선수들만 거론하자면 시어슨(Shearson), 살로먼 브라더스(Salomon Brothers), KKR, 드렉셀번햄램버트(Drexel Burnham Lambert)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거래에서 넷 중 시어슨과 KKR은 서로 경쟁하는 입장, 그리고 살로먼과 드렉셀은 각각의 우군이었다. 그러던 중 경영진을 잡고 있는 시어슨과 자금력을 가지고 있던 KKR이 서로 연합하여 공동으로 주선을 하는 국면에 접어들자 그들에게 채권조달 등을 통해 자금을 대줄 살로먼과 드렉셀도 컨소시엄에 합류할 상황이 된 즈음이다. 그리고 여기서 살로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묘비 광고 왼쪽”을 차지하는 것이 된 것이다.

당시 KKR은 LBO의 최강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던 상황이었고 이러한 성공의 비결에는 드렉셀의 – 소위 “정크본드”라고 불리는 – 고수익률채권(high-yield bond)의 조달능력이1 있었다. 다양한 구조화의 방법이 있겠으나 LBO는 주주의 자본과 은행권의 선순위 사이에 고수익률채권을 섞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고 드렉셀은 그러한 채권조달의 최강자였다. 그런데 이제 살로먼이 그러한 드렉셀의 명성에 도전을 하려는 상황인 셈이다.

묘비(tombstone)란 금융업에서는 IPO 등 특정 거래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문서 또는 – 여기에서처럼 – 광고를 일컫는 속어다. 이 묘비에는 거래명, 거래금액, 거래당사자 등 거래와 관련된 주요사실이 나열되는데 당연히 주요 금융회사들이 나열될 것이고 살로먼은 그 묘비의 왼쪽, 즉 금융회사들 중에서도 선두에서 작전을 지휘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포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수수료도 좋고 주주의 이익도 좋지만 명예도 중요했던 것이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IB의 역사가 어느덧 20년이 넘어간다. 이러다보니 각 기관마다 저마다의 트랙레코드가 쌓여간다. 그리고 이러한 트랙레코드가 꼭 건설업처럼 거래를 하는데 있어 정량적 평가의 평가요소가 되지는 않지만2 그럼에도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홍보하는데는 주요하게 쓰인다. 그리고 살로먼의 경우처럼 소위 “가오(顔)”를 살리는데 중요하다.3 그러다보니 실속도 없는 거래에 주선을 위해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그놈의 가오를 위해서.

그게 남자다운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올해의 책

슬슬 한해를 마무리할 시간이 왔다. 오늘 ‘올해의 뫄뫄’ 시리즈를 써볼까 하고 에버노트를 뒤적거리다보니 올해는 개인적으로 나름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해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참 많은 일이 벌어졌던 – 그리고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 해이기도 하다. 많은 사건이 비극이었지만, 그 와중에 그러한 비극을 계기로 화해와 상처 회복의 단초가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한 양면성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도 언제나 행복할 수 없고 누구도 언제나 불행하지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책을 읽는 순간만은 행복하거나 최소한 불행을 잠시 잊는 순간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紅樓夢

올해는 조설근의 소설 홍루몽을(내가 읽은 것은 나남에서 발간한 총 여섯 권짜리) 다 읽은 해다. 작가의 반자전적 소설이라는 설이 유력한 이 걸작은 주된 줄거리는 한 귀족 집안의 자녀인 가보옥과 임대옥과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이 담겨져 있다. 또한 작가 스스로가 겪었을 귀족의 풍습에 대한 치밀한 묘사를 통해 우리는 봉건사회의 계급구조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이 소설을 “페미니스트 소설”이라 이름붙이는 것은 과잉해석이겠지만,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이고 그들의 주체성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웬만한 현대소설보다 페미니즘 적이라는 것도 매력요소다.

The Catcher In The Rye

여태 한 대여섯 번은 읽은 것 같은데 올해는 특히 홀덴이 방황하는 주요무대인 뉴욕을 다녀와서 읽었다는 점에서 더 맛깔스러운 독서가 됐다는 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해 보았다. 즉, 홀덴이 기차를 타고 뉴욕의 펜스테이션에 도착해서 센트랄파크 및 웨스트사이드 등으로 헤매는 동선이 내가 뉴욕에서 헤맸던 동선이기에, 영화화도 되지 않은 이 작품에 비주얼을 가미해주어 더 실감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한편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던 “원문에서의 head가 ‘머리’냐 ‘귀두’냐”란 논란도 다시 곱씹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귀두로 해석한 번역가는 음란마귀가 씐 것 같다.

스트레스테스트 / 정면돌파 / 대마불사

2008년 금융위기를 다룬 책은 여러 권이 있겠지만, 올해에는 이 세권의 책으로 어느 정도 당시의 정황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앞의 두 권은 금융위기 속의 출연진인 – 그리고 서로 앙숙인 – 티모시 가이트너와 쉴라 베어가 쓴 회고록이다. 그렇기에 둘의 주장이 엇갈리는 장면에서 서로의 주장을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마불사는 뉴욕타임스의 컬럼니스트이기도 한 작가 앤드류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이 쓴 책이다. 작가의 시점에서 각 주요국면의 정황을 치밀하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앞서의 두 권이 비어있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참고서다. 암튼 대단한 사건이었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마라

특이하게 건강에 관한 책을 골라봤다. 조니 바우덴(Jonny Bowden)과 스테판 시나트라(Stephen Sinatra)의 공저다. 개인적으로 LDL수치와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서 빌려본 책인데 의외의 내공을 느끼고 숙독했던 기억이 난다. 요점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심장질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은 현대의학의 신화이자 상술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해박한 지식을 통해 콜레스테롤, 인슐린 등 우리 귀에 익숙하지만 정작 그 의미를 잘 모르는 것들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준다. 작가의 주장은 굉장히 논란이 많은 주제이기 때문에 독자로서 이를 유의하며 다른 주장과 비교하여 읽어야 할 것이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읽다

빵과 자본론이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주제가 한데 만난 책이다. 질풍노도의 삶을 살던 저자는 어느 날 빵을 배워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데 학자이신 아버지가 문득 자본론을 읽어보라고 해서 그 책을 읽으며 제빵업자로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는 개인적 경험을 적은 것인데 엉뚱해 보이면서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결국 저자는 자신의 경제주체로서의 역할을 자본론에서 이상적인 경제단위로 설정한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맑스가 자본론에서 엉터리로 만들어진 빵이 얼마나 나쁜지 설명하는 부분도 있으니 의외로 빵과 자본론은 어울리는 주제다.

(장수의 악몽) 노후파산

NHK 스페셜 제작팀이 실제로 노후파산의 위기에 있거나 이미 파산한 노인들을 심층 취재하여 만든 책이다. 올해 일본에 갔을 때 유난히 노인층이 많이 눈에 띄어서 일본사회의 노령화를 실감하였던 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노인층이 세계 최고의 선진국인 일본에서조차 어떻게 삶의 파행을 겪게 되는 지를 실감하게 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 이러한 비극적인 삶은 단순히 문학 속의 소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이 해결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다. 올해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기본소득 등 그러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편 이 책을 읽고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면 충격이 배가 된다.

문 앞의 야만인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뭔지 아리송하게 만드는 제목의 이 책은 M&A에 관한 고전이다. RJR내비스코라는 미국의 거대기업의 합병과 LBO를 둘러싸고 월스트리트의 쟁쟁한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합종연횡을 하며 사투를 벌이는 지가 번역본 900페이지가 넘는 회고록을 통해 소상히 담겨져 있다. 그래서 해당 분야의 종사자들에게나 문외한에게나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다. 아직 3분 2 정도 밖에 진도를 나가지 못했지만, 굳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이유가 이것이다. 특히 투자은행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면 어떻게 딜소싱이 이루어지는지, 주선은행이란 어떤 의미인지, 협상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기기만의 世界에 대한 단상

내부 메모에서 공매도를 공격한 것이 클라이언트의 역린 逆鱗 을 건드린 것이었다면, 그들을 한층 더 분노하게 할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날 뉴욕 주 법무장관 쿠오모가 공매도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고, 그에 관한 성명서의 초안을 맥이 검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성명서가 그의 클라이언트를 분노하게 하고 일부를 떠나보낼 것이라는 것을 맥은 잘 알았지만, 그로서는 검찰을 이용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대마불사, 앤드루 로스 소킨 지음, 노 다니엘 옮김, 한울, 2010년, p664]

2008년 9월의 맨해튼, 인용문이 묘사하는 시점은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AIG는 정부의 소유가 된 상태에서 다음으로 몰락할 기업이 어디인지를 시장이 주시하고 있던 시점이다. 인용문에서의 맥은 바로 금융위기 당시 모건스탠리의 CEO였던 John J. Mack 이고 쿠오모는 뉴욕주 법무장관 Andrew Cuomo다. 맥은 리먼의 딕 펄드처럼 공매도가 회사의 몰락을 초래할 악의 세력이라고 간주했다. 그래서 그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 “우리 주가나 CDS가격이 비이성적인 근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배후로 공매도 세력을 지목했다.

주가하락의 배경으로 공매도 세력으로 지목하는 사고의 정서에는 ‘자사(自社) vs 공매도자’의 전선(戰線)을 형성함으로써 내외부를 단속하고 기업가치 하락을 방지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이때 자신의 회사를 표현하는 키워드는 펀더멘털, 이성, 피해자 등이고 공매도와 이에 부화뇌동하는 시장을 표현하는 키워드는 두려움, 비이성, 가해자 등이다. 이러한 정서가 진실이든 아니든 몰락하는 기업은 – 특히 경영진은 – 대개 이 정서를 자기최면에 가깝게 가지고 있어 실제로 몰락할만한 오류를 범했음에도 이를 부정하는 인지부조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1

어쨌든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는 맥이 악의 세력으로 지목한 공매도자, 즉 헤지펀드가 바로 그들의 고객이라는 점이다. 다른 투자은행처럼 모건스탠리도 프라임브로커리지가 주된 수입원 중 하나인데, 이 서비스는 높은 레버리지를 쓰는 헤지펀드에게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결제 수수료와 이자 등의 수익을 창출하는 서비스다. 헤지펀드의 뒷돈을 대줄 만큼 강고한 시장자유주의자들인 모건스탠리의 경영진이 이제 자신을 공격하는 헤지펀드를 비난하며, 심지어 뉴욕주 법무장관의 힘까지 빌리는 그 자기부정이 관전 포인트다.

이 한 에피소드뿐 아니라 당시의 허다한 에피소드가 그러한 자기부정과 자기기만의 역사였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행크 폴슨 재무부 장관은 순진한 시장자유주의자인 의원들로부터 “사회주의자”라는 욕을 먹어가며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은행 구제에 투입했고, 영악한 시장자유주의자들인 투자은행 경영진은 자신들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바로 모건스탠리처럼 기꺼이 정부의 도움을 요청한다. 다행히 정부와 시장 모두 서로 친한 시장자유주의자들로 채워져 있어서 도움은 신속했고,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 시장자유주의자들이 구현한 사회주의인 셈이다.

당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망했다면 자본주의는 궤멸상태에 이르렀을 것이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하였다고는 해도 그 둘은 미묘한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고, 그 상황에서 투자은행뿐 아니라 기업과 서민들도 신용붕괴로 인해 경제활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듯 자기기만이 전문인 세력이 지구경제의 신경망을 구성하는 현 상황에 염증을 느낀 미국 유권자들은 선악(善惡)을 자신의 입맛대로 구분하는 포퓰리스트에 표를 던졌다. 물론 그는 위의 문제점을 해결할 신경외과 의사가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

산업은행과 리먼과의 협상자리에서의 딕 펄드의 행동

민유성은 리먼 주식의 과반수를 살 의향이 있었다. 단, 조건은 리먼의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 자산을 따로 떼어 배드뱅크를 만듦으로써 리먼 본체, 즉 굿뱅크에 행하는 한국산업은행의 투자가 침해받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중략] 이때 펄드가 나서서 말머리를 잘랐다. “내가 볼 때 그쪽이 큰 실수를 하는 거예요.” 펄드가 민유성에게 말했다. “커다란 기회를 놓치는 거라고. 리먼의 부동산 자산에는 큰 가치가 있습니다.” [대마불사, 앤드루 로스 지음, 노 다니엘 옮김, 한울, 2010년, p363~364]

어쨌든 불발한 거래고 민유성이라는 개인 자체에 그리 신뢰가 가지 않지만, 인용한 이 부분을 보고 있자니 그래도 민유성을 포함한 산업은행 측이 나름 성의 있는 협상을 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의식 과잉의 딕 펄드는 이전 협약당사자였던 워런 버핏,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에 그랬듯이 주제 넘는 고압적인 자세로 리먼의 자산에 대해 착각에 가까운 자부심을 가지고 산업은행에게 무리한 조건을 요구했다. 이러한 태도는 시장의 관점과도 거리가 멀었을 뿐 아니라 다른 경영진 등 내부자의 관점과도 다른 것이었다.

가격협상이라는 것이 매도희망가와 매수희망가의 간극을 좁혀나가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관점이 다른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당시 리먼을 포함하여 많은 투자은행들이 가지고 있던 부동산 자산이라는 것이 여러 희한한 프로세스를 거친 증권화 상품이었다는 점에서 정확한 시장가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정황이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협상을 할 즈음은 이미 그 복잡한 증권화 상품의 민낯이 드러난 시기였다. 그럼에도 펄드는 저런 허풍을 떨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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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ld Resources Institute Staff – http://flickr.com/photos/wricontest/369118382/, CC BY 2.0, Link

매서운 외모만큼이나 투박한 성격으로 유명한 딕 펄드는 자신이 쌓아올린 제국인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져 내릴 즈음에는 거의 인지부조화에 가까울 정도의 심적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인용한 책에 보면 그가 이사회에게 당시 금융시장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초청한 라사드의 한 전문가가 부정적인 이야기를 이어가자 이 발언을 제지하고 나중에 “넌 해고야!”라고 했다고 한다. 산업은행과의 이 협상자리도 애초 리먼 측이 배드뱅크 설립을 전제로 협상하던 자리에 갑자기 나타나 저런 발언을 했다고 한다. 황당한 노릇이다.

사이코패스는 다른 이들보다 보상의 규칙은 재빨리 알아채고 이를 활용하는 반면, 처벌의 규칙에는 둔감하거나 그리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또 다른 연구기관은 이런 상황이 실제 뇌활동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연구하였는데,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집단은 쾌락과 행복감에 관련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사이코패스 성향이 약한 집단에 비해 4배 이상 배출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사이코패스는 타인이나 자기 자신이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가 오더라도 끝까지 보상을 추구하도록 뇌의 회로가 프로그램돼있다”고 분석했다.[당신 회사의 CEO는 사이코패스일까?]

해당 전문가가 아닌지라 사이코패스가 명확하게 병적 징후로 규정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유난히 그러한 성향이 강한 이들을 집단화할 수 있다면 딕 풀드는 당연히 사이코패스 성향의 집단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처벌의 규칙에 신경 쓰지 않고 끝까지 보상을 추구했다가 망한 인물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뿐만 아니라 당시 많은 투자은행의 임직원들은 이런 사이코패스적 인지부조화에 전염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유명한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란 문구가 회자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금융자본주의 혹은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에는 어느 정도 이런 사이코패스적인 매몰참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다른 직종에 비해 보수가 많지 않았던 금융시장이 세계화/증권화되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보수를 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금융업자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보상에 따른 쾌락을 더 중요시하기 시작했고,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LTCM 사태랄지 엔론 사태1,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난 금융위기가 있다. 한 사회의 뇌 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