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Harrison과 Monty Python

George Harrison: Living in the Material World 의 감상문을 적으면서 언급하지 않았던, 그러나 개인적으로 무척 놀랐던 에피소드 하나는 George와 Monty Python과의 관계다. Monty Python은 이 블로그에서도 몇 번 소개했던, 특히 스팸 에피소드로 유명한 영국의 코미디 집단이다. 지극히 영국적인 냉소를 담고 있는 이 코미디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그 집단의 걸출한 연기실력과 웃기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도 마다하지 않고 […]

최근에 본 영화들 단상

밀양 홍상수의 영화 속 등장인물은 영화에 나올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현실에서는 하지 않을 것 같은 행동을 하는 반면, 이창동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영화에 나올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영화 속에서 하지 않을 것 같은, 진짜 일상생활에서 할 것 같은 행동들을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박하사탕’, ‘시’에서도 느껴지는 그의 공력이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줄거리를 […]

“아버지를 위한 노래” 후기

영화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작품이다. 30년간 아버지를 만나지 않았고 자신의 노래 때문에 자살한 이들 때문에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은 흘러간 팝스타 셰이언이 아버지의 죽음에 즈음하여 그의 임종을 목격하고, 그가 생전에 집요하게 찾아 헤매던 한 나치 군인을 찾아 나선다는, 그럼으로써 결국 일종의 영혼의 치유를 받는다는 흔하고 상투적인 가족영화, 로드무비 스타일이다. 중간 […]

올해의 발견

인간이 시간의 흐름을 특정한 방식으로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특히 지구의 공전 1회를 1년이라는 용어로 칭한 후부터 인간들은 그 주기의 끝 무렵에 묘한 상념에 빠져들곤 한다. ‘올 한해를 잘 마무리하자’는 다짐을 한달지, 아쉬웠던 부분을 후회한달지,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김한달지… 이 글도 그러한 “인간적인” 습성의 일환으로 올 한해 어리석은 나의 뇌리를 스쳐지나간 각종 좋은 것들에 대한 회고형식의 글이랄 […]

‘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 리뷰

사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라는 두 걸출한 이야기꾼이 에르제 원작의 ‘땡땡의 모험’을 영화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 반 우려 반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두 거장의 그 동안의 영화 만드는 솜씨로 보면 ‘땡땡의 모험’을 영화화하는데 있어 가장 적임자이긴 하지만(특히 피터 잭슨), 유럽대륙 내에서야 – 특히 불어권 – 국민적 캐릭터에 가까울 정도로 숭앙받는 존재인, 이 유럽적인 […]

‘창작의 고통’에 대한 단상

개인적으로 한때 소설이랍시고 끼적거리기도 하고 이 블로그에 이런 저런 글을 쓰는 것을 창작이라고 쳐준다면야, 나도 일종의 창작활동을 하는 셈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재능이 없기 때문이지만, 그 이유 말고도 또 하나 하찮은 이유를 하나 대자면 창작의 고통에 대한 공포감도 있었을 것이다. 앉은 자리에서 즉흥곡을 척척 연주해대던 모짜르트같은 희대의 천재가 […]

Debtocracy

두 그리스 저널리스트 Katerina Kitidi와 Aris Hatzistefanou가 만든 온라인 영화 Debtocracy를 소개한다. 온라인 기부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Creative Commons 라이센스를 통해 배포되고 있는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자본주의의 발달과 1970년대 중반부터 심화된 저성장, 그리고 이로 인해 비대해진 금융 시스템이 불러온 위기의 오늘을 설명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또한 그리스의 산더미 같은 부채를 해결하고 인민의 삶을 개선하는 […]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感想文

예술, 그 중에서도 미술이란 과연 무엇일까? 어떤 재능이 미술을 미술답게 하고 우리에게 예술적 쾌감을 안겨주는가? 이러한 질문은, 예를 들면 마르셀 뒤쌍의 작품 ‘샘(Fountain)’을 대할 때 더욱 대답하기 난감해진다.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볼 때에는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이던 것이 ‘샘’과 같은 현대의 추상예술에 접어들면 흐릿해지는 것이다.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는 이런 현대미술의 모호함을 고발한 책이기도 하다. […]

금융위기에 관한 다큐멘터리 Inside Job 短評

2008년의 금융위기는 내가 여태 살아오는 동안에 겪었던 중 가장 큰 경제위기라 할 것이다. 물론 한국에는 그 이전에 외환위기라는 심각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2008년의 경우는 전 세계가 함께 지독한 몸살을 앓은 때였다. 덕분에 이 블로그도 그와 관련한 글을 올리느라 안 돌아가는 머리를 많이 굴리기도 했던 때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그 사태의 원인은 무엇이며, […]

거세당한 노동자는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Soul is the rhythm of sex. and it’s the rhythm of the factory too. The working man’s rhythm. Sex and the factory.” 더블린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는 음악영화 The Commitments의 대사다. 공장노동자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밴드에게 매니저 Jimmy가 소울 음악의 의미를 설명하는 장면인데, 노동, 섹스, 그리고 음악을 서로 연결시켜 이것들이 리듬이라는 공통요소로 묶인다는 논리가 인상적이다. 규칙적인 기계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