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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이스의 LIBOR 조작 사건에 관한 비디오 하나

영국의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LIBOR 조작 사건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LIBOR는 런던은행간제시금리(London Interbank Offered Rate)의 약자로 은행간 차입비용을 산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LIBOR는 영국은행연합회(BBA)가 매일 주요 은행 간 차입금리 수집해 최고 및 최저 금리 일부를 제외해 평균치를 산정해서 고시하고 있다.(우리의 CD금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고시하고 있다.)

LIBOR는 전 세계적으로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매우 심각한 의미를 가진다. BBC는 심지어 자본주의 작동방식의 근본적 회의를 불러일으키는 사건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금융이라는 체제의 기저에 자리한 업태의 근본원리에 관한 문제여서 단순한 엄살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비디오를 소개하고, 시간될 때 이 사건의 의미를 되짚어보도록 하겠다.

12분 28초 부분 보시면 포복절도할 일이 발생함. 멋진 분이시네. ㅋㅋㅋㅋㅋ

No surprise then that lots of people are asking if this and other scandals suggests that there is something fundamentally wrong with the way capitalism is working.[Remedies for capitalism’s malaise]

비디오 보기

Morrissey 공연 후기 간단하게…


출처 : @Kihang
 

처음 The Smiths의 존재를 안 것은 198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들의 존재를 거의 최초로 알린 이로 기억하는 복X주 씨의 글을 어느 음악잡지에서 본 것이 처음이었다.(그 분도 어제 공연에 왔을까?) 글도 글이지만 멤버 네 명이서 반코트를 챙겨 입은 모습이 여느 메탈밴드는 물론이고 비슷한 음악을 하는 인디/뉴웨이브 계열과도 다른 분위기를 풍겨 인상적이었다.

그 뒤 외국에서 어렵사리 그들의 앨범을 구한 것이 라이브 앨범인 Rank. 그때가 1986년 아니면 87년으로 기억하는데 그들이 해산한 것이 1987년이었으니 시기적으로는 조금 늦게 그들의 음악을 접한 셈이다. 어쨌든 그 이후로 The Smiths의 음악은 나의 짧고 얇은 음악 듣기의 역사에 한 귀퉁이를 차지하였다. 정규앨범은 물론 국내 라이선스로 나오진 않았지만 90년대엔 수입CD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 확인해보니 Rank의 발매년도는 1988년. 내가 그 앨범을 얻었을 때는 이미 해산하였다.

Morrissey의 솔로 활동은 유명한 밴드 출신의 솔로 커리어 중에서도 상당히 성공적이었던 듯하다. The Smiths 나긋나긋한 음악이 약간 하드코어적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서 팬들의 팬덤도 여전했다. 차트에 오르는 곡은 거의 없었던 것 같지만 팬들이나 모리씨나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Your Arsenal을 가장 좋아했다. The Smiths와 모리씨 사운드가 가장 화학적으로 잘 결합했다는 생각이 든다.

2012-05-06 033
기념품을 팔던 부쓰

어제의 공연은 그러니까 햇수로 따지면 그들을 안지 27년쯤 되어서야 과거의 프론트맨을 겨우 볼 수 있었던 공연이었던 셈이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목소리의 상태를 유지하고 어느 정도 상업적 인기를 유지하여 마침내 동북아 먼 곳 서울에까지 공연을 와준 것이 고마울 따름이었다.(그 역시도 자신의 커리어에서 코리아에 오게 될지 몰랐다는 취지의 말을 공연 중에 한 것으로 기억난다. 몰랐겠지.)

공연장은 예상했던 바, 관객의 적어도 1/3이상이 외국인이었다. 동행한 이에게 말했지만 외국인들이 한국에 이렇게 많아지지 않았더라면 모리씨의 공연은 더 지연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인 관객들도 예상보다 많았던지라 크지 않은 공연장이었지만 적어도 중년의 성긴 머리처럼 객석이 비지 않아 보일 정도의 밀도는 됐다. 게다가 스탠딩 앞의 반응은 손 한번 잡아달라는 애타는 팬심까지 연출하였다.

그 덕분인지 공연은 나름 탄력을 받아 탄탄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모리씨의 음색은 깔끔했고 셋리스트는 – 다른 나라에서의 셋리스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 적당한 강약을 유지하며 흐름을 탈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The Smiths 시절 곡이 네 곡 소개되었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모리씨는 Meat Is Murder와 I Know It’s Over를 불렀고, 사실 이 두 곡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퍼포먼스는 Let Me Kiss You에서 연출되었다. 신체적으로 열등한 한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눈을 감고 네가 신체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연상하면서 내가 키스하게 해달라’는 예의 모리씨스러운 가사의 곡인데, ‘눈을 뜨면 네가 신체적으로 경멸하는 누군가를 볼 것이다’라는 가사 부분에서 모리씨가 웃통을 벗어젖히고 셔츠를 관객석으로 던져 버린 것이다. 덕분에 그곳은 난투장으로 돌변. 🙂

첫 곡으로 소개되지 않았던 Firs Of The Gang To Die는 예상대로 앵콜에서 등장했다. 기분상의 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사운드가 왠지 헤비하지 않아서 곡 자체는 앵콜곡에 어울렸지만 왠지 대미를 장식하기에는 부족한 공허함이 있었다. 게다가 앵콜곡은 단 한 곡.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1시간 20분에 불과한 공연에 앵콜이 한 곡 밖이었니 27년을 기다린 보상심리를 채우기는 조금은 부족했다.

다시 오라 모리씨. 두 번 와라!

英國의 구원투수로 나서려는 中國의 노림수

지난달 말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러우지웨이(樓繼偉) 회장이 영국 등 선진국의 사회간접자본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유럽각국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러우 회장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를 통해 “중국의 기업과 투자자는 기존에는 해외 SOC프로젝트에 단순 하청업체로 참여해왔으나 이제는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에 관심있다”[중략] 고 밝혔다.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유럽으로서는 중국이 막대한 보유 외환으로 직접 국채매입을 해주면 좋겠지만 대규모 SOC 투자도 저성장 위기를 넘어 경기부양의 불씨를 지피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전세계 돈줄, 차이나 머니 어디서?]

중국이 – 또는 중동 등지의 국부펀드가 – 다른 나라의 인프라 시설의 매입에 욕심을 낸 것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중국의 보유외환 중 4,100억 달러(462조원)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CIC의 경우, 이미 제3세계의 인프라 시설, 광산, 유전 등 실물자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70% 정도가 美국채를 포함한 달러 자산에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국채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에만 투자하기에는 수익률 측면이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이나 중동 등의 국부펀드가 인용문과 같이 서구의 인프라 시설을 매입하려 하는 경우는 제3세계의 그것과는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 경우는 단순히 자산거래를 통한 경제성의 문제만이 아닌 보다 복잡한 이슈들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05년 10월 두바이의 국영항만회사가 미국의 항구들을 매입하려 했다가 좌절한 사례가 있다. 당시 이 사안은 내셔널리즘적 이슈, 안보 이슈, 반독점 이슈 등 복잡한 양상을 띠며 진행되었다가 결국 두바이 회사 DP World의 항구매입이 좌절된 경우다.

2005년 10월 중순, DP World는 영국기업 P&O의 인수가 가능하도록 법적제한을 제거하기 위해 미합중국외국인투자위원회(the 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 ; CFIUS) 에 접근한다. CFIUS는 반독점이나 국가안보 이슈를 야기할 외국기업과의 계약에서 대한 판단을 내리는 여러 기관을 포함하는 연방 패널이다. 곧 이어, DPW는 P&O의 인수 조건을 협의하기 시작한다. [중략] 2005년 12월 해안경비정보국(Coast Guard intelligence) 관리가 한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정보차이로 인해 위험들을 분석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언급과 함께, 두바이 회사가 미국의 항구운영을 관리하는 것에 중요한 안보 이슈의 가능성을 제기하였다.[Dubai Ports World controversy]

두바이 기업이 영국기업을 인수하는 것과 항구운영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DPW가 인수하려던 P&O는 항구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였고 당시 미국 내의 항구 여러 개를 운영 중에 있었다. 따라서 DPW의 P&O 인수는 곧 DPW의 미국 항구운영권 인수를 의미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는 미국정부의 신뢰의 문제를 들어 해당 계약을 인정하려 했지만 의회에서는 초당적인 협력 하에 압도적인 지지로 해당 계약을 저지시킨다. 결국 DPW는 미국 내의 항구운영권을 미국기업 AIG에 넘기게 된다.

이 사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美당국과 정치인들이 영국기업이 항구를 운영을 할 때에는 제기하지 않던 안보 이슈를 두바이기업으로 주체가 바뀌자 제기하였다는 점이다. 단순히 인프라의 민영화에 대한 이슈 제기 이상의 내셔널리즘적 안보 노이로제가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와 똑같은 정서가 중국에 대해서도 현재도 여전히 남아있다. 로이터의 한 칼럼니스트는 오바마가 중국의 인프라 투자를 환영한다는 발언에 대해 바로 DPW의 사례를 들며, 중국이 사야할 것은 직접소유권이 아니라 채권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서는 영국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지난 세기 많은 나라를 식민지로 거느렸던 대영제국이 한때의 영광을 뒤로 하고 채무국으로 전락한 현 상황에서조차, 중국 돈이 들어와 자신들의 영토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은 자존심상할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존심을 감추게 하는 것은 다급한 재정상태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영국의 민간투자사업인 PFI으로의 지출을 절감할 새로운 사업방식을 주문한 바 있고, 그럼에도 각종 민간투자 – 중국을 포함한 –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스본 씨와 재무부 관리들은 새로운 도로, 철도, 브로드밴드, 에너지 프로젝트들의 자금조달을 위한 원천으로써 중국의 추가적인 투자를 오랫동안 추구하여왔다. 영국 관리들은 제안된 런던에서 영국 북부까지의 고속철도에 중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China boost for Osborne growth plans]

중국, 또는 중동의 국부펀드들이 선진국 인프라 시설투자에 나서고자 하는 이유는 어쩌면 선진국이 이들의 투자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의 반대편, 즉 선진국의 자산을 자신들이 보유한다는 자긍심도 있을 것이다. 물론 보다 중요하게 포트폴리오를 전통적인 투자가 아닌 일종의 대안투자와 적정비율로 구성할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특히 중국이 유럽의 경제위기의 구원투수로 나서는 한 방법으로의 자산매입은 서구의 이전까지의 부정적인 정서를 무마시키면서 안정적인 대안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요컨대 우리가 흔히 “민영화”라고 부르는, 인프라 혹은 국영기업의 증권화는 민간 기업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각국의 국영기업이나 국부펀드들 역시 다른 나라에서는 이른바 독립적인 공급자(independent provider)로써 민간기업과 똑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A국으로의 투자에 나선 B국의 국부펀드가 해당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 A국의 안보나 국부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국익”이 감소할 개연성이 있지만, 반대로 B국의 경제적 실익의 “국익”이 상승할 개연성이 늘어나는 것이다. 복잡한 세상이다.

민간투자사업의 종주국 영국이 처한 딜레마

하원재무위원회에서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는 통상적인 PFI(영국식 민간투자사업 : 역자주)의 자본비용은 8%로, 4% 가량인 국채(gilts) 수익률의 갑절에 해당한다. 위원회는 납세자가 민간투자사업의 부채 10억 파운드를 갚는 것은 정부의 직접차입의 17억 파운드를 갚는 것만큼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오스본(Osborne) 씨(영국 재무장관 : 역자주)는 그런 의미에서 “민간에 의지하면서도, 납세자에게 더 값싼, 그리고 더 양질의 공공서비스의 가치를 가지는 새로운 모델”을 원한다고 발언했다. 이 모델은 PFI보다 더 싸야하고, 더 광범위한 조달원에 접근해야 하고, 민간과 공공부문 사이의 위험을 더 효율적으로 분배하여야 한다.

[중략]

나의 원래 의문으로 돌아가 보자. ; 왜 그냥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하지 않는가? 이건 – 많은 이들이 PFI가 그렇다고 믿는 것처럼 – 정부의 대차대조표에서 부채를 제외시키고자 하는 것밖에 없는가?

KPMG의 인프라분야 헤드인 리차드 드렐폴(Richard Threlfall)은 내게 정부가 신용등급을 보호하기로 결정하면서 더 많은 자금조달에 민간부문을 이용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정긴축과 성장을 위해 경제에 더 많은 돈을 투입하고자 하는 바람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한 대안이 이런 방식으로 민간자본을 조달하는 것이지요.” 그의 말이다.[How Monday’s infrastructure plan is attempt to raise money off balance sheet]

보수당 메이저 정부에서 시작된 PFI는 그 다음 집권당이었던 노동당 치하에서도 여전히 지속되었지만(메이저 정부 당시 매서운 비판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사업에 대한 정부지급분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현 정부 들어서는 급기야 더 이상 현재와 같은 모델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인용문에 나와 있다시피 재정긴축과 경기부양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서 단순히 더 이상 PFI를 수행하지 않겠다는 강경노선은 애초에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이에 오스본 재무장관은 “민간자금에 의한 양질의 값싼 서비스”(역시 잡기 어려운 두 마리의 토끼)를 제공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이 새 모델 중 하나의 옵션이 각종 연기금 펀드들의 참여다. 연기금은 통상 조달금리가 시중은행보다 싸서 목표수익률이 낮다는 것이 통설인바, 연기금이 더 낮은 수익률에도 참여할 것이라는 가설이 주요근거일 것이다. 문제는 현재와 같이 민간이 PFI의 수요위험을 부담하는 상황은 고정수익률을 선호하는 연기금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그래서 칼럼의 필자가 제시하는 대안 하나는 연기금들의 구미에 맞게 고정금리 수익률을 제공하자는 – 대신 수익률은 변동보다 낮은 – 것이다. 정부가 직접 조달하는 채권 gilts가 고정금리 방식인 바, PFI를 고정수익률로 지급한다면 PFI는 건설 및 운영기간에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기회비용 등 각종 프리미엄을 감안한 대안적 채권이 되는 셈이다. 칼럼에서도 발전소와 같은 프로젝트에서 이런 지급방식이 도입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고, 국내에도 BTL사업방식은 이러한 고정수익률 지급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여하튼 이 칼럼을 읽으면 현재 자본주의 정부가 처한 위기를 잘 알 수 있다.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나 미래성장 및 복지를 위해 정부지출을 확대해야 하나, 재정여력은 말라가고 있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위협을 받고 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대안이 민간투자사업이다. 이것이 다행히 더 많은 사회적 효용을 불러와 정부의 지불여력이 증가하면 다행이지만, 잘못된 투자로 귀결된다면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재앙인 상황이 될 것이다. 더구나 그 투자자가 연기금이라면 납세자는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는 셈이다.

“보수당이 보건 시스템을 해체하고 민영화하려 하고 있다!”

Boy George를 아는 분이 있으신지? 80년대 팝시장에 Culture Club이란 영국 밴드가 있었다. New Romantics라는 장르의 음악이 사랑받던 당시 Culture Club은 꽃미남 영국 밴드 Duran Duran과 10대의 인기를 양분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밴드의 리더 Boy George 였는데, 그는 예쁘장한 여장남자였다.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이 우리보다는 너그러운 서구에서조차 그의 모습은 이색적이었을 테고, 그들은 오히려 그런 사실을 자신들의 뮤직비디오에서 한 소재로 활용한다.

서두가 길었는데 어쨌든 세월이 흘러 Culture Club은 해체되었고(Duran Duran은 여전히 오리지널 멤버 대부분이 잔류한 채 음악생활을 하고 있다), Boy George는 한때 마약중독자의 삶을 살다가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이며 현재는 DJ로 활동 중이라 한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트위터에서 스스로 프로필에 적어놓은 사실이다. 트위터에서 Boy George는 게이 특유의 끼를 떨며 재기발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 그를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그가 올린 한 흥미로운 tweet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민간 기업이 이제 NHS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보수당이 보건 시스템을 해체하고 민영화하려 하고 있다! 주의할 것!

영국의 국가보건시스템(NHS : National Healthcare System)은 국가가 국민의 보건을 책임져준다는 영국식 복지의 상징이다. 하지만 Boy George가 말하고 있다시피 이 시스템의 일부는 – 시스템 전부가 아니고 – 메이저 총리 하의 보수당 정권 하에서 민영화되었다. 즉, 병원의 신설 및 운영관리가 시장에 넘겨진 것이다. Boy George의 트윗이 의미하는 바는 아마도 이렇게 부분적으로 민영화된 NHS를 보수당이 통째로 민영화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을 경고하려는 의미로 여겨진다.

일단, 어릴 적 즐겨듣던 노래를 불렀던 가수가 이렇게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느 정도 머리가 자란 내가 그것을 실시간으로 접하게 될 수 있는 상황이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지난번 Jane Fonda의 경우처럼). 원래 서구의 뮤지션들은 – 특히 영국 – 정치적 입장을 선명히 하는 이들이 꽤 돼서 – Paul Weller 나 Jimmy Somerville 등 –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이 형님(아님 누님?) 그간 약간은 낯간지러운 tweet 전문이어서 더욱 신선한 감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다시 NHS로 돌아가 보자. NHS의 병원을 민영화하는 방식을 영국에선 “민간금융주도(PFI : Private Finance Intiative)”라고 칭한다. 국내에서 “민간투자사업”이라 칭하는 방식과 거의 유사하다. 민간사업자는 병원시설을 짓고 의료서비스를 제외한 일반관리 서비스 등을 담당하며 정부로부터 이에 대한 대가를 수취한다. 이는 당연히 민영화(privatization)의 원조 보수당 하에서 시작했지만, 역설적이게 민영화의 속도는 노동당 정부에서 더욱 가속화된다.

메이저 정부 하에 시작된 이래, PFI는 영국에서 거의 20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PFI를 비판하던 1997년~2010년의 노동당 정부 하에서조차, 지난 5월 선거까지 연립정부는 이미 거의 70여개의 새로운 PFI 계약을 체결했다.
Begun under the Major government, PFI is close to two decades old in the UK, and, despite criticising PFI under the 1997-2010 Labour government, the Coalition has already signed nearly 70 new PFI deals since last May’s election.[PFI ‘privatising the profit; nationalising the debt’ – Margaret Hodge]

이것이 Boy George가 부분적으로 놓치고 있는 부분인데, – 물론 그것을 담아낼 정도의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트위터가 아니니 그의 잘못은 전혀 아니지만 – 자본주의 양당체제 하에서 좌우구분은 정책의 큰 흐름에선 별 차이가 없다는 – 오히려 자유주의적 정부는 그걸 가속화하는 – 사실을 알아야 한다. NHS도 기존 분배 시스템을 상수로 보는 상황에서의 복지이므로 재정위기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고, 대안으로써의 민영화는 특정 정당이 집권한다고 뒤집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란 것이다.

그럼에도 영국에서는 지금 PFI로 인한 부채부담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다. 영국은 현재 대략 800개 정도의 사업이 PFI 계약 하에 진행 중이고 자산 가치는 640억 파운드에 달한다. 이는 엄밀하게 정부가 부외금융(off-balance financing)을 통해 조달한 (정부가 인정하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리는) 부채다. 결국 그 부담이 앞으로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George Osborne 영국 재무장관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외상으로 잡아먹은 소가 목에 걸린 것이다.

공공조달이 빡빡할 때에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구상된 PFI 투자는 부외금융이었다.
Envisaged as way to invest in infrastructure when public finances are tight – PFI investment used to be ‘off’ balance sheet.[PFI ‘privatising the profit; nationalising the debt’ – Margaret Hodge]

이런 상황이라면 가뜩이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영국 정부로서는 향후 추가적인 PFI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재로서는 새 모델이라는 것이 정부의 부담을 줄이는 것일 테니 민간에게는 별 유인책이 없을, 그래서 대안이 되지 못할 가능성도 많다. 그래서 오히려 Boy George의 걱정처럼 NHS를 통째로 민영화하여 이를 통한 재정여력을 돌파구로 삼을 수도 있다. 이는 극우적인 해결책이 될 테고, 결국 변혁적인 대안이 없는 한에는 이에 대한 유혹을 수시로 느낄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일까? 우리에게도 영국의 사례가 남의 일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소위 BTO사업으로 불리는 사업들 경우 – 대표적으로 도로 – 향후 정부의 수입보전 부분이 계속 논란이 될 것이며, 이는 영국의 경우와 유사하다. 학교, 하수관거 등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BTL의 경우 국가(지자체 포함)의 재정 부담이 향후 2035년까지 42조원 정도 된다. 전체 재정여력에 비해서는 큰 부담을 아닌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부분에 있어서는 영국의 사정보다는 양호한 편이다.

민영화 방식은 그간 공공서비스의 시장화로 인한 서비스의 질 저하, 사익추구 등의 비판을 받아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방식이 재정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국가가 취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의 공급대안으로 발명한,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환경오염과 사고의 불가피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차를 생산하고 끌고 다니는 것과 유사한 이치다. 결국 근본적 대안이 아니라면, 우선 민영화를 국채처럼 국가부채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걸음이다.

금융거래세가 가지는 경제적/정치적 의미

11월 8일 EU 27개국 경제재무장관회의에서 금융거래세(FTT : Financial Transaction Tax) 도입과 관련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나 독일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적극 추진 세력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비(非)유로존 간 상반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최종 합의 도달에 실패함. EU 집행위원회는 금융거래세 도입 시 초단타매매 등 금융시장 불안과 투기 증폭 행위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유로존 재정위기에 책임이 있는 금융업계 및 투자자들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이 되며, 시장에 큰 부담 없이 연간 570억 유로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함. 그러나 영국 재무장관은 금융거래세 도입 취지에는 찬성하나 유럽이 먼저 도입할 경우 금융투자자들이 미국 또는 홍콩 등으로 이전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함.[EU, 금융거래세 도입 합의 불발, 보험연구원, 2011년 11월 10일]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EU에서 논의된 금융거래세는 인용문에서도 설명하듯이 1)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권에 대한 징벌적 성격과 2)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재정위기를 해소하려는 실용적 목적을 가지고 제안된 세금이다. 환율의 변동을 이용하여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에서 발생하는 자금 시장의 문제를 줄이자고 제임스 토빈이 제안한 토빈세와는 달리, 주식∙채권∙외환 등의 금융상품 거래 일반에 부과하는 세금의 개념이다.

이제 금융거래의 세계화는 세계경제에 좋든 나쁘든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를 부정하는 정부는 찾기 힘들다. 금융거래 중 외환거래량을 예로 들어보자. 국제결제은행(BIS)은 3년마다 1일 외환시장의 거래량을 집계하는데, 2010년에는 규모가 4조 달러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럼 전 세계의 상품 수출입 거래량은 얼마나 될까? WTO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연간 약 30조 달러다. 8일간의 외환거래량이면 상품의 연간 거래량을 압도한다.

따라서 금융거래에 대한 적절한 통제는 세계경제의 안정성 차원에서 중요하다. 문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라진다는 점인데, EU 내에서는 독일, 프랑스 진영과 영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다르다. 영국은 독일이나 프랑스보다 경제 규모는 작지만, 금융은 강하다. BIS에 따르면 세계 외환거래 중 36.7%가 영국에서 일어나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빈번하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외환 거래는 각각 2.1%, 3.0%에 불과하다.

일국 차원에서의 금융거래세 도입은 여러 사례가 있다. 브라질은 1993년에 은행 거래활동에 과세하는 ‘은행거래세’를 도입하여, 비교적 성공적인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스웨덴은 1984년 금융거래세를 도입한 이후 금융거래가 대거 국외로 빠져나가는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이는 각국의 경제성장 및 투자매력도 등에 따른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국 차원의 과세는 결국 수많은 변수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결국 금융거래세의 성공여부는 개연성이 매우 높은 풍선효과를 극복하고 금융거래를 자국의 테두리 안에 묶어둘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인데, 결국 세금을 내고서라도 해당 국가에서 계속 거래를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금융 인프라의 성숙도, 높은 경제성장으로 인한 자금수요 등)가 존재하는가 하는 등의 변수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일국 차원의 과세는 경제지형의 변경에 따라 그 효과가 바라질 수 있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결국 빛의 속도로 진행되는 금융거래를 통제하는 근본적인 대안은 전 세계적인 규모의 일률적인 과세다. 이 방법에 대해서 티모시 가이스너 美재무장관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는 전 세계 거의 대부분의 국가가 과세를 하더라도 케이맨 군도와 같은 단 하나의 조세피난처만 과세하지 않아도 그쪽으로 거래가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그의 반대는 이익집단의 로비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사태를 정확히 바라보고 있기는 하다.

개인적으로 금융거래세 과세의 성공여부는 향후 세계경제의 안정화에 있어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은 초국적으로 변해가고, 금융거래는 거대화되는 상황임에도 이를 통제할 행정력이 일국 단위에서 국한된다는 상황은 – 협력체를 구성한다 할지라도 – 정상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FTA 등으로 가속화되는 자본의 세계화는 결국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공동의 이해관계 아래서 촘촘히 대응하지 않으면 풍선효과만 불러올 뿐일 것이다.

“David Cameron씨 내 노래 좋아하지 마~!”

현재 영국 수상 직을 맡고 있는 David Cameron은 여러모로 전통적인 영국 보수당의 이미지와는 다른 사람이다. 젊고 잘 생긴 외모에 대다수 보수들과는 달리 NHS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노회한 보수의 이미지보다는 오히려 리버럴한 이미지가 더 풍긴다.(물론 그래봤자 토리~지만) 한편 그의 리버럴한 이미지를 보다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가 80년대의 전설적인 브리티시 뉴웨이브 밴드 Ths Smiths팬이라는 사실을 공언하고 다닌다는 점이다.

“보수당 당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모리시는 ‘누가 내 비참함을 알까’라구 생각하겠죠. 유감스럽게도 저는 짱팬이에요. 미안해요. (I’m sure that when Morrissey finds that he’s getting endorsement from the leader of Conservative Party, he will think ‘Heaven knows I’m miserable now’. I’m a big fan, I’m afraid. Sorry about that.)”[Morrissey와의 토크쇼 중에서]

왜 이 사실이 리버럴한 이미지인가 하는 것은, 비록 The Smiths가 드러내놓고 정치적 슬로건을 표방하지는 않았지만 꽤나 반골기질이 강한 곡들을 많이 발표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러하다. 일단 그들의 대표적인 앨범의 제목은 The Queen is Dead다. 이외에도 Heaven Knows I’m Miserable Now, Panic, There’s No Light That Never Goes Out과 같은 곡의 가사를 보면 그들이 보수정치와 신자유주의에 절망하고 ‘분노하고 있는 영국의 젊은 세대’를 대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그룹의 프론트맨은 각각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 Morrissey와 Johnny Marr다. 이들은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Johnny Marr의 경우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David Cameron의 애정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Johnny Marr는 작년 12월 2일 트윗을 통해 “우리 노래를 좋아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Morrissey는 지지의 뜻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급기야 David Cameron은 의회에서 The Smiths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추궁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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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miths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대한 의회에서의 추궁 장면

우리로서는 이 정도의 일을 가지고 장난스럽게 구는 그들의 모습이 오히려 부럽기까지 하다.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윤도현을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그가 트위터에서 “내 노래 좋아하지 마”라고 트윗을 했다면 영국보다 훨씬 살벌한 전개가 펼쳐졌을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다. 영국이 이렇게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펼칠 수 있는 풍토가 되는 것은, 정치적으로 직설적인 대중문화 풍토덕분이다. 대중문화의 이렇듯 솔직한 정치참여는 순수를 가장한 현실외면보다 훨씬 더 건강한 풍토인 것이다.

한편, 우리 너그러우신 Johnny Marr 님께서는 자신이 너무 몰인정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지난 2월 17일 트윗을 통해 David Cameron이 그들의 노래를 좋아해도 된다고 윤허하셨다. 문제는 단서조건이 I Started Something I Couldn’t Finish라는 단 한곡을 2주일동안만 좋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Johnny Marr가 노래제목을 통해 또 한번 David Cameron을 조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수당이 진행하고 있는 개혁은 결국 끝낼 수 없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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