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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파이낸스를 활용한 근린황폐화 정책

근래에 도로, 항만, 발전소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이나 심지어는 상업시설에 이르기까지  대규모의 시설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에는 예외 없이 프로젝트파이낸스라는 금융조달 기법이 적용된다. 이는 프로젝트파이낸스가 시설수요자의 소요자금 부족, 자금공급자의 장기수익사업의 추구, 건설업체의 수주전략, 사업성에 대한 다양한 주체의 사전검증 등의 이해관계가 일반적인 기업금융(corporate finance)보다 상대적으로 더 조화롭게 융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더욱이 그러하다.

거의 예외 없이 국책은행인 각 나라의 수출입은행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프로젝트파이낸스를 선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각국의 수출을 통한 국부창출이라는 목적이 정책금융과 결합되었을 경우 더 손쉽게 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의 A업체가 B국에 발전소 프로젝트를 민간투자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선정되었을 경우, A업체는 시설의 건설이외에도 자금조달을 책임지고 있기에 먼저 한국수출입은행을 찾아간다. 해당 은행은 국책은행이어서 신용도가 높기에 그곳의 금융조건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 음푸말랑가라라는 지역에 최근 이러한 금융기법을 도입한 발전소 사업이 계획 중이다. 이 발전소는 석탄을 연료로 하여 4,800메가와트를 생산할 “쿠사일(Kusile) 석탄 화력발전소”인데, 환경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에 시민사회 등으로부터 강한 반대에 직면해있다. 문제는 이 발전소의 자금을 미국의 수출입은행이 대줄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진영은 이에 해당 발전소가 온실가스 오염을 촉발할 것이라며 수출입은행이 자금을 공급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업은 남아프리카의 국영발전회사인 에스콤(Eskom)의 주도 하에 진행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자금 대출과 보증에도 불과하고 2008년 착공한 이 사업에서 현재까지 확보된 자금은 전체 소요자금 190억 달러 중에서 11% 에 불과하다. 해당 시기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도래한 시기였고, 국제적인 금융시장임에도 이 정도의 자금이 단기간 내에 쉽게 소화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에스콤의 입장에서는 미국 수출입 은행의 자금 대출 결정이 사업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다.

문제는 사업내용에서 이미 “해당 국가는 저탄소 성장계획을 수립하여야 하고 해당 사업은 해당 계획의 결과와 목적에 부합하여야 한다.”라는 수출입 은행의 <고도 탄소 인센티브 프로젝트파이낸싱 정책>을 침해할 개연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예상키로 이 사업이 완결되면 남아프리카의 온실가스 배출을 거의 10% 증가시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플랜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경우 해당 사업은 남아프리카의 통합자원계획에서 허용할 온실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해버린다.

이미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미국 청정에너지와 보호에 관한 법률>을 만들고 있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온실가스를 증가시킬 사업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모순된 일이 될 것이다. 또한 해당 사업은 이른바 적도원칙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적도원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이 환경파괴를 일으키거나 지역주민 또는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회사들의 자발적 행동협약”인데 비록 현재 그러한 취지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하여도 역시 존재의의가 있는 원칙이다.

미국 수출입은행이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금 대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자국의 수출증대 때문이다. 미국 수출입은행이 직접 대출 또는 보증을 해줄 경우 말할 것도 없이 해당 시설을 미국의 건설업체가 수주하게끔 하려는 것이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의 수출입은행의 설립목적이기도 하다. 문제는 과연 이런 목표가 다른 나라에 피해를 입혀가면서까지 해야 하는 것인데, 사실 여태의 역사는 ‘경제저격수의 고백’에 드러난바 오히려 그것을 적극적으로 조장했던 역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본주의 하에서의 모든 금융 –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스 – 자체가 본질적으로 강대국 이기주의와 계급차별적인 논리가 내재되어 있다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건설설비가 가치중립적인 것처럼 금융 역시 가치중립적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사회조화를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이 미약하나마 미국 수출입은행의 저탄소 사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적도원칙 등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목적 원칙을 침해하는 것은 역시 본질적으로 중상주의적일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경제논리일 것이다.

“월스트리트에 대한 구제금융이 만족스럽지 않기나 한 것처럼 이제 미국정부는 외국기관의 실패와 관리미숙을 구제금융하려 하고 있군요.” ‘평화로운 환경(Pacific Environment)’의 정책감독인 Doug Norlen의 말이다. 이미 막대한 적자를 쌓고 있는 에스콤에겐 이 사업의 성사여부가 중요하긴 하지만 역시 수출입은행의 본뜻은 해당기관의 구제금융이 아닌, 금융위기를 거치며 더욱 강화되고 있는 수출 드라이브 때문이다. 오바마 정부의 국가수출구상(National Export Initiative)은 그 가장 최근 버전이다.

향후 5년간 수출 2배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정책은 미국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펴리라는 것을 짐작케 하는 정책이다. 이미 ‘양적완화’라는 이름을 붙인 통화증발을 위해 수억 달러에 이르는 통화를 찍어냈다. 이 돈은 전 세계 신흥시장에 파고들어 해당통화의 절상, 궁극적으로 달러의 평가절하를 초래하리라는 것이 미국정부의 심산이다. 그리고 이런 역전된 환율은 수출경쟁력의 강화를 의미한다. 미국 수출입은행은 그 값싼 통화를 외국 발전소 시설에 빌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탐욕스러운 정책목표로 인해 미국 수출입 은행에서는 이 사업 이전에 이미 한번 대출이 거절되었던 4천 메가와트 규모의 인도의 사산 석탄 화력발전소가 최근 다시 승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해당 시설은 연간 2600만 내지는 2700만 톤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oug Norlen은 이에 대해 “은행의 이사회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공공 자금을 화석연료 폭식에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과연 남아프리카에서 이같은 상황이 재연될까? 요즘 G20이 만병통치약 같은데 이런 문제도 해결해줄까?

부동산PF 단상

‘부동산PF’는 이를테면 ‘부동산 개발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스(Project Finance)’의 약어다. 프로젝트파이낸스는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설명했다시피 프로젝트 단위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하여 차주에게 소구권이 없는, 또는 제한된 소구권만을 행사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방식은 서구에서 유전, 발전소, 도로와 같이 대규모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회간접자본 시장에서 발달하였으며, 부동산PF라 함은 그 자금용도가 주택, 상업시설 등 이른바 부동산 시장에 해당하는 아이템들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스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초반 민자유치촉진법이 제정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스에 대한 명확한 법적근거가 마련되었고, 이후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투자사업에 주로 이 파이낸스 기법이 사용되었다. 부동산PF 시장은 1990년대 후반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일정규모 이상의 주거 및 상업단지를 조성함에 있어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여 자금을 직접 조달케 하면서 본격화되었다. 또한 개별 건설업체들도 후분양 제도의 도입, 자체 개발사업 등 프로젝트파이낸스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

그동안 대표적으로 진행되어왔던 부동산PF 사업은 화성 동탄, 용산 PF, 인천 청라 PF 등 정도가 생각난다. 이들 사업은 주로 도로 등 기반시설은 공사 측에서 담당하고 주거시설, 상업시설 등은 민간이 자금을 조달하여 분양하고 수익을 챙기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른바 민관합동개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정부 측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국공유지를 적정가격에(?) 민간에게 팔아넘기고 수요 리스크를 민간에게 이전한다는 장점이 있고, 민간은 정부의 통로를 거치지 않고 직접 개발 분양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그런데 현재 이 부동산PF가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최근 한국기업평가의 조사를 언론이 인용한 바에 따르면 PF우발채무 잔액 45조7천억 원 중 75%에 달하는 34조3000억원을 2년 내에 갚아야 되서 단기유동성에 문제가 있고, 저축은행, 증권, 보험 등 2금융권에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제가 맞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부동산PF 시장은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여 왔는데 부동산 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위와 같은 문제점이 속속 들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조금 유의해서 봐야할 부분이 있다. 채무 중 단기적으로 갚아야 할 금액이 많은 이유는 부동산PF의 특성 그 자체에서 기인한다. 일단 이 시장은 자금투입 및 회수기간이 다른 PF에 비해 짧다. 즉 만기(滿期) 자체가 짧다. 그런 관계로 금융권에서 부동산PF에 투입하는 자금은 주로 단기의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 Asset-Back Commercial Paper)였다. 대개 3개월짜리 어음을 차환하는 – 한번 갚고 다시 발행하고 하는 식으로 – 방식으로 이윤을 취했다. 그러니 자금상환이 빨리 돌아오는 것이다.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은 이유는 제2금융권이 이자율은 높으나 채권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금을 댔기 때문이다. 즉, 예를 들어 그들은 사업시행자가 사업은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 부지매입이나 인허가가 완료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할 경우 제2금융권은 우선 시행자의 자금을 대고 차후 본PF가 되면 상환 받는 브리지론(Bridge Loan)을 취급하였다. 사업추진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떼일 가능성이 높은 자금이다. 애초에 제2금융권은 그걸 알고 들어갔고 그에 따라 충당금을 쌓아뒀을 자금이다.

따라서 현재 부동산 시장이 악화됨에 따라 부동산PF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현상의 진단을 단순히 만기도래의 자금의 급증이나 제2금융권의 연체율 증가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부동산PF의 위험은 일반 기업금융에 비해 부실여부를 현 시점에서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기업의 상태는 재무제표나 회사채 등급, 기타 많은 방법으로 판단하기가 용이하다. 프로젝트는 그 성공여부를 개별 기업의 그것처럼 쉽게 알 수 없다. 분양이든 임대든 개발이 완료되고 수익을 창출하는 시점에 가봐야 안다.

물론 매크로 시장 분석, 해당사업에 대한 사업타당성 분석 등을 통해 사업의 성공여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계획이고 전망일 뿐이다. 그런 상황이어서 부동산PF시장에 투입된 자금은 현재는 부실여부를 분명히 알 수 없지만 개별 사업의 리스크나 매크로 시장의 리스크에 따라 한순간에 부실이 전염될 가능성이 기업금융보다 더 높다고 여겨진다. 미리 보수적인 관점에서 충당금을 쌓아놓고 예비할 수도 있지만 기왕에 자금약정이 체결되었거나 인출이 되었을 경우 완전히 그 사업으로부터 절연하기는 어렵다.

사실 CD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 인위적이든 아니든 간에 –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어온 것은 부동산PF의 자금 다수가 CD금리를 기준금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CD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을 경우 상당수 건설업체는 막중한 이자를 냈어야 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사업은 좌초되어 금융권은 전체대출자금 자체를 회수불가능 처리했어야 할 것이다. 지금 현재도 CD금리가 올라갈 경우 금융비용의 증가로 사업성이 악화되어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악순환이 될 개연성도 충분하다.

중국 은행들이 IB강자가 될 수 있을까?

아래 글은 필리핀에서 경기부양과 고용창출을 위해 대규모의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사업들은 프로젝트파이낸스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흥미로운 것은 자금을 대출해주는 은행의 국적이다.

Augusto Santos, Neda acting director general, confirmed this and said the country’s five-year framework with China stands and can already be utilized for such projects. Santos said the national government need only to send a proposal for project financing through the framework to avail itself of ODA from China.
“The agreement with the Chinese government is that we submit projects to them for China ODA financing on a case-to-case basis. The five-year framework is still standing, but subject to submission of individual projects by the Philippine government. When the Philippine government is ready and the project has been approved by the ICC and the Neda board, we will submit to the Chinese government,” Santos said.[원문보기]

즉, 민간개발회사들의 제안을 통해 사업화되는 여러 프로젝트들은 프로젝트파이낸스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인데, 이 자금의 상당부분은 중국의 ODA 자금이라는 것이다. 개별 국가의 몇몇 프로젝트로 판단하기에 이를지 몰라도 위와 같은 사실은 이미 중국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과거 일본이 제조업 기지였던 동남아에 베풀던(?) ODA를 프로젝트파이낸스 기법을 통해 베풀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미 모두 알고 있는 바, 중국은 외환보유고가 2조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이다. 그 엄청난 돈이 가만히 창고에 쌓여 있으면 아무런 가치도 창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비단 노동가치론을 신봉하는 공산주의자가 아닌 그 누구라도 인정하여야 하는 진리다. 중국정부는 아마도 기축통화 논쟁 등 환율전쟁을 부추기는 한편, 그들의 자금력을 활용하여 이전의 열강이 수행하던 자본수출국의 역할을 수행하려는 속셈일 것이다.

전 세계 투자금융 시장에서 아직 중국의 은행들은 명함도 못 내밀고 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경제가 움직이고 있는 자국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업공개, 채권발행 등 전통적인 IB시장도 아직은 미국, 유럽 등 전통적인 IB강자들의 차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 간극이 좁혀지는 기간은 의외로 짧을지도 모르겠다. 화교자본 특유의 동료의식과 금융 강자로 클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시장범위가 그들만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필리핀과 같은 동남아 지역은 화교자본을 수출하기가 알맞은 문화배경을 갖춘 지역이라 여겨진다.

기타 참고 할만한 글들

UAE 원전수주, 관전 포인트 하나

200억불의 원전수주에 오늘 언론이 난리법석인 것 같은데 외신 역시 이 소식을 비중있게 전하고 있다. 아래는 관련기사 중 일부다.

네 개의 시설 설치와 더불어 ENEC와 KEPCO는 또한 한국 투자자들이 이 프로젝트의 자본을 투입하겠다는 다는 주요조건에 합의하였다.

In addition to the delivery of the four plants, ENEC and KEPCO have also agreed to key terms under which Korean investors will have an equity interest in the project.[UAE Selects Korea Electric Power Corp. Team as Prime Contractor for Peaceful Nuclear Power Program]

결국 한국이 이 프로젝트에 주요조건(key terms)으로 자본을 투자하는 일종의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아닌가 하는 짐작하게 하는 대목인데, 우리나라 기사에는 관련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편 다른 해외뉴스를 보면 이 사업의 성격을 알 수 있다.

그는 UAE가 장래에 이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위해 수출기업들과 은행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 기법과 함께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e said the UAE could issue bonds in future to fund the project, in addition to the usual mix of project financing methods such as export agencies and banks.[South Korea wins landmark Gulf nuclear power deal]

‘조건’이라는 표현과 관련하여 국내언론 보도 내용에는 단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에 UAE에 추가적으로 조건을 제시한 것이 있었나.

“추가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은 없다. UAE는 지난 5월 3개 기업을 선정하면서 그 이후에도 일관된 원전자체의 경제성과 기술력과 경쟁력에 기초해서 선정을 하겠다는 것이 UAE 의 입장이었고 그 외에 다른 조건이 없었다. 다만 우리는 같이 협력에 도움이 되고자 원전이 수주될 경우에는 그것을 계기로 해서 한국과 UAE가 특별 경제협력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앞서있는 조선, IT, 반도체분야, 또 우리의 경제발전 경험을 같이 공유한다든지, UAE 인력을 우리가 같이 양성하는 이런 협력을 해나가기로 했다.”[<일문일답>김영학 지경부 차관, UAE 원전 수주]

물론 위의 ‘주요조건(key terms)’과 ‘조건’은 다른 뉘앙스의 표현일 수 있다. 지경부 차관은 ‘조건’을 자본참여라는 당연한
수주조건이 아니라 일종의 ‘이면계약’의 뉘앙스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 여하튼 외신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가 수주한 프로젝트는 프로젝트파이낸싱 기법이 도입될 것이고 수출국인 우리나라에서 투자자를 유치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는 점이다.

통상 이러한 국가적 규모의 수출장려를 위한 프로젝트에는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개입한다. 예비투자자로는 정책금융공사, 한국투자공사, 연기금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조달자본이 적게는 몇 억불에서 많게는 몇 십 억불에 이를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이니 만큼 상당히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할 수도 있다. 관건은 순수한 투자타당성 관점에서 이 사업이 투자가치가 있는가 하는 판단일 것이다.

“내년부터 실사작업을 거쳐서 2011년부터 원자력 건설에 착수해서 2017년 1차 준공 들어가고 2020년까지 4개(매년 1개씩)의 원자력발전소를 건립”하는 초장기 프로젝트이니 만큼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조달규모와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에 2011년 착공은 매우 희망적인 스케줄로 보인다. 과연 이런 프로젝트에 우리나라에서 효과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을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중동의 인프라 자금시장에 대한 단상

그러나 환경친화적인 금융조달 프로젝트들이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그 곳에는 유동성이 많아요.” 도이치뱅크의 프랭크 베커스의 말이다. “중동은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들의 주요 펀딩 수단으로 프로젝트파이낸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2006년과 2009년 사이 완결된 3,960억 달러의 중동 프로젝트들 중 약 57%가 대출과 채권으로 조달되었는데 전 세계적으로는 약 5%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카타르는 최근 발표한 250억 달러짜리 철도 프로젝트를 조달할 수 있었는데, 독일의 철도 독점 기업 도이치반AG가 단독으로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Financing environmentally friendly projects, however, is not the burden. “The liquidity is there”, says Deutsche Bank’s Frank Beckers. “The Middle East uses project finance as a dominant funding strategy for infrastructure projects. Some 57% of the $396bn Middle Eastern projects completed between 2006 and 2009 were financed with loans and bonds compared to 5% globally.” Qatar, for example, can finance its recently announced $25bn railway project, of which Germany’s railway monopolist Deutsche Bahn AG holds 49% stake, alone.[출처]

도이치뱅크의 전문가(?)님 말씀대로 환경친화적 프로젝트들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근거가 해당 지역의 프로젝트 자금조달을 프로젝트파이낸스로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좀 황당하다. 자금시장이 그만큼 발달해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논거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사회간접자본 금융조달의 창구가 그렇게나 많이 프로젝트파이낸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지역이 금융구조가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을 설명해줄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 나라 또는 지역의 사회간접자본 금융조달 시장에서 정부발주와 민간조달 시장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이루어져야 적절한지에 대해 불변의 답은 없다. 쌔처가 1980년대에 국공유재산 및 사회간접자본의 건설과 운영에 민영화 수단을 도입한 이후 그 효율성을 검증하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용문에도 나와 있다시피 대략 기존 누적치나 신규사업들 중에서 프로젝트파이낸스를 통해 조달하는 비중은 전체 사업의 5% 정도이며, 확실히 57%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프로젝트파이낸스의 기본개념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기초로 하여 자금을 조달한다는 원칙이지만 불가분 차주나 해당국가의 상환능력 및 신용도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중동지역이 저렇게 원활하게 프로젝트파이낸스를 활용할 수 있는 이유는 첫째, 해당 기법의 파이낸스가 발달해 있는 유럽과 지리적으로 인접해있다는 점과, 더 중요하게 그들에게 석유가 있다는 점일 것이다. 투자은행들은 최악의 경우 프로젝트 자체가 파산하더라도 해당 국가의 지급보증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동유럽보다는 사정이 나을지 모르겠다. 물론 동유럽도 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지만 중동은 이미 자원채취를 위한 시설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에 여하한의 사태에 즉시 상환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석유자원만 믿고 멕시코에 돈을 빌려주었다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바람에 미국 은행들이 난리법석을 피웠던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원과 현금의 디스매칭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석유도 없이 겁 없이 덤벼든 두바이와 산유국은 다르다 하지만 멕시코도 산유국이었다.

‘차베스’와 ‘프로젝트파이낸스’

Investments from the Asian nation include $10 billion within five years in liquefied natural gas, $8 billion in petrochemicals, $1.5 billion in refining and $4 billion in a joint-project finance fund, Chavez said, according to an e- mailed statement sent by his press office. Chavez didn’t specify where the remaining $10 billion would be invested, according to the statement.[Chavez Says Japan to Spend $33.5 Billion in Venezuela]

‘차베스’와 ‘프로젝트파이낸스’란 단어를 한 기사 안에서 읽게 되니 나름 신선하다. 한편 차베스는 일본을 방문하고 우리나라는 뛰어넘어 중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차베스와 MB가 만나서 라디오 연설이나 TV 연설에 대한 공동관심사라도 이야기 나누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