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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라니에리:너의 모기지는 그의 채권이었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금융업은 혁명을 일으켰다. 주택소유자들이 모기지를 재조달할 때나 신용카드를 신청할 때마다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 누구도 이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고 주장할 수 없다. 오직 루이스 라니에리(Lewis S. Ranieri)만이 성냥을 가지고 있었다. 1970년대 후반 살로먼 브라더스의 새로운 모기지 거래 부서에 합류하면서 이 대학중퇴자는 “증권화(securitization)”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 말은 주택대출을 세계 어느 곳에나 팔 수 있는 채권으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그가 만든 단어다. 라니에리가 “연금술”이라 부르던 그것으로 말미암아 신용카드에서부터 제3세계 부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비용을 절감하는 하나의 템플릿을 창조해내고 수백억 달러의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아메리칸드림에서 금융적 제약조건을 제거해버렸다.

살로먼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977년 처음으로 개인을 위한 모기지담보부채권(MBS;mortgage-backed securities) — 수천의 모기지들이 모여지고 주택소유자의 지불이 투자자들에게 흘러가는 채권들 — 을 개발했다. 오래지 않아 치솟는 금리 때문에 — 단기 예금으로 장기 대출을 빌려주는 — 저축대부조합(savings and loans)의 사업이 전환기를 맞게 되었는데, 그것이 어른이 된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에게는 일종의 금융적인 죽음의 덫으로 변해버렸다.

라니에리의 일은 그 채권들을 파는 것이었다. — 불과 열다섯 개의 주에서만이 MBS가 합법적인 투자였을 때 말이다. 트레이더의 배짱과 세일즈맨의 설득력을 통해 그는 MBS를 거래하기 위한 시장을 창조하였고 법과 세금 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워싱턴에서의 로비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다소 금융공학자로 보이는 그에게서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브루클린 토박이인 라니에리는 천식 때문에 연기 나는 부엌에서 쫓겨나기 전에는 이탈리아 요리사가 될 것이었다. 살로먼의 우편배달부에서 시간제 일을 하던 그는 트레이딩으로의 길로 접어든다. 덩치 크고 쾌활한 라니에리는 그 자신의 이미지로 회사에서의 모기지 데스크를 건설한다. 라이어스포커에서의 마이클 루이스가 묘사한 이 “뚱뚱한 친구들”은 백오피스에서 발탁되어 의심 많은 투자자들에게 이상하고 새로운 채권을 팔면서 프렌지를 먹고 짓궂은 농담에 몰두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라니에리는 또한 “모기지가 수학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복수만기 모기지 담보부 채권(CMO;collateralized mortgage obligation)”를 개발할 박사들을 고용했다. 이 채권으로 30년 만기 모기지를 다양한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2년, 5년, 10년 만기 채권으로 변모시켰다. 알버커키의 주택소유자는 이제 뉴욕, 시카고, 도쿄에서 자금을 모집할 수 있었다. 라니에리가 2프로만큼 모기지 금리를 깎은 하나의 변화이다. 곧 신용카드 발란스에서부터 자동차 대출까지 모든 것들이 재포장되었다.

MBS 거래는 80년대 폭발한다. 살로먼은 시장을 압도한다. 부회장이 된 후 그의 보스들은 라니에리가 그 시장에서 “너무 컸다고” 생각했다. 그는 1987년 물러나야 했다. 이제 그는 컴퓨터어쏘시에이트인터내셔널의 비실무 사장이고 자신만의 투자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가 창조한 시장은 수조를 주택소유라는 미국인의 꿈으로 집중하게 만들었다.

원문 Business Week

“2008년 최악의 예언들”

비즈니스위크가 “2008년 최악의 예언들(The Worst Predictions About 2008)”을 발표했다. “이와 같은 수확이 매년 있는 것은 아니라는(a crop like this doesn’t come along every year)” 자부심어린 논평도 곁들이고 있다. 프레디맥과 패니메에 대한 헛소리, 베어스턴스에 대한 헛소리, 대선에 대한 터무니없는 전망, 나아가 시장 전체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이 가차 없이 난도질당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예언이 있는데 비즈니스위크가 두 번째로 꼽고 있는 엉터리 예언이다.

AIG는 “2분기에 대규모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Bijan Moazami

이 예언은 맞지 않았는가 말이다. 3분기에 엄청난 구제금융을 받아 파티도 열고 임원들끼리 유지 보너스까지 나눠먹었으니 그가 틀린 것은 1분기의 시차일 뿐이다.

심심풀이로 보시길.

Libor에 관한 비밀

세계 도처의 금융기관들은 모기지 대출에서부터 복잡한 금융도구에 이르는 모든 것들에 대해 지불하는 이자를 정하기 위해 Libor – 런던 은행간 거래 금리(the London interbank offered rate)의 준말 – 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 금리가 조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들이 지금 제기되고 있다. 여기 Libor가 어떻게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Libor가 정확히 무엇인가?

Libor는 150조 달러에 달하는 금융상품에 금리를 책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국제 금리 벤치마크이다. 매일 런던에 있는 영국은행가협회(BBA)에서는 16개 은행이 그들의 동료은행에게 하루짜리 대출에서부터 12개월 만기에 이르기까지의 현금을 빌려주는데 얼마나 금리를 매겼는지를 조사한다. 15개의 다른 만기를 가진 보고된 금리를 바탕으로 BBA는 최상위와 최하위의 네 개를 버리고 중간의 여덟 개의 평균을 내서 금리를 계산한다. 5월 27일 6개월 Libor는 2.84938% 였다.

Libor가 나와 무슨 상관인가?

Libor 는 소비자 대출 금리를 정하는데 인기 있는 도구다. 모기지 분야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2005년과 2006년에 Inside Mortgage Finance(주택대출시장 전문조사업체:역자주)의 출판인인 Guy Cecala에 따르면 서브프라임의 약 75%가 금리를 책정할 때 이를 사용하였으며, 7조 달러에 이르는 변동금리 모기지(ARMs)의 40%가량이 또한 Libor에 연동되었다. 현재 사설 학생대출의 반절가량이 Libor에 연동되어 있다.(이 금리는 고정금리를 사용하는 스태퍼드 대출과 같은 연방 학생대출에는 영향이 없다.)

최근의 논쟁은 무엇인가?

연이은 신용위기의 후유증으로 상대적으로 미국 채권에 비해 높은 Libor가 자본이 모자란 금융기관이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리스크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고 시장 리서치 회사인 Global Insight의 Brian Bethune이 말했다. 몇몇 산업계 내부인사들이 은행들이 일부러 조사시에 금리를 낮게 보고해서 Libor를 끌어내리고 대출환경에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은행들이 그들이 가장 일상적으로 빌리는 금리가 아니라 가장 좋은 금리를 보고하는 경향은 많은 것 같다고 Bethune은 이야기하고 있다. BBA는 5월 30일까지가 만료인 이른바 “정기 감사”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Libor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하여 더 많은 은행을 조사하는 것에서부터 다른 대안 금리를 통해 Libor를 탈피하는 것까지 여러 안들이 제안되고 있다.

만약 내 대출이 Libor에 연동되고 있다면 걱정거리인 것인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Libor는 그래야 하는 것보다 낮을 수도 있다. 즉 소비자들은 사실상 그들이 지불하여야 하는 것보다 낮은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이 잘 굴러가지 않고 있는 경우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혜택에 있어서는 먹혀들어가는 셈이죠.” HSH Associates의 모기지 조사관 Keith Gumbinger의 말이다. 만약 BBA가 금리가 조작된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대출 금리는 그들이 재조정할 다음 번에는 뛰어오를 것이다. Gumbinger는 어쨌든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하를 중지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아마도 ARMs의 금리를 높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조차 있기에 그런 경우(Libor가 오르는 것:역자주)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신이 만약 ARMs – Libor 또는 다른 것 – 을 쓰고 있다면 빠져나오는 것을 고려해보길 원할 것이다.” 그의 말이다.

from Business Week

클론을 불신하는 인질

Business Week 가 뉴욕 시민들의 이번 사태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을 다룬 Views on the Bailout, from Harlem to Wall Street 라는 기사를 올렸다. 거리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이번 사태를 스케치한 기획의도가 감칠 맛 나는 기사이므로 일독을 권한다. 다음은 그 중 가장 현 상황이 직면한 모순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한 사람의 경우다.

그린버그는 폴슨의 계획을 지지하는데 그 이유는 정부의 공짜 돈 뿌리기에 화나는 것 이상으로 깊은 경기침체가 겁나기 때문이다. 그는 그의 아버지가 1930년대 대공황 시절에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던” 모습을 어린 소년의 입장에서 지켜봤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또한 그가 시장에 투자한 펀드를 잃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그것이 구제금융의 주요 원조자들을 신뢰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보수주의자지만 폴슨을 신뢰할 수 없어요.” 그가 말했다. “그는 월스트리트 은행가들의 클론입니다.”
Greenberg says he supports the Paulson plan because he fears a deep recession or depression even more than a government giveaway. He remembers watching as a young boy as his father “struggled desperately” to feed the family during the Great Depression of the 1930s. He also doesn’t want to lose the funds he has invested in the market. But that doesn’t mean he trusts the bailout’s main backers. “I’m a conservative, but I don’t trust Mr. Paulson,” he says. “He’s a clone of the Wall Street bankers.”

그린버그는 보수주의자에다가 대공황을 경험한 이다. 나락에 빠진 미국이 세계최강의 나라로 다시 우뚝 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미국적 가치에 충실한 보수주의자로 살아왔을 것이다. 펀드자본주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펀드에도 상당한 돈을 투자했을 것이다. 소련도 망했겠다 석유보고 이라크도 점령했겠다 모든 것이 거칠 것이 없었던 호황기를 바라보며 흡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인위적인 신용창출을 통한 과잉소비, 특히 그 중에서도 주택부문의 과잉소비는 알게 모르게 경제의 독버섯으로 자라가고 있었고, 결국 주택의 과잉생산이 축적되면서 소비여력은 임계점에 도달한 후 빠르게 움츠려 들었다. 돈나무에서 하루아침에 악성채권으로 전락한 각종 모기지 채권은 금융시장을 강타했고 이제 펀드투자자로서 그 역시 시장의 플레이어 중 하나였던 그린버그의 재정 상태를 위협하기에 이른 것이다.

구제금융이 돈 많은 월스트리트 은행가들을 구제해주는 계획인 동시에 상대적으로 가난한 펀드투자자들의 푼돈도 어느 정도 보전해줄 가능성이 있기에 그는 폴슨을 믿을 수 없지만 구제금융안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구제받는 규모에 있어서는 금융기관이 구제받을 막대한 자금과 자신의 푼돈은 비할 바가 못 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폴슨이 월스트리트의 클론이라면 그린버그는 월스트리트의 인질인 셈이다.

이렇듯 전 세계의 금융은 계속 이런 저런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동질화되어가고 연대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나의 투자대상에도 국부펀드, 헤지펀드, 간접투자펀드,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 연기금 등 온갖 플레이어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이를 단순하게 ‘이익의 사유화’라고 비난하기 난처하게 만드는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적어도 나는 현재까지는 국부펀드와 연기금의 투자행태가 공익인지 아니면 사익인지 자신 있게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같은 관점에서 그린버그의 ‘투자’행위를 ‘투기’행위라고 매도할 수만도 없다. 비록 그가 돈을 묻어놓은 펀드가 지극히 비윤리적인 투기를 감행했다손 치더라도 말이다.(그린버그야 인지하지 못하니까)

세상이 이분법적인 도덕론으로 나누기에는 너무 복잡해졌다. 물론 너무도 눈에 띄어 욕하기 딱 좋은 것들도 있긴 하다. 수천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기고 있는 투자은행의 CEO들이다.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행복비결

올바른 균형을 이루는 것이 이 나라(즉 덴마크)를 다른 나라들과 가장 다른 위치에 놓게 하는 것이라고 비지트덴마크의 Kiilerich가 설명했다. 가장 행복한 나라에 관한 두 연구의 리스트에 모두 상위에 올라있는 대부분의 북유럽 사회에서의 행복은 경제성장과 사회 프로그램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조화를 조건으로 하고 있다. 덴마크의 접근은 높은 세금과 부의 공격적인 재분배에 – 많은 자유시장 지향의 미국인에게는 저주이겠지만 –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헬쓰케어, 퇴직연금, 그리고 양질의 공교육과 같은 광범위한 공공서비스로 귀결되었다. 그러나 두드러지게도 이 나라는 이 모델을 압도적인 경제성장이나 성공에 대한 인센티브 없이도 유지시키고 있다. “덴마크는 하나의 머리와 하나의 가슴을 가지고 있습니다.”(주1) Kiilerich 의 이야기다.

덴마크 시민들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보호해주는 강력한 사회안전망은 외국인에게도 열려 있다. 미국 이민자인 55세의 Kate Vial는 30년 이상을 덴마크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데 수년째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사양하고 있다. 그 대신 덴마크에서 세 아이들을 키우는 것을 선택하였다. Vial은 그녀가 결코 부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가족과, 여행할 수 있는 능력, 무엇보다도 심플한 경제적 안전을 소중히 여긴다고 말한다. “나는 누구나 자전거를 타고 온종일 돌아다니고 살아남기 위해 거창한 삶을 살아야 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의 심플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한 것뿐이에요.”라고 이야기했다.

Achieving the right balance is probably what most sets the country apart, suggests VisitDenmark’s Kiilerich. Happiness in most Nordic societies, all of which ranked high on both studies’ lists of happiest countries, hinges on an ineffable combination of economic strength and social programs. Denmark’s approach relies on high taxes and aggressive redistribution of wealth – anathema to many free-market Americans – which results in a broad range of social services like health care, retirement pensions, and quality public schools. Yet remarkably, the country has managed to make this model work without crushing economic growth or incentives to succeed. “Denmark has a head and a heart,” Kiilerich says.

The strong social safety nets that cradle Danish citizens from birth until death are welcoming to foreigners, too. Kate Vial, a 55-year-old American expat who has lived and worked in Denmark for more than 30 years, passed up opportunities over the years to return to the U.S., choosing instead to raise her three children in Denmark. Vial knows she will never be rich, but says that she valued family, the ability to travel, and simple economic security above all else. “I just chose a simpler lifestyle, one where I could ride my bike all over and where I don’t have to make a great living to survive,” she says.

[There’s Something About Denmark, Business Week, August 20, 2008]

조중동이나 경제신문은 기사거리 없으면 이런 기사 좀 인용보도도 하고 그러세요.

(주1) 예전에 김종필 씨가 20대에 좌익이 아니면 가슴이 없는 것이고 40대에 우익이 아니면 머리가 없는 것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Kiilerich의 이 말은 덴마크가 두 관점을 조화롭게 유지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