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대차대조표

서비스 운영에 관한 큰 덩어리의 리스크를 민간부문에 이전시킨다. 마침내 – 최소한 몇몇 나라에서는 – 이들 많은 사업들이 정부의 대차대조표 상에 표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즐겼다. 결과 : 공공은 이제 다가올 몇 십 년 동안 세금납부자들이 지불하면서 개선된 서비스를 얻게 되었다.
Transfer a good chunk of the risks of operating the services to the private sector. Finally – in some countries at least – enjoy the fact that many of these projects do not appear on the government’s balance sheet. Result: the public gets a host of improved services now, to be paid for by taxpayers over the decades to come.[PFI projects seek partners, Financial Times, 2009. 2. 23]

무언가 연상되는 것이 있지 않은가? 이 블로그에서 몇 번 이야기했던 소위 장부외(off-balance) 거래의 효과를 정부도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향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월가의 투자은행을 핵으로 각 국의 금융기관들이 박살이 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부외금융(off-balance financing)에서 비롯된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부외금융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의 통제력을 상실, 또는 방기하였던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정부부문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부외금융이라 함은 민간투자사업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지불해야 할 사용료가 – 통행료, 처리단가, 정부보조금 등등의 용어로 대체되는 – 정부의 대차대조표 상에 부채로 기록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의 성격은 우발채무의 성격이지만 부채로 표시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의회의 감시도 피할 수 있는 개연성도 커진다.

이러한 우회로가 가장 잔인하게 이용된 경우는 바로 이라크 전쟁에서다. 아들 부시의 이라크 침략전쟁은 그 어떤 전쟁보다 민영화를 잘 구현한(?) 전쟁이다. 전투기능을 제외한 – 사실상 이 기능을 포함한 – 모든 군대 기능이 민영화된 사례다. 가장 어이없는 것은 민영화된 부문의 사상자는 정부의 전사자(戰死者)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의 효과는? 본국의 반전(反戰)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 민간군사기업의 사상자는 그저 산업재해다. 추가로 그들에게 들어갈 일종의 애국수당도 뭉개버릴 수 있다. 그래서 사상자의 가족들은 두 번 살해당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것은 일종의 미행정부의 양심의 대차대조표에서 그들을 표시하지 않은 효과를 가져왔다.

사실 개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영이니 민영이니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여기고 있다. 결국 근원을 따지고 들면 의회니 행정부니 하는 것들도 사회 전체의 뜻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과도한 쏠림 현상이다. 지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 또 실제로 – 생각만큼 크지 않다. 과도하면 이번 금융위기처럼 한 방에 가는 수가 있다.

4 thoughts on “양심의 대차대조표

    1. foog

      사실상 부시 시대의 실권자인 딕 체니가 그 머리좋은 배후세력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최대의 수혜자는 그가 CEO로 몸담았던 헬리버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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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INBHUM

    민간 군사기업 이야기가 흘러나오는군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들이라 새로운것도 없지만 개인적인 의문중의 하나는 그들이 과연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지입니다.

    이미지 관리 및 도덕적인 부분에서도 그렇고 사업의 특성상 위험 대비 수익이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장부에 안보이는 손실들은 가난한 용병들이 땜빵하고 그들한테 이래저래 피해받는 민간인들이 감수하고 있지많요.

    전쟁 특수가 꺼지면 이윤 하락이야 뻔할텐데, 이들이 노골적으로 어떤생각을 하게 될지는 사탕빠는 어린아이도 답할 수 있겠지요.

    여담이지만 민간 군사기업들중 가장 잘 다듬어진 회사들이 영국 계열의 회사들인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코노미스트지에 올라온 글을 본적이 있는데-영국계 민간군사기업들을 칭찬하는 듯한 풍의-영어가 달려서 정확하게 이해는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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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전쟁이 사라지면 민간군사기업에게는 시장이 사라지는 것이므로(!) 부지런히 시장개척에 나서겠지요. 그나저나 영국 민간군사기업이 칭찬(?)을 받을 정도였는지는 몰랐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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