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는 금융의 역사에서 유래가 깊다. 아마도 그 첫 사례는 네델란드의 무역업자 아이작 르 매르(Isaac Le Maire)(주1)가 해운회사인 ‘네델란드 동인도 회사(Vereenigde Oostindische Compagnie)’의 지분을 설정했던 1609년 일 것이다. VOC는 역사상 첫 번째 다국적 기업이고 막강한 힘을 가졌다. 그럼에도 르 매르는 영국 함대의 공격 위협을 걱정하여 VOC의 지분을 공매도하였다. 르 매르의 전술을 간파한 뒤에 VOC의 거래를 관할하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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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하면 된다’ 정신
이어 朴대통령은 용지확보를 1주일내에 끝내도록 지시하였다. 적어도 한달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경기도지사와 서울특별시장의 얼굴을 보면서 朴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용지확보는 빠를수록 좋아. 시간을 끌면 땅값이 춤을 출 것 아니오. 1주일 이내에 끝내도록 해 보시오. 군수, 면장, 기타 관계공무원을 총동원하여 발 벗고 나서 함께 뛰면 되겠지. 당장 땅을 사라는 것은 아니고 우선 지주와 […]
어느 학설이 주류가 될 수 있었던 이유
그 학설이 교육받지 못한 보통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하였다는 사실이, 그 학설의 지적인 명성에 보탬이 되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교리가 현실에 적용될 때에 냉엄하고 가끔은 입맛에 쓰다는 사실이 그 학설에 덕성(德性)을 부여하였다. 그것이 광대하고 일관성 있는 논리적 상부구조(上部構造)를 지탱하는 데 적합하였다는 사실이 그것에 아름다움을 주었다. 그 학설이 많은 사회적 불의(不義)와 적나라한 잔인성을 발전의 […]
박정희式 경제개발계획의 기원에 대하여
얼마 전에 이에 관해서 좋은 분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것이 좋은 계기가 되어 최근 이에 관해 이런저런 서적을 다시 뒤져보고 있다. 여하튼 오늘 구독하는 경제관련 뉴스레터를 읽다보니 경제개발계획에 대한 글이 눈에 띄어 여기에 몇 자 옮겨 둔다. 그러나 1961년 군사혁명으로 사정은 급변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빈곤퇴치를 혁명공약으로 내세우고 자본주의를 지도이념으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1962~1966)을 수립했다. 5개년계획 수립은 […]
정말 맑스는 옳은 게 하나도 없을까?
요즘 이러저러한 주제로 영양가 있는 대화를 나누느라 자주 가는 블로그에서 어떤 분이 “맑스가 옳은 것도 있다고 외치는 정신못차린 공산당 잔당들이 있다”고 하시기에 – 물론 그 분은 다른 맥락에서 이야기하셨지만 – 나는 나대로 ‘정말 맑스가 옳은 것은 하나도 없나?’라는 의문이 들어 또 책꽂이에서 책 한권을 꺼내 일부를 발췌해보기로 했다. 옮긴 글은 Karl Marx 의 공산당선언. 이것은 […]
‘계획’이라는 단어의 유행
대공황의 충격은, 요란스럽게 자본주의와 관계를 끊었던 유일한 나라인 소련이 대공황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컸다. 나머지 세계 또는 그중에서 적어도 자유주의적 서방 자본주의가 침체를 겪었던 반면, 소련은 새로운 5개년계획하에 초고속으로 대대적인 공업화에 몰두했다. [중략] 바로 이러한 성과들이 모든 이데올로기 성향의 외국인 관찰자들 – 1930~35년에 모스크바에 몰려온, 적은 수이지만 영향력 있는 사회경제적 관광객들을 비롯한 – […]
풀리지 않는 의문
1) “결과론적인 비판에 불과하지만 북한이 자랑한 경이적인 성장은 사실 그 자체가 무상원조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 허깨비였던 셈입니다.” 이 표현을 sonnet님이 쓰신 방법으로 남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 2) 특히 박정희 시대에 들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누가 봐도 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의 그것을 노골적으로 베낀 것이었다.(원문보기) 지난번 […]
사실관계 확인의 중요성
이 점을 고려한다면 그가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차지했다는 공은 그가 부당한 방법으로 절대권력을 누렸던 과와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즉 그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그의 권력이 비정상적으로 컸음을 재확인시켜주게 된다. 이 점은 죽은 박의 지지자들에게 그리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님은 물론이다. 또한 큰 권력을 갖고서도 어리석게 굴면 경제정책에 실패할 수 있음은 […]
케인즈의 책을 읽다가 드는 상념 – 두번째
“용기가 있는 사람은 만일 자기보다 상류에 있는 사람이 운좋게 도박으로 재화를 획득했다고 믿는다면, 자신이 가난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가가 모리배로 변신하는 것은 자본주의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불평등한 보수의 연속성을 허용하는 심리적인 균형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막연하게 인정하고 있는 정상이윤에 관한 경제이론은 자본주의의 정당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기업가는, 그의 […]
케인즈의 책을 읽다가 드는 상념
“화폐는 그것이 구매하는 물건에 대해서만 중요할 뿐이다. 따라서 그 작용이 한결같고 또 모든 거래에 동등하게 영향을 미치는 화폐단위의 변화는 중요하지 않다. 만일 이미 확립되어 있는 가치표준의 변화에 의해서 어떤 사람이 모든 권리와 모든 노력에 대하여 종래의 2배의 화폐지불을 받고 소유하는 한편, 또 모든 구입과 모든 만족에 대하여 종래의 2배의 화폐를 지불한다고 하면 그 사람은 전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