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토벤의 현악4중주 전곡을 감상중

요즘 베토벤의 현악4중주 전곡을 감상중이다. 베토벤은 살면서 교향곡만큼이나 꾸준히 정성을 들여 작곡할 작품이 바로 현악4중주였다고 한다. 그런만큼 후세들은 그의 방대한 현악4중주 작품들을 초기, 중기, 후기로 각각 나누어 분류하고 있으며, 이중 특히 후기 작품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확실히 문외한인 내가 듣기에도 후기 작품들은 단순히 귀족들의 연회에서나 장식적으로 쓰이는 그런 현악4중주가 아닌, 시대를 초월하는 강한 인간적 […]

요즘 읽고 있는 책

두서없이 몇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수전 손택 / 사진에 관하여 수전 손택은 워낙 글솜씨가 현란하기 때문에 읽으면서 약간의 열등감도 느끼게 되는 그런 사진을 주제로 한 에세이 모음이다. 작가가 사진에 관한 프로페셔널이 아님에도 사진에 관한 철학적이고 기술적인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좋은 작가와 작품도 소개해주고 있어서 서양의 사진사에 대해 표피적으로나마 학습할 수 있는 좋은 수필이다. Michael […]

“법복과 털외투는 악행을 감춰주지”

By Edwin Austin Abbey – Metropolitan Museum of Art, online database: entry 10049, Public Domain, Link 넝마 옷 사이로 보이는 악행은 크게 보이는 법이지만, 법복과 털외투는 그 모든 걸 감춰주지. 죄에 황금 칠을 하면 강력한 정의의 창이라도 상처 하나 못 입히고 부러지는 거다. 누더기로 무장하면, 난쟁이의 지푸라기라도 뚫을 수 있다.[리어 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김태원 옮김, […]

9월에 감상한 앨범

The Ornette Coleman Trio – At the Golden Circle Stockholm 松任谷 由実 – 14番目の月 My Favorite – Love at Absolute Zero Haim – Something to Tell You Anorrak – Black Gold Sun Arctic Monkeys – AM Oliver – Full Circle Prince – Purple Rain 松任谷 由実 – 紅雀 Chvrches – EP Youssou N’Dour – The […]

문제적 인물, Eminem

Eminem의 신곡 Fall이 화제다. 안 좋은 쪽으로. “타일러는 아무것도 못 만들지. 왜 스스로 faggot이라 했는지 알겠네.” (Tyler create nothin’, I see why you called yourself a faggot) 동료 뮤지션인 Dan Reynolds도 트위터를 통해 “이제는 faggot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선 안 되는 시대”라고 할 만큼 그 단어는 동성애자에게 모욕적인 단어라는 점이 문제인데, Eminem이 자신의 전작을 폄하한 한 래퍼 […]

올해 읽은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소설들

올해의 책읽기 중에 가장 모험적인 시도였다면 연초에 시도한 ‘롤리타 원서로 읽기’였다. 소설의 원작자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러시아 국적이었지만 귀족 명문가에서 태어난 천재인지라 여러 나라 언어에 능숙하였으며, 이 소설을 쓸 때 그는 모국어인 러시아어대신에 영어를 사용하였다. 하지만 네이티브가 쓴 영어소설이 아니라고 결코 만만히 볼 것이 아니었다. (물론 영어실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을 읽으며 나보코프가 […]

제러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 斷想

소위 “미래학자”들의 저서는 별로 읽지 않는 편이다.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고 선입견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다. 암튼 최근 피치 못할 사정(!)으로 유명한 제러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는 책을 일부분 읽었다. 읽었던 서문과 일부 챕터를 요약하자면 기술의 상상을 초월한 발전으로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최적의 복지”가 이루어지면 다가올 미래는 “협력적 공유사회(collaborative commons)”로 발전할 것이라는 긍정적 […]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경제사범에 대한 인식

카센티노의 푸른 언덕에서 아르노 강으로 서늘하고 잔잔하게 흘러내리는 실개천들이 언제나 눈앞에 속절없이 아른거립니다. 그것을 머리에 떠올리는 일이 얼굴 살을 뜯어내는 병보다 나를 더 애타게 목을 태우고 있소. 나를 괴롭히는 엄격하기 그지없는 정의가 하필 내가 죄를 지은 곳을 떠올리게 하며 더 깊은 한숨을 내쉬게 만드는구려. 거기는 로메나, 내가 세례자의 얼굴로 주화를 찍어 위조화폐를 만들던 곳이오.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