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시드니루멧의 강력한 힘과 후광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테마들이 그야말로 유기적으로 팽팽하게 연결되어 저마다 빛을 발하고 있다. TV가 현대 매스미디어에서 차지하는 중심적 역할,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시스템의 중심 다국적기업의 존재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고 만난 남녀의 이유 있는 불륜, 청춘을 바친 직장을 떠나는 직장인의 자아상실, 반문화의 상업화를 통한 자본주의의 놀라운 생존력, 시청률이라는 […]
[카테고리:] 문화
로마, 무방비 도시
로베르토로셀리니의 1945년 작품인 이 영화는 마치 에릭홉스봄의 20세기 역사를 다룬 명저 ‘극단의 시대’를 영상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파시즘과 나찌즘이 극에 달하던 시기 로마에서 저항운동을 펼치던 공산주의자들의 투쟁을 그린 이 영화는 형식적인 측면에서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이탈리아식의 사회주의 네오리얼리즘의 큰 축을 이룬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주의 : 이하 스포일러 있음> 극의 줄거리는 크게 반독 항쟁을 벌이고 […]
뉘른베르크의 재판 (Judgment At Nuremberg, 1961)
영화는 한 건물 위에 장식되어 있는 스와스티카가 파괴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절대권력 나찌의 종말을 표현하는 이 장면을 통해 영화는 이후 펼쳐질 승자의 역사에 대한 기록일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뉘른베르그에서는 연합국 4개국이 제3제국의 전범을 단죄하는 법정이 열리고 있었다. 이제는 은퇴한 판사인 Dan Haywood(Spencer Tracy) 는 제3제국의 부역한 4명의 판사의 유죄 여부를 […]
어느 관료의 죽음
문화 카테고리의 ‘영화’ 섹션 이름을 ‘진보와 영화’로 바꿨습니다. 이런 저런 영화를 닥치는대로 소개하는 것보다는 테마가 있는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테마를 ‘진보’로 택했습니다. 앞으로 나름대로의 역사의식과 진보적인 주제를 가진 영화를 위주로 소개를 드릴까 합니다.(필자 주) 영화를 즐겨보는 이들에게는 쿠바 혁명 직후 그곳에 남은 부르주아의 정신세계를 그린 “저개발의 기억”이라는 영화로 알려져 있는 토마스 구티에레스 […]
삼성家의 미술관 ‘리움’의 어원을 아십니까?
“Leeum, Samsung Museum of Art” by takato marui – Flickr: Leeum, Samsung Museum of Art. Licensed under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1. 웬만한 분들은 리움이 뭔지 다 알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마나님께서 미술관을 운영하고 계시고 리움은 바로 최고의 기업 삼성의 경영주 이건희 일가의 마나님인 홍라희 원장께서 운영하시는 미술관이다. […]
지루한 스릴러 The Black Dahlia
블랙달리아(Black Dahlia)의 시작은 다소 복잡하다. 1947년 1월 9일 미국 L.A.에서 소름끼치는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발견되었다. 시체의 신원은 무명여배우였던 엘리쟈베스 쇼트. 그녀의 얼굴은 귀까지 찢겨져 있었으며 사체에는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세척되어 있었다. 이 사건은 그 선정적인 소재로 말미암아 미국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언론은 온갖 추측성 보도를 해댔고 정신 나간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범인이라고 자수하였다. […]
에두아르트 푹스 :: 풍속의 역사
독일의 사회주의 예술사가 에두아르트 푹스의 “풍속의 세계사”를 맘 잡고 다시 읽고 있다. “다시 읽고 있다”라고 둘러대긴 했지만 사실 전3권(우리나라 번역판으로는 4권)짜리 이 방대한 저술을 끝까지 읽지는 않았다. 전권을 산지는 10년이 훌쩍 넘었건만 서재에 두고는 띄엄띄엄 읽다가 내팽개치고 읽다가 졸려서 자곤 하던 그런 책이다. 자본론과도 같은 책이다. -_-; 그래서 이번에는 한번 전권을 독파해보리라 맘먹고 읽고 있다. […]
왕립우주군 [オネアミスの翼 王立宇宙軍]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지닌 우주 어딘가의 상상의 별 오네아미스에서 우주탐험의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시로츠크라다트라는 젊은이와 그 주변사람들의 모험을 그린 작품. 일본 애니메이션 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제작사 가이낙스의 초창기 작품으로 감독·원작·각본은 야마가 히로유키[山賀博之], 제작은 히로아키 이노우에[井上博明]·오카다 토시오·스에요시 히로히코[末吉博彦], 음악은 류이치 사가모토[坂本龍一]가 맡았다. 우주여행을 꿈꾼다는 소재 면에서 필립카우푸만 감독의 ‘Right Stuff’를 연상시키지만 그 전개방식은 사뭇 다르다. […]
Sicko(2007)
미국영화계에서 가장 급진적인 영화감독 중 하나인 Michael Moore 의 최신작. 전작에서 미국의 총기소유의 자유에 대해 비판을 가했던 Michael 이 이번에는 미국의 의료시스템에 메스를 가했다. 가장 부유한 나라이면서도 열악하고 냉혹한 의료시스템을 갖춘 모순을 지닌 이 나라에 도대체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Michael 은 현재까지도 오천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
노벨상 타면 좋겠지만 못 타면 또 어떤가?
노벨상 하나도 못 탄 나라여서 후진국이라고 스스로 자괴감에 시달리던 나라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대한민국. 드디어 김대중 대통령께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시어 태극기를 세계 방방곡곡에 휘날리셨다. 그런데 그마저도 또 로비로 탄 상이니 뭐니 자국인들끼리 싸우는 희한한 나라가 바로 이 나라가 아닌가 싶다. 노벨상.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가운데 하나다. 그 권위를 세운 과정은 깊이 알지 못하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