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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 소식이나 KKR과 인피니티 연합군의 OB맥주 매각 소식 등이 언론에 보도되며 어느새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 업계의 업무에는 다양한 금융기법이 사용되기도 하나 기본적인 구조는 국민연금 등 몇몇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모은 돈을 출자금과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대출을 섞어 유망기업에 투자했다가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배당과 매각 프리미엄을 받고 빠지는 구조다.

한번 출자하여 계속 주식을 보유하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전통적인 대주주와 달리 이들 사모펀드는 큰 기업을 쪼개 팔아 즉시 현금을 챙기거나 5년 정도의 중기에 걸쳐 기업을 운영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챙기기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런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사모펀드도 인력감축 등으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는 대신,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향상시켜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등의 시도도 하고 있다.

프라이빗에쿼티 회사들은 강요당하는 판매자일 뿐만 아니라 강요당하는 구입자이기도 하다. 펀드들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4000억 달러의 현금을 손에 들고 있고, 그 중 3분의 1정도는 유럽에 있다. 이 돈을 전부 쓰지 않는 것은 실패나 다름없다. 그저 그런 중고 거래를 하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어떤 바이아웃 회사들은 위기의 후유증으로 빈약한 팀들로 남겨지기도 했는데, 이는 그들이 부족한 인원으로 복잡한 기업분할에 뛰어들기를 꺼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고 거래는 보다 쉽다. 많은 자산실사 보고서는 이전의 거래에서 쓰던 것을 꺼내 쓰면 된다. 처음에 자금을 제공한 은행들이 다시 참여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거래가 준비 작업에만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반면, 중고 거래는 필요하다면 몇 주 만에도 작업할 수 있다.[Buy-in barons]

무한정 기업에 돈을 묶어놓을 수 없는 업계의 속성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현상에 관한 기사다. 넘쳐나는 돈, 빈약한 인력,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사전 작업 등으로 인해 사모펀드들이 전통적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거래하기보다는 동종업계의 매물을 인수하는, 이른바 “중고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사모펀드에 몰리는 돈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3~2010년 간 프라이빗에쿼티의 자금조달 추이(출처)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업계에서의 자금조달은 큰 폭으로 증가하다가 신용위기를 기점으로 2000년대 초반 수준으로 횡보하고 있다. 하지만 인용기사에도 알 수 있다시피 그 동안 모아진 4천 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이 지난 2000년대의 호황기에 모여졌고 쓰여야 하는 금액이 있다. 그리고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정황은 사모펀드의 큰 손인 연기금의 사모펀드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짐작할 수 있다.

각국의 연기금은 전통적으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자산에 주로 투자해오다가 저수익성 채권의 증가, 포트폴리오 구성의 다변화 등의 정책변화에 따라 실물자산과 사모투자 등, 소위 “대체투자”로 투자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2003년 3.5%에 머물렀던 “사모투자 및 헤지펀드”에로의 자산 비중은 꾸준히 늘어 2012년 현재는 8.6%에 달하고 있다. 주식, 채권의 시장이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연기금의 “사모투자 및 헤지펀드” 부문 자산배분 비중

2003년 2006년 2009년 2012년
3.5% 4.2% 6.8% 8.6%

출처 : 한국금융연구원, 금융포커스 23권 3호, “글로벌 연기금의 대체투자 현황과 시사점”

요컨대, 사모펀드를 통한 기업의 인수합병은 계속 늘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 간의 필요에 의해 이러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세였다면, 앞으로는 자금공급자인 사모펀드의 필요에 따른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나아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처럼 사모펀드 스스로가 자금 소진의 필요성으로 인한 중고시장에서의 거래까지 가세하면 M&A 시장에서의 불필요한 거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

사모펀드는 기업 형태의 미래인가?

이러한 모든 투자 실적들을 묶어주는 공통점은, 주식시장과 기존 주주들의 압력으로 인해서 기술적인 개편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제 실행할 경우의 결과를 블랙스톤이 꿰뚫어 보았다는 사실이다. 헤르베르크, 바니, 실버먼, 클라크 및 셀라니즈의 웨이드먼 사장 등 경영자들은 한결같이 “구조개편으로 장기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더라도 회사가 상장회사이던 시기에는 현행의 이익 실적을 유지하라는 압력으로 인해서 사업구조를 변경하려는 시도가 장벽에 부딪혔다”라고 증언하였다. 사모투자 편드가 주주로 자리를 잡고 나면, 경영진들은 수년간에 걸쳐서 장기적으로 경영할 자유를 얻게 된다. 사모투자자들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수반되는 위험을 수용하는 이유는 통제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사모투자 펀드에 의해 소유되는 독립기업들은 잠재력을 더 많이 발휘하게 된다.[사모펀드의 제왕 블랙스톤 그룹과 슈워츠만 이야기, 데이비드 캐리/존 모리스 지음, 하영춘/김지욱/김규진 옮김, 2012년, 첨단금융출판사, pp437~438]

사모펀드 계에서 가장 유명한 펀드 중 하나인 블랙스톤과 그 펀드의 창업자이자 카리스마적 지도자인 스티븐 슈워츠만에 관한 일화를 담은 책의 일부다. 우리의 귀에 익숙한 사모펀드라 하면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KKR,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론스타, 한미은행을 인수한 칼라일 정도일 것이다. 블랙스톤 역시 사모펀드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익히 들어봤을 거대규모의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지만, 현재의 영어표현으로는 PE(Private Equity)라는 표현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 같다. 이들 사모펀드는 ‘병행자본시장’이자 과도적인 기업 소유 형태로 인식되고 있다(446p). 즉 파트너십이나 주식회사처럼 익히 알려진 기업 소유 형태와 병행하여 자본이 조달되는, 그러나 그 소유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이들 펀드는 소위 LBO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Leveraged Buyout 금융 기법을 사용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기업은 통상 자본과 대출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런데 자본을 소유한 이들이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펀드는 이 주식을 인수함으로써 회사를 소유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주식의 인수에도 또 다시 대출을 일으켜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펀드가 투자자로부터 10억 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고 해보자. 이들 앞에 유망한 회사 5개가 있는데 각각 자본 10억 달러, 대출 2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회사다. 그러면 펀드는 각각의 회사에 2억 달러 씩만 펀드 자금을 투입하고 나머지 자본은 감자를 하고 다시 대출, 채권 등의 형태로 구조를 짤 수 있다. 펀드는 10억 달러를 투자하여 자산 150억 달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이러한 LBO를 주로 구사하는 사모펀드의 특성 때문에 그들의 소유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을 수밖에 없다. A펀드는 각각의 회사에서 실질적인 부채비율은 1500%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속히 현금흐름 창출 등의 방법을 통하여 투자액을 회수하고 나오는 것이 최선이다. 현금흐름을 조금만 개선하여 4억 달러의 배당을 시현한다면 ROE는 200%가 되기 때문에 소유기간이 길지 않아도 무리가 없다.

이런 본질적인 사모펀드의 특징이 오늘날에는 신용위기 등과 더불어 많이 누그러졌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그들을 장기적 사업목표를 추구하는 기업집단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재투자하지 않는다면 죽은 것이다”라고 슈워츠만이 팀원들에게 강조한바 있다고 하는데, 이는 특정기업에 오래 머물러 있기보다는 수익을 시현하고 다음 목표를 향해가는 사모펀드의 습성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상장기업이 주주들의 “현행의 이익 실적을 유지하라는 압력” 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고, 사모펀드로 인수되어 “장기적으로 경영할 자유”를 얻었다는 증언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면이 있다. 구조조정의 동기가 강한 것이 사모펀드일 개연성은 높겠지만, 그들 역시 레버리지를 끌어다 쓴 제약조건 하에서 CEO들이 장기적으로 경영할 자유를 주는 기간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이전의, 상대적으로 정체된 주식회사보다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점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은 확실히 더 위험을 수용하려는 속성이 강하고, 때로 그것을 위해 개혁적인 경영진과 우호적 관계를 맺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과도적인 기업 소유 형태”의 본질이 가지는 한계는 여전하다. 그들이 바라는 현금흐름은 확실히 안정적이기보다는 초기에 수익을 시현하는 쪽이다.

주식인수를 통해 기존의 상장기업도 상장 폐지하는 것이 전문인 블랙스톤은 아이러니하게도 2007년 6월 뉴욕거래소에 자신의 주식을 상장했다. 이를 통해 블랙스톤은 다양한 사업 분야의 펀드들의 산발적인 집합체 같은 이미지에서 하나의 정점을 가진 거대기업집단과 같은 이미지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전의 기업과는 다른 모습인 것은 여전하다. 그들을 제조업 집단으로 부를 것인가 금융투자업 집단으로 부를 것인가?

자본주의는 사모펀드를 통해서 확실히 또 다른 기업형태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빨라진 경기주기만큼이나 기업의 손 바뀜도 빨라지고 있다. 초국적인 사모펀드, 국부펀드는 이전의 대기업이 가지는 엄청난 자금력을 사모 또는 공모의 형태를 통해 실현하고 대등하게 싸우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이전의 기업의 진화된 형태인가 아니면 퇴보적인 형태인가? 아직도 정치가와 노동자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오바마의 금융개혁에 관한 연설 중 주요 부분

그것이 우리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개혁을 추구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거대 금융기업들이 감독을 받지 않으면서 CDS나 다른 파생금융상품과 같은 위험한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개구멍을 막으려고 합니다. 금융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규명하려는 것입니다. 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자본과 유동성 요구를 강화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하한의 대형 기업의 실패가 전체 경제를 함께 망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다시는 미국의 납세자들이 “너무 커서 망하지 않는” 은행의 볼모가 되게 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주요 금융기업들이 떠안을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제한들이 제가 제안하는 개혁들의 중심입니다. 그것들은 바니 프랭크 위원장의 지도하에 하원을 통화했고, 크리스 도드 위원장의 지도하에 상원을 통과하려 하는 법안들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의 일부로 오늘 나는 미래의 위기들을 방지하는 한편으로 금융시스템을 강화하리라 믿고 있는 추가적인 두 가지의 개혁조치들을 제안합니다.

첫째, 우리는 더 이상 은행들이 그들의 고객들에게 봉사하는 주된 임무를 방기하도록 용인하지 않겠습니다. 최근 몇 년 간, 너무 많은 금융기업들이 단기이익을 얻기 위해 헤지펀드, 사모펀드, 더 위험한 투자를 영위함으로써 납세자의 돈을 위험에 빠트렸습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오로지 은행들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금융적 특권의 보호를 받는 동안 이러한 위험한 짓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은행을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예금보장과 다른 보호 장치들과 보증들을 제공하였습니다. 우리는 안정적이고 신뢰할만한 은행 시스템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는 믿음 하에 이러한 조치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공황 시기에 시스템의 실패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권은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를 불공평한 어드밴티지를 누리면서 운영하는 은행들에게 수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은행들이 납세자가 제공하는 안전망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때에 — 낮은 비용의 자본을 포함하여 — 그들이 돌아서서 이익창출을 위한 거래자금으로 저렴한 돈을 사용한다면 적절치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거래들이 종종 은행들을 고객의 이해와 직접적인 갈등관계에 놓이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은 이러한 거래 행위들이 만약 상황이 잘못 된다면 전체 은행을 위험에 빠트릴만한 거대한 비용이 많이 드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헤지펀드 또는 은행 안의 사모회사들이 납세자가 부담하여야할, 그리고 이해갈등 관계를 불러올 수 있는 거대하고 위험한 도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명백히 용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은행이 기면 주주가 이와 같은 행위로 돈을 벌지만 은행이 지면 납세자가 돈을 부담하는 시스템을 용인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단순하고 상식적인 개혁을 제안하는 이유들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볼커 규칙(Volcker Rule)”이라 부를 것입니다. — 제 뒤에 키 큰 양반입니다. 은행들은 앞으로 그들의 고객에의 봉사와 관계없는, 그 자신의 이익을 위한 헤지펀드, 사모펀드, 또는 고유계정거래(proprietary trading)를 소유, 투자, 또는 주주로 참여하지 못할 것입니다. 만약 금융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거래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는 것은 자유의사입니다. 진실로 그렇게 하는 것은 — 책임있는 자세로 — 시장과 경제를 위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은 미국시민이 뒤를 책임지는 은행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그러한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래의 위기들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일환으로써 저는 또한 우리가 우리 금융 시스템의 더 이상의 합병을 허용치 않을 것을 제안합니다. 오랜 동안 단일 은행에 너무 많은 위험들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금 상한선이 있었습니다. 똑같은 원칙이 오늘날의 경제에서의 거대 금융기관들이 채용하고 있는 다양한 펀딩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미국시민들은 극소수의 대형 기업들로 구성된 금융시스템의 서비스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고객들에게 좋지 않습니다. 경제에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을 통해 우리가 피할 결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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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을 벗어난 생각”에 대한 추가설명

아래 글에 대해 좀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내가 생각하는 글쓴이의 의도를 도표로 표시해보았다. 가이스너의 부실자산 매입계획에 비추어 생각해보자. 가이스너의 계획은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해당 목적을 위해 설립된 SPC(Special Purpose Company;특수목적법인)에서 매입한다는 것이다. 이 SPC는 민간투자자가 주도할 것인데 부실자산의 매입여력이 떨어지므로 공공부문에서 자본과 대출을 섞어주어 레버리지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때의 민간투자자는 누가 될 확률이 클까? 현재 시장에서 여하한의 투자를 감행할 주체는 많지 않은 가운데, 글쓴이는 연금펀드, 기부금펀드, 보험사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이들은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것보다는 일정수수료를 주고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등 소위 전문가들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 과정에서 자금의 사회적 성격이 강한 돈들은 헤지펀드를 거치면서 ‘민간투자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 이념적 색채가 희석되는 것이다.

글쓴이의 의도는 이제 헤지펀드나 사모펀드가 연금펀드보다 돈을 잘 굴리리라는 소위 ‘전문성의 신화’에서 벗어나 아예 직접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연금 정리신탁(Pension Resolution Trust)’를 설립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수수료를 안줘도 되고, 근본적으로 정부보조(SPC에의 자본/대출 투입행위)나 받아먹는 ‘능력 없는’ 헤지펀드 매니저들 주머니를 채워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 및 매각의사결정은 스스로 잘해서 시장의 주도자가 되라는 주문이다.

재밌는 것은 여기에서 향후 부실자산의 정상화 이후 투자수익(Capital Gain)을 취하며 매각하는 방식 대신, 해당 신탁이 지속적으로 부실자산을 정상화시켜 운영하여 나가면 사실상 많은 보수인사들이 두려워하는 ‘연금 사회주의’의 형태가 그럴싸하게 갖춰진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방식은 지난 대선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당내경선에 출마했던 심상정씨의 공약이었다.

“틀을 벗어난 생각”

당신이 또 다른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길 원한다. 누가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에 돈을 대는가? 연금펀드, 보험사, 기부금 펀드, 그리고 몇몇 은행들이다. 나는 1 달러에 대해 30 내지 40 센트로 이들 자산을 사들여서 더 커다란 바보들에게 더 높은 가격으로 팔아먹기 위해 정부보조금을 받는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들에게 연금펀드들이 2%의 관리수수료와 20%의 실행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Kolivakis 연금계획’이라 부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연금펀드들이 함께 “연금 정리 신탁”을 만들어 이들 자산을 은행들의 북에서 지워버리고 그것들을 세계경제가 궁극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조금씩 다년간에 걸쳐 팔면 어떨까? 왜 당신들이 함께 뭉쳐 당신들의 재정적 영향력과 깊은 속주머니를 이들 자산들의 소유권을 직접 취득함으로써 돈을 벌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헤지펀드, 사모펀드 또는 이 세계의 PIMCO에게 돈을 지불하는가?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바와 같이 이는 개별 투자정책과 그것이 가능하게 하는 몇몇 방책들과 같은 몇몇 중요한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연금들이 신용 시스템이 다시 작동하는 것 돕는 한편으로 연금들도 그들의 적자를 메울 수 있게 할 수 있다.  나 생각에 이제 우리는 “틀을 벗어난” 생각을 시작하여야 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금융위기를 다룰 몇몇 장기적인 대안들을 실행하기 시작하여야 한다.

I want you to think about something else. Who funds hedge funds and private equity funds? Pension funds, insurance companies, endowment funds, and some banks. I find it perverse that pension funds will pay 2% management fee and 20% performance fee to some hedge fund or P.E. fund that will then get a government subsidy to buy these assets at 30 or 40 cents on the dollar hoping to sell them to a greater fool at a higher price. I got a better idea (call it the ‘Kolivakis Pension Plan’). Why don’t the world’s largest pension funds band together to create a “Pension Resolution Trust” taking these assets off the banks’ books and then selling them off slowly over many years as the global economy eventually recovers? Why pay fees to hedge funds, private equity funds or the PIMCOs of this world when you can band together and use your financial clout and deep pockets to make money by directly taking ownership of these assets? Admittedly, this will require some serious planning, some changes in individual investment policies and some resources to make it work, but it can also help pensions deal with their deficits while they help the credit system get going again. I think it’s time we start thinking “outside the box” and start implementing some long-term solutions to deal with a virulent financial crisis that threatens global peace and prosperity.[Guest Post: Hedge Fund Socialism?]

이를테면 가이스너의 새 대안은 SPC를 설립하여 민간투자자들을 자기자본에 끌어들여 그들이 주도가 되어 부실자산을 인수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들 민간투자자들의 구성은 누가 될까? 허다한 은행들이 빌빌거리고 있는 요즘 위에 언급하였듯이 결국 연금펀드들의 돈을 관리하는 헤지펀드들일 가능성도 크다. 연금펀드가 ‘사회적’ 성격을 갖는다면 결국 ‘민간’투자자라기보다는 공공의 또 다른 얼굴일 뿐인데, 위 글을 쓴 이는 결국 막강한 힘을 가지면서 공공적 성격이 있는 이들이 뭐 하러 비싼 돈 줘가면서 빌빌 거리는 헤지펀드에게 돈을 맡겨 간접투자를 하고 있냐는 것이다. 생각해볼만한 재밌는 주제다.

추가설명

낼 세금이 있으면 내겠다

“낼 세금이 있으면 내겠다”

외환은행 매각으로 4조5천억 원의 대박을 터트린 론스타의 고위간부의 말이다. 낼 세금이 있으면 내겠지만 낼 세금이 없다는 뉘앙스가 진하게 느껴진다. 무릇 나라 안에서의 모든 거래행위의 시세차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한 나라의 세무당국을 하찮게 여기는 오만함이 묻어난다. 실제로 론스타는 이미 지난해 세무조사에 따른 국세청의 추징금 납부를 거부, 불복절차인 `심판청구’를 국세심판원에 냈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오늘날 모든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국민국가 소멸론자’ 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날 ‘Made in USA’, ‘Made in Japan’ 등의 제조국 표시는 큰 의미가 없다. 국경을 초월한 생산기지의 다국화(多國化) 현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표시 방법은 어쩌면 ‘Made by Samsung’, ‘Made by Microsoft’ 가 유효하기 때문이다. 이미 초국적 기업은 국민국가보다 더 큰 경제단위가 되어있다. 그러니 초국적 금융투기의 귀재인 론스타가 동북아시아의 한 나라의 세무당국에 그런 말을 한다고 해도 그리 불손한 행위는 아니다.

그렇다면 정말 초국적 자본에게 국민국가 따위는 사라지는 편이 속편한 것일까?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국민국가의 존재를 가장 필요로 하는 집단이라는 것이 희극적인 요소이다. ‘우리 모두는 케인즈 주의자다’라고 일갈한 닉슨이 1970년대 케인즈 주의적 국가정책을 무력화시켜 신자유주의를 가속화시키는데 일조하였듯이 ‘국가 따위는 필요 없다’라고 주장하는 초국적 자본은 여전히 국민국가 없이는 그들만의 초과 잉여가치를 누릴 수가 없는 것이다. 

론스타의 시세차익에 대해 국세청이 “론스타코리아가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세법에 규정된 ‘간주 고정사업장’으로 볼 수 있어 과세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국민국가 존재 자체가 초국적 자본에 적대적이라는 가정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론스타가 그에 대항하는 무기인 벨기에의 조세회피지역 역시 국민국가의 보호 아래 놓여있다는 점에서 각각의 국민국가는 초국적 자본의 농간질에 놀아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영리하고’ 이동성이 빠른 초국적 자본은 자신들이 배후에서 조종하여 체결한 국가 간 협약이나 국가 간의  각종 경제사회적인 환경의 차이를 활용하여 초과 잉여가치를 향유하고 있다. 국민국가는 초국적 자본의 광속도의 이동경로에 자신들을 포함시키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또는 웃는 낯으로 투항하거나 결탁하기 때문이다.

국민국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부여는 바로 일극체제의 중심 미국에게서 찾을 수 있다. 행정부 자체를 자본가들로 채워버린 부시 행정부는 노골적으로 초국적 자본과 군수산업의 편에 서서 세금을 감면하여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고 이라크를 침공하여 시장을 확대해주었다. 만약 한 개별기업이 시장의 확대를 위해 다른 나라를 침공했다면 현재의 저항보다 더 큰 저항에 직면했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국가’라는 브랜드는 일반정서상 초국적 자본에게 유리한 것임을 이를 통해 알 수 있다.

자본가는 국적을 거부하지만 국가를 활용한다.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거부하고 시장의 자유를 부르짖지만 그렇다고 ‘멍청한’ 동업자인 국민국가를 폐기할 생각은 아직까지 하고 있지 않다. 고세율의 대표주자 스웨덴마저 획기적인 감세를 통해 자본에 투항하는 판에 굳이 확인사살을 할 필요가 없다. 아직까지는 동업자의 활용가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나라는 개방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경제구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지만 그것은 ‘개방’과 ‘자본의 특별시민권 부여’를 혼동한 무식의 소치이다. 국가 스스로가 론스타에게는 장내에서 싸우다 언제든지 장외로 나가버릴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하고 국세청은 두 손 묶고 링 안에서만 싸우라는 규칙을 정해준 것을 ‘개방’이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그런 ‘개방’은 빨리 폐기시켜버리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