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신용등급

무디스 관련 트윗 모음

# 무디스가 우리나라에 사상최고의 신용등급을 부여한 이유 중 하나가 현 정부의 “4대 개혁”을 높이 산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다. 무디스는 그 “개혁”이 성공할 경우 한국의 빚갚을 능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과 다른 맥락이다.

# 무디스라는 신용평가기관이 등급을 매기는 이유는 그 객체의 변제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인력감축을 통해 인건비를 줄였다면 당연히 그 기업의 신용등급은 높아질 것이고, 국가에 대한 잣대도 이와 동일하다. 국민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가 아니란 사실.

# 시리자가 집권한 그리스나 포데모스가 약진한 스페인은 신평사 입장에서는 등급을 하락시켜야 할 국가다. “좌빨”이 약진하여 국제채권단이 강요하는 긴축정책에 저항하는 국가는 변제능력이 약해질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은 채권자의 구미를 맞출 뿐이다.

# 어쨌든 국제 신평사가 등급을 높여주었다는 사실은 호재다. 한 나라가 더 싼값에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게 조달한 돈이 등급을 높이기 위해 희생한 이에게 혜택이 되게끔 쓰이느냐 하는 점인데, 대개 그렇지 분배되지 않는다는 점이 현실.

신용평가 후진국 중국을 보며 생각나는 또 다른 후진국

S&P나 무디스와 같은 회사들은 미국의 주택 거품 당시 위험한 모기지 담보부 채권의 등급을 높게 매기고 금융위기의 와중에서야 사후적으로 정크로 강등해서 비난을 초래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거의 12.7조 달러에 달하는 채무 중 겨우 1.4%만이 AA 등급 이상의 등급을 받았을 뿐이고 가장 높은 등급의 채권은 주로 정부가 보증하는 패니매나 프레디맥 같은 회사, 그리고 최상위 채무자가 발행하는 것들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최상위나 많은 보증을 받는 국유은행들에서부터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지방정부나 민간 부동산 회사에 이르는 기관들이 똑 같이 높은 등급을 얻어내고 있다. [중략] 업계의 애널리스트들이나 다른 이들에 따르면 현지 신평사들은 특정 회사의 정부와의 관계가 그 비즈니스나 부채 상환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고려한다. 그들은 중국에서의 대부분의 차주가 국유기업과 지방정부들이고 이로 인해 미국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높은 등급의 회사가 많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신평사들은 또한 해외에서 자금을 일으키는 국유기업들을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지방정부와 연계된 회사들은 중앙정부와 연계된 회사들보다 낮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Can All Chinese Debt Be Rated Top Quality?]

중국의 후진적인 신용등급 시장의 상황에 대한 WSJ의 글 중 일부다. 시장에서 채권가격의 이정표 역할을 해주는 신용등급의 중요성은 정말이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례로 가깝게는 금융위기에서의 모기지 채권에 대한 엉터리 신용등급은 시장참여자들에게 그릇된 믿음을 심어주었고 금융위기를 심화시키는데 한 몫 단단히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으며 지금 그와 유사한 상황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제 신평사들이 못미더워서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매기겠다고 했던 중국 신평사들이 WSJ 보도에 따르면 정작 중국 본토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의 97%에 AA또는 AAA 등의 최고 등급을 부여했다고 한다. 그들 평가가 사실이라면 지금 중국은 세계 최고의 신용을 가진 국가인 셈이다.

해외 신평사가 국내기업에 대해 박한 이유로 공통적으로 들고 있는 이유는 컨트리 리스크다. 남북분단이라는 매크로 환경이 기본적으로 점수를 깎고 들어간다. 하지만 이 변수는 점차 덜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것 같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더 중요한 매크로 환경은 이른바 한국 특유의 “재벌” 체제에서의 소유-경영의 불투명성에 따른 리스크인 것 같다. 흥미롭게도 국내 신평사는 오히려 이런 특수성이 높은 신용등급의 근거가 된다. 즉, 순환출자로 엮인 “재벌”社에 속해있는 계열사는 회사 자체의 능력보다 더 좋은 신용등급을 받는다. 신용 리스크 등이 불거질 경우 모기업에서 자금을 제공해줄 것이라는, 전혀 근거 없지는 않은 믿음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부실한 공사(公社)의 프리미엄도 상당하다.[신평사의 신용은 누가 어떻게 유지시킬 것인가?]

하지만 중국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비웃을 상황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신용평가 체계도 후진적이기는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등급보다 상향 조정되곤 하는 평가등급은 “국내적 상황”이라 치부할 수는 있지만, 중국 신평사들의 고려사항인 정치적 고려요소가 국내 신평사들에게도 중요한 평가요소라는 점은 별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회사 자체는 부실하기 이를 데 없는데 “정부의 지원가능성”, “모기업의 지원가능성” 때문에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구태는 여전하기 때문이다.1 2013년 동양사태 이후 독자등급의 도입을 서두르던 당국은 최근 “시장충격을 고려한 신중론”으로 급선회하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이에 따라 엉터리 대기업 계열사나 부실 공기업은 또 다시 생명을 연장하며 자금시장에서 갑질을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지금 티파티(Tea Party)를 즐길 여유가 있나?

Grün - A Group of Artists.jpg
Grün – A Group of Artists” by Jules-Alexandre Grün (1868 – 1934) – http://www.repro-tableaux.com/a/grun-jules-alexandre/a-group-of-artists.html.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우여곡절 끝에 미국의 부채한도는 상향조정되었지만,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며칠 동안 크게 출렁거렸다.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가지는 위상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국면이며, 이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와중에 과연 이번 부채한도 및 신용등급의 논란의 승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일부에서는 한 유권자 단체를 그 승자로 지목하고 있는데, 바로 미국의 보수주의 풀뿌리 유권자 조직 ‘티파티(Tea Party)’가 그들이다.

티파티는 부채한도의 협상 과정에서 존 베이너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를 압박해 협상안을 연기하도록 하는 등 자신들의 존재를 확실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親민주당 인사들은 이번 S&P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러한 티파티의 강경노선에서 초래되었다며, 신용등급 강등을 ‘티파티 다운그레이드(tea-party downgrade)’라고까지 칭하며 극렬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겠으나, 그만큼 티파티의 존재감이 확인되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사실 티파티가 이처럼 공화당 기반까지 흔들 정도로 성장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출발은 반오바마 정서였다. 지난해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이미 보수 유권자들은 잔뜩 성이 나 있었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되어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 투입을 골자로 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자, 그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부실 회사를 살리려 한다며 맹비난했다. 바로 그때 보수 투자전문 웹사이트 마켓티커(Market Ticker)에 누군가 ‘항의의 표시로 의원들에게 차(tea)를 한 봉지씩 보내자’는 제안을 했다. 이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지지를 얻었고, 곧이어 워싱턴 국회의사당의 의원실에 차 봉지가 하나씩 배달되었다.[미 정계 쥐락펴락 ‘티파티’ 파워]

흥미로운 티파티의 생성과정이다. 영국의 식민지 미국에 대한 과다한 세금부과에 항의하며 영국 상선에 있던 차를 바다에 내던진 18세기 미국인들의 저항을 의미하는 ‘보스턴 티파티’를 연상시키려는 의도를 지닌 티파티는 오바마의 경기 부양책, 특히 월街에 대한 구제금융에 항의하며 들불처럼 일어났다. 개인의 자유에 대해 유난히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들이 자신의 세금으로 월街에 “공짜 점심”을 준 것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느낀 것이다. 자유와 개인을 지향하는 미국답다는 생각이 든다.

월스트리트는 너무 추상적이고 대침체를 초래한 금융 게임들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에 대한 정부의 구제금융은 거의 모든 이들이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다. 티파티의 등장이 월스트리트의 구제금융의 시기와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티파티를 지지하는 한 지인은 “정부가 힘 있는 자들에 의해 포섭되어, 우리 세금을 가져가고, 우리의 점심을 먹기 때문에” 정부를 싫어한다고 내게 설명했다.[The Rise of the Wrecking-Ball Right]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사실 월街의 위기를 방기한 것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합작품, 감세와 전쟁비용을 통해 재정위기를 가속화한 것은 공화당, 월스트리트 구제금융의 물꼬를 튼 것도 공화당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공화당 지지자들과 서민들은 정권이 바뀌고 똑같은 짓을 오바마가 하자 그제야 분노가 폭발했다. 이것은 사회저변에 깔려있던 연방정부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을(또는 유색인종 대통령에 대한 반감?) 우익들이 적절하게 자신들의 정치적 재료로 활용했음을 의미한다.

즉, 처음에 구제금융 등에 항의하며 시작된 운동이었으면 Robert Reich와 이야기를 나눈 그 사람의 분노를 삭일 수 있는 지향점,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 포섭된 정부”를 개혁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인데, 티파티는 이번 예산삭감을 넘어선 다음 목표를 복지예산 삭감과 환경규제의 완화로 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된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즉, 티파티는 힘 있는 자에 대한 지원은 그대로 둔 채, 힘없는 자의 밥그릇을 뺏음으로 정부의 독선을 막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Tea Party에 질질 끌려다니는 미국과 지구를 풍자한 이코노미스트 만화

미국인들이 개인적 자유에 대한 갈구가 유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 대다수 민주주의 인민들의 공통정서이기도 하다. 다만 이 자유에의 의지가 정치적으로 어떻게 구분되느냐 하는 것인데, 정치와 경제에 대한 스탠스에 따라 자유주의자라도 Libertarian과 Liberal이라는 상반된 인간형으로 나뉠 수 있다. 대다수 서민들은 이런 입장이 혼재될 수 있는데, 특정 정치세력의 기획에 의해 그 혼재된 입장이 효과적으로 정리되어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바, 티파티가 이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늘날 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가 아니라 국가의 간섭과 복지 국가를 지지하는 미국식의 자유주의를 지칭한다. 자유주의에서 자유는 경제적 자유와 개인자유로 구분할 수 있다. 경제적 자유와 개인의 자유를 확보하려면 국가가 시장경제와 개인의 자유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중략] 이러한 자유주의는 국가와 자유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경제적 자유와 개인의 자유에 대해 국가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Libertarian), 양쪽도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Authoritarian), 경제적 자유에는 개입하지 말고 개인의 자유에는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Conservative), 경제적 자유에는 개입하고 개인의 자유에는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Liberal)으로 구별된다.[David Boaz, Libetarianism, A Primer; The Free Press, 1977, p. 22. / 자유주의만이 살길이다, 한국하이에크 소사이어티 엮음, 평민사, 2006년, p80에서 재인용]

예를 들어 A가 리버럴적 지향점을 가진 이라면 정부의 복지지출 등 공익적 지출에 호의적인 입장을 가질 것이고, 신용위기가 닥쳤을 때 은행을 구제해야 한다면 그는 선택적으로 그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A가 리버타리안이라면 복지지출과 구제금융 모두 연방정부의 월권이라며 비난할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A가 복지지출의 수혜자이면서도 리버타리안의 입장을 견지하는 경우일 텐데, 실은 미국이나 우리 사회나 이런 ‘정치 색맹’이 꽤 많을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요컨대, 자신의 물적 토대를 분명히 이해하고 사회 프로세스, 특히 경제정책 등에 대해 자신의 경제적 이해에 분명히 부합하는지에 따라 정치적 행위를 하는 이는 그나마 자주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착시현상에 의한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면 이보다 더 비참한 상황도 없을 것이다. 노인우대로 공짜 버스를 타면서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엉뚱하게 노동자 투쟁현장에 가서 구사대 노릇을 하는 한국의 노인들이나 헬스케어 토론장에서 “내 메디케어를 뺐지 마라”고 시위하는 미국 노인들처럼 말이다.

이렇듯 물적 토대와 정치적 행위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는, 물론 정치적으로 선명하지 않은 기성정치 구도도 한몫하고 있다. 양당 모두 기업정치에 매몰되어 빠져나올 수 없는 미국 정치권, 경제에 있어서 차이가 미미하면서도 정치 슬로건만 극렬대치하고 있는 양당구조와 이를 大權추수주의로 극복하려는 “진보진영”이 존재하는 한국 정치권이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기에 불신은 심해지고, 결국 티파티와 같은 -대중의 분노를 상층부의 물적 이익에 악용하는- 우익 포퓰리즘이 발흥하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티파티는 ‘리버타리안 나찌’에 가깝다.

안 망하려고 신용을 조작(?)하려는 서구 금융권

금요일의 뉴욕 증시 그래프다.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다. 불과 장 마감 35분 만에 저런 모습이 연출되었다고 한다. 이 기상천외한 그래프를 연출시킨 장본인은 씨티그룹과 와코비아 등 8개 은행들이 Ambac의 자본 확충을 위해 30억 달러를 보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Ambac 은 AAA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이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 더 폭넓게 화폐와 시장에 의해 유지되는 문명을 신용사회라고 할 수 있다. 신용(credit)이 없으면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화폐에 대해 누군가가 지불을 보증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없으면 시장에서 그 화폐는 종이 쪼가리나 다름없다. 그래서 흔히 화폐에는 고대로부터 지도자의 얼굴이나 주된 보증기관의 이름이 – 즉 지불을 보증해줄 기관 – 박혀져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화폐인 카드가 신용카드(credit card)인 사실을 상기하라. 신용이 없으면 문명은 무너진다.

금요일 미국의 경제 지배자들이 모여서 한 일이 바로 이 신용을 유지하려는 필사의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채권은, 특히 지방채나 회사채 등은 역시 화폐와는 신용수준이 비교가 되지 않으므로 이 채권이 믿을 만 하다는 제3의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의 보증이 필요하게 된 것이고(주1) 바로 Ambac 등 모노라인(주2) 업체들이 별로 어울리지 않게 그간 지방채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등을 보증하여 온 것이다. 그리고 이들 모노라인의 신용등급은 또 다시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이 매겨주었고 그들의 실제 보증여력보다는 – 즉 자본금 규모 – 이것이 그들의 사업밑천이었던 것 같다.

이제 누가 보아도 모노라인 업체들은 그들 스스로가 AAA 의 신용등급을 유지할 자격이 안 되는 이들이고 신용등급 하락이 임박하였는데 이로 인해 엄청난 대손상각이 불가피한 은행들이 다시 모노라인 업체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보증해서 신용등급을 유지시키려 하니 미국에 ‘고스톱’은 인기가 없어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격언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주3) 개인적으로 보기엔 ‘신용’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는 인상이다. 제대로 된 신용이 아닌 서류상의 신용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코미디가 따로 없다.(주4)

과거 물질문명 사회가 모두 그러했지만 특히나 자본주의는 ‘신용’이 추락하면 피해는 가공할 정도로 크다. bank run, fund run 과 같은 재앙들은 서류상의 신용뿐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어떠한 시장의 권위에 대한 믿음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고 이것이 무너졌을 경우 발생하는 공포(panic)로부터 발생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를 기회로 이해당사자들이 신용 거품의 제거, 진정 신뢰할만한 신용의 창출에 대해 고민하여야 할 때로 보이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닐 듯 싶다.

(주1)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표적으로 한국기업평가나 한국신용평가 등이 신용등급을 매긴다

(주2) 채권보증회사의 일종으로 채권 발행자에게 부도가 났을 때 채권에 대한 원금과 이자의 지급을 보증해주는 기관이다. 크게 모노라인과 멀티플라인로 나눌 수 있다. 모노라인은 주로 자본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기관이며, 멀티플라인은 부동산 등 각종 재산과 그에 대한 위험까지 보증해주는 기관이다.

(주3) 우리나라도 최근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모습이 연출되었는데 은행들이 모여서 과도한 부동산PF 대출 등으로 자금경색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에 긴급자금을 융통시켜 주기로 한 사실이 그러하다. 채무자를 망하게 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주4) 물론 유사 이래 이런 코미디가 다반사였던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