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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받는 자산가의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지금 일본에서는 특별회계까지 포함하면 사회보장비 중 1,000조 원이 고령자 복지로 지출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예금 총액 역시 매년 300조 원씩 증가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중략] 어째서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가 하면, 연금을 받아도 쓰지 않는 고령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 일본에는 젊을 적부터 많은 보험료를 지불한 덕분에 노후에도 매년 40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고령자가 있습니다. [중략] 최근 도쿄 도심에 있는 아파트 값이 엄청나게 뛰면서 ‘포티 버블’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요? [중략] 일본인 부유층, 그것도 고령의 부유층이에요. 그 사람들이 상속세 대책으로 사고 있는 겁니다.[98%의 미래 중년파산, 아카기 도모히로/아마미야 가린/가야노 도시히토/이케가미 마사키/가토 요리코/아베 아야 공저, 류두진 옮김, 오찬호 해제, 위즈덤하우스, 2016년, pp112~113]

인용한 책에서 가야노 도시히토 씨가 한 발언이다. 가야노 씨는 싸다주쿠 대학의 철학과 교수로 국가, 폭력, 성장 등과 같은 주제로 몇 권의 책을 저술한 바 있는 만큼 해당 주제의 권위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경제학이 주 전공이 아닌 분이다보니 인용한 부분에서 서술한 내용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단, 해당 발언을 인용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돈의 흐름에 대한 발언이 어느 정도는 관련 연구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도 지금 심각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은퇴자에게 지불해야 할 연금의 규모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더욱더 커질 것이다. 물론 당사자의 입장에서야 만족스럽지 않은 금액일지 몰라도 확실히 이 사회는 고도 성장기에 설계된 연금계획에 따라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규모의 비용을 지불하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은퇴자들의 연금소득이 노동소득보다는 “여윳돈”일 가능성이 높고, 그 돈이 부동산 투자 등으로 자본의 흐름에 다시 투입될 것이라는 가정 역시 그리 무리한 가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내수가 엉망이라는데도 집값이나 상가 월세가격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대별로 볼 때 고령층이 부동산 자산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들 자산가들이 연금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입을 늘려갈 수 있다면 단순한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자산을 매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1 더군다나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자영업자 후보군들은 계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요컨대 부동산 자산과 내수 시장의 괴리 사이에 자영업자 예비군, 그리고 노령 연금이 쿠션 작용을 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경련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위한 보고서를 하나 썼는데

자영업자, 수익성은 낮은데 자영업자 종사자가 많아, 장기적으로 자영업자 비율이 현재의 27.4%(‘13)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질 필요. [중략] 연간 사업소득 2,000만원 이하인 4대 저수익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 종사자 223만명 중 절만 정도는 장기적으로 신사업 발전을 통한 임금 근로자 일자리 신규 창출을 통해 임금근로자로 전환할 필요.[가계소득 현주소 및 향후 과제, 전국경제인연합회, 2015.12, 8p]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013년 현재 약 27.4%로 4만불 소득 국가(11.6%)나 OECD국가(15.8%)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 전경련의 보고서는 그 와중에도 최근 10년간의 자영업자의 소득 증가율이 임금근로자의 소득증가율보다 낮다는 것을 배경으로 한계에 내몰린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그 취지에서는 공감이 가는 바가 없지 않으나 다만 그 자영업자의 생성배경이나 인력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영업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자주 지적되는 것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략] 하지만 고령자의 재취업 여건이 여의치 못해 임금근로로 흡수되지 못한 인력들이 자영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략] 2012년 1~5월 50대 이상 자영업자수는 17만 5천명 증가하여 3~40대 자영업자수가 3만 명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영업자수의 증가를 이끌었다.[저부가가치에 몰리는 창업 자영업 경기 더 악화시킨다, LG경제연구원, 2012.7]

즉, 다른 나라와 두드러지게 다른 우리나라 자영업의 특징은 짧은 시간의 빠른 경제성장 시기에 임금근로자로 활동했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거나 해고된 와중에 자영업 시장에 생계형 창업으로 진행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LG연구원의 지적처럼 이들의 재취업 여건은 연령이나 전문성 부족 등의 제약조건으로 인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전경련의 보고서가 이들의 재취업 경로로 제안한 업종은 의료, 금융, 통신·사업서비스 등 지식집약적 사업이다.

고용률을 고소득국가처럼 향상시키려면 의료, 금융, 통신·사업서비스 등 고임금인 지식집약 서비스업종의 고용 및 부가가치 정체 등 성장정체를 해소할 필요. [중략] GDP 대비 부가가치 비중은 보건·의료 4.1%로 선진국의 절반수준(48%), 금융·보험 5.6%, 정보통신업 3.9%, 전문과학기술 5.1%로 선진국의 70~80% 수준에 불과.[가계소득 현주소 및 향후 과제, 전국경제인연합회, 2015.12, 10p]

보고서는 고용창출을 위한 산업으로 제시한 분야가 선진국에 비교할 때에 부가가치가 낮음을 지적하며 이 산업을 성장시켜 자영업자들을 흡수하는 프로세스를 암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분야 중 몇몇은 그동안 업계가 계속 정부의 규제완화 내지는 지원을 요구하던 분야다. 특히 의료 및 보험 분야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법안 중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이슈다. 이쯤에서 과연 보고서가 과연 진정 저수익의 자영업자들을 위해 쓰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고독한 미식가(孤獨のグルメ) 트윗 단상

#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를 즐겨 보는 이유로는 단연 주인공의 먹방이겠지만, 그가 즐겨 찾는 골목길 풍경도 한몫한다. 적어도 카메라에 잡히는 일본 도시의 골목길은 프랜차이즈에 포획되지 않은 순수 자영업자의 그물망으로 이루어진 골목이기 때문이다.

# 한국판 ‘고독한 미식가’를 찍을 때쯤이면 골목길이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프랜차이즈에 점령당한 시점이라 이렇게 찍게 될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혜리 도시락’을 먹으며 “오~ 이거 의왼데?? 마구마구 먹게 돼!”하고 ‘빽다방’의 커피로 입가심할지도??

# 시장자유주의의 주창자 아인란드는 소비에트가 유일한 주인인채로 모든 인민을 노예상태에 놓이게 만들기 때문에 절대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그는 대자본이 골목 안까지 들어와 모든 소매점을 서열화하고 근로대중을 노예화하는 현 상황을 뭐라 할 수 있을까?

# 오늘 들른 편의점은 전에 중규모의 동네 슈퍼였다. 이제 그 공간은 대자본 프랜차이즈의 유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에 편입됐다. 난 사실 이런 대자본을 효율성 측면을 본다면 무조건 반대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 소유가 사유화되는 것이 우려될 뿐.

# 요컨데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가 사회화되고 있는 와중에 다만 그 소유권은 소수의 사적자본에 의해 독점되는 것이 신성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이는 사실 시장경제와 그다지 관계도 없는 경제적 독점에 대한 신앙적 태도다.

# 그나저나 <고독한 미식가> 주인공은 원래 소식하는데 드라마를 위해 하루 전에 단식하고 촬영일 몰아서 마구 먹는다고 한다. 극을 보면 먹방을 위해 흰 쌀밥을 마구 먹는데, 그렇게 몰아서 마구 먹으면 배우의 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노동자가 자산가 의식을 가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는 ‘대중’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한 적이 없다. 가장 가난한 미국인도 하나의 개인이고, 잠재의식적으로도 역시 한 개인주의자다. [중략] 미국인 노동자들은 그 자신들을 ‘프롤레타리아’로 보지 않는다. 그들은 가장 큰 자긍심을 지닌 자산가들에 속한다.[철학 누가 그것을 필요로 하는가, 아인 랜드 저, 이종욱/유주현 역, 자유기업센터, 1998년, pp345~346]

사회주의는 미국에서 뿌리내린 적이 전혀 없는데, 이는 가난한 이가 그들 스스로를 착취받는 프롤레타리아로 여기는 대신 일시적으로 가난한 백만장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Socialism never took root in America because the poor see themselves not as an exploited proletariat but as temporarily embarrassed millionaires. [John Steinbeck]

두 인물이 미국의 빈곤계층 혹은 노동자의 계급의식에 대해 같은 의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아인 랜드는 소비에트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넘어와 철저한 자본주의자로 살았던 소설가인 반면, 존 스타인벡은 ‘분노의 포도’ 등 미국의 노동계급에 대한 애정을 담은 소설로 유명한 소설가다. 이처럼 경제체제에 입장을 보면 좌우의 대척점에 서있는 소설가가 미국의 노동자에 대해서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미국인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그들은 개인주의적 사고나 자기책임 의식이 강한 편이다. 아마도 건국초기 드넓은 땅을 개척해야 하는 성향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어쨌든 두 작가가 보기에 노동자의 그런 성향이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접어든 시기에도 여전히 타국의 노동자에 비해 더 강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성향을 아인 랜드는 긍정적으로 스타인벡은 부정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노동자가 개척정신을 가지고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창업 등의 방법으로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려 한다면 그것은 분명 긍정적인 삶이다. 실제로 자본주의 초기 적잖은 노동계급 출신의 가난뱅이가 사업을 벌여 성공적인 자본가로서의 삶으로 안착한 사례도 많다. 문제는 그런 성공사례가 본인의 의지로만 성취될 수 없을 때조차, 여전히 노동자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근거 없는 긍정주의나 당의정과 같은 허위의식일 것이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 2012년 현재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차지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소득불균형이 가장 심한 미국(소득 상위 10%가 48.16% 점유)에 육박하는 수치[중략]다. 1979~1995년 30%에 머무르던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2000년 35%를 넘었고, 2006년 42%로 치솟았다.[“OECD도 몰랐던 사실…. 한국은 심각한 소득불균형 국가”]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의 열풍 등 세계적으로 소득불균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미국 못지않게 소득불균형이 심하다고 주장하는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에 관한 소개기사다. 우선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소득불균형이 심하다는 사실은 미국인의 낙관적인 개척정신에 다소 배반되는 현실이다. 또한 김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 역시 그네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사실 창업정신으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나라 사람을 따라갈 이들이 없다. 터키나 멕시코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세계최고다. 그들 모두가 스스로를 “일시적으로 가난한 백만장자”라고 여기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자긍심을 지닌 자산가”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부지런히 창업하고 부지런히 망하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기보다 노동자의 삶이 고달파서 창업하는 경우도 많아 안타깝다.

신세계그룹이 공격적인 편의점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중략] 신세계는 편의점의 로열티을 없애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중략] 편의점 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24시간 영업 강요도 없앴다. [중략] 위드미는 또 편의점 경영주와 가맹본부간의 단골 분쟁 사항인 위약금도 받지 않기로 했다.[신세계 편의점 ‘위드미’ 선전포고..”매장 1000개 늘린다”]

한때 트위터에서 다른 사용자에게 ‘계급적으로 소비를 하냐’고 비아냥거려 구설수에 올랐던 정용진 씨가 이끄는 신세계의 파격적인 사업계획이다. 그간 편의점 사장을 사실상의 노예로 만들었던 병폐를 모두 없애겠다고 나선 것이다. 기존 업계에겐 ‘대기업의 횡포’지만 창업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염려스러운 점은 또 하나의 이런 시스템이 창업주의 창업정신을 올곧이 지켜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또 하나의 당의정은 아닌지?

어쨌든 모든 노동자가 백만장자가 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한국 자영업의 위기에 대한 단상

지난 3월말 기준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93조6000억원으로 작년 이맘때(176조6000억원)보다 9.6% 증가했다. 같은 이간 중 중소기업대출 증가율(6.4%) 및 가계대출 증가율(4.3%)과 비교하는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자영업자 대출은 은행 총대출(1179조2000억원)의 17%를 차지한다.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자영업자 대출상환능력 악화→대출 등 외부차입 증가’라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내수침체로 자영업자 폐업 속출…193조 대출금 ‘시한폭탄’ 되나]

자영업자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기사 제목에서 보듯 고질화되어가는 내수침체는 자영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하지만 내수침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닐 텐데 유독 우리의 자영업의 위기가 더 두드러져 보인다.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영업 소득감소의 원인’ 1,2위는 ‘동종업종과의 경쟁’(41.8%)과 ‘대형 및 온라인업체와의 경쟁’(22.9%)이다. 내수침체도 원인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한정된 시장 안에서 경쟁이 너무 심한 것이 자영업자가 바라보는 위기의 원인이다.

OECD기준 국내 자영업자1 비중은 28.2%(‘11년 기준)로서 OECD국가 평균(16.1%, 10년), 27개 EU국가 평균(16.6%, ’11년) 등을 크게 상회. 특히 지속적인 자영업자 비중 감소에도 불구하고2, OECD 24개국(총 34개국 중 10개국이 ’11년 자료 미공개) 중 상위 4번째 수준3. 일본 11.9%, 독일 11.6%(‘10년), 미국 7.0%(’10년), 캐나다 9.0%, 영국 13.9%(‘10년) 등 주요 국가들의 자영업자 비중은 10% 내외.[최근 자영업자 대출 현황 및 감독방안, 금융감독원, 2013.2.14.]

이러니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 해마다 자영업자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 의미 있는 감소 같지는 않다. 더구나 최근 KT와 금융권의 대규모 인력감축은 신규 자영업자의 공급을 예정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치킨집이나 커피숍 같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업종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다. 거기에다 2위의 소득감소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형 및 온라인업체와의 경쟁’으로 인하여 슈퍼마켓이나 음반가게 등 특정 업종은 사양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올 1월 평균 보증금이 12% 이상 오른 가운데, 월 평균 임대료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3% 증가한 323만원을 기록했다. 매년 1월 기준 월 평균 임대료가 3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월은 연말 성수기가 끝나고 설 연휴를 앞둔 시기로 대부분 업종에서 비수기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월 평균 임대료가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수도권 소재 점포의 임대료 수준이 시기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수도권 점포 평균 임대료, 300만원선 넘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기악화’, 즉 내수 침체가 소득감소 원인 3위(14.6%)다. 4위는 11.5% ‘임대료, 인건비 등 운영비’다. 하지만 3,4위로 지목된 이러한 원인들이 경쟁심화의 와중에 자영업자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기본을 제공할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 위의 매경 기사를 보면 자영업의 임대료가 대폭 인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내수침체와 저물가 와중에도 임대차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임대료 상한선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그리고 그 인상률은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율도 넘어서고 있다.

국내 가계(비영리법인포함)의 총자산대비 금융자산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음. 국민대차대조표(2014.5)에 의하면 국내 가계의 총자산대비 금융자산 비중은 34.3%로 조사․ 일본의 경우 60.2%, 미국의 경우 70.4%, 유로존의 경우 58.3%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매우 낮은 수준. 일본을 제외하고 원금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현금과 예금’, ‘보험 및 연금’ 등 안전 금융자산에 대한 비중이 72.4%로 매우 높음[가계자산의 구조적 특징과 시사점, 현대경제연구원, 2014.6.20.]

왜 저물가의 와중에도 임대료는 오르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단초가 아닐까 생각돼서 인용해보았다. 내수는 침체되고 있는 와중에 자영업자 시장은 신규진입자 등으로 인해 공급이 늘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 가계의 자산은 비금융자산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금융자산조차도 저수익 자산 위주다. 그렇다면 자산수익을 제고해야할 입장의 지주에게는 임대료 인상이라는 수단이 남는다. 자영업자의 대출증가, 임대료 상승, 가계자산의 높은 비금융자산 비중 등의 상황의 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걱정하는 예외적인 한국의 치킨집 붐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새 차나 가전제품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필요에 의해 대출을 하고 있다. 한국의 기이한 은퇴제도 때문이다. 대기업 직원들은 종종 50대에 은퇴를 강요받는다. 하지만 연금은 생활을 이어가기에 너무 부족해 많은 은퇴자들이 작은 사업을 시작한다. 2,400만 한국인 노동자 중 25%가 자영업자다. 미국은 6%뿐인 것과 대조된다. 50대 노동자만 두고 보면 수치가 32%로 치솟는다. 서울에 위치한 KB금융그룹은 한국에서 매년 7,400개 치킨집이 새로 문을 여는 한편 기존 치킨집 5,000개는 파산한다고 밝혔다. 절반에 가까운 치킨집이 3년 내 문을 닫고 10년 내에는 80%가 폐업한다.[한국, 자영업 늘고 가계부채 급증 ‘치킨집 버블’ 터질라]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월스트리트저널의 한국 관련 기사 일부다. 이 블로그에서도 몇 번 언급한 사실관계지만 “기이한 은퇴제도”, “25%가 자영업자”, “80%가 폐업” 키워드를 몇 개만 뽑아 봐도 가히 공포소설 수준이다. 기사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들이 “어쩔 수 없는 필요에 의해 대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 있다. 1천조 원에 달하는 가계대출이 한국인이 과소비를 해서라기보다는 호구지책을 위한 대출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기사에 나온 이 그래프를 보더라도 자영업자의 증가와 가계부채의 증가에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3월 현재 자영업자의 부채규모는 492조 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와 비교하면 39%수준이다.1 심각한 문제는 2010년 12월 현재의 36%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19.1%로 임금근로자 125.8%를 크게 상회하고 있어 악성채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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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영업자 부채규모 추이(출처)

전 세계가 경제상황이 좋지 않으므로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고 자위해도 될까? 아래 그래프를 보면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부채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와중에 다른 나라들이 주로 정부와 기업부채가 늘고 있는 반면, 우리는 눈에 띄게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랑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나라는 중국 정도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와 기업대출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상황은 매우 안 좋아 보인다.


나라별 부채종류별 증감추이(출처)

자본주의의 미덕, 그중에서도 시장근본주의의 미덕을 강조하는 경제학자들이나 정치가들은 소위 “자기책임”을 강조한다. 자영업은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스스로의 책임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시장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 가장 그들의 구미에 맞을 경제행위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자기책임의 경제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화된, 그렇게 해서 실업률과 부채악화의 책임이 자영업자의 뒤로 감춰진 한국사회가 과연 바람직한 자본주의의 모습인지는 의문이다.

한국의 자영업자가 처해 있는 현실

필자는 홍대 정문 인근에 있는 건물 2층의 35평짜리 매장을 임대하는 데 보증금 7,000만 원에 월 374만 원(부가가치세와 관리비 포함)을 내야 했다. 보증금에 대한 이자까지 환산한다면 월 400만 원 정도를 임대료로 내고 있었던 것이다. 매출이 아무리 늘어도 550만 원 이상 나오지를 않았으니 돈이 모일 리 만무했다.[골목사장 분투기, 강도현, 2012년, 인카운터, pp34~35]

파생상품 트레이더라는 일자리를 박차고 나와 카페를 차렸던 저자의 체험기 중 일부다. 자영업자들을 “알래스카의 레밍떼”같다고 표현한 저자가 스스로 레밍이 되고나서 벌어진 결과다. 매출에서 임대료를 차감하면 150만 원이 남는데 그 돈으로 음식재료비에 직원 월급 주고 했다는 이야기인데 얼마나 궁핍한 비즈니스였을지 눈에 선하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상황은 자영업자들 대부분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한 가지 의문은 그런데도 왜 임대료가 내려가지 않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호황기에 오른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고, 정부가 이를 부추기고 있고, 자영업자는 계속 늘고 있으며, 지주 역시 은행에 대해 채무자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건물주는 20억 원대 상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월 1,000만 원이 넘는 임대료를 받아 거의 대부분을 은행 이자로 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은행과 협의해 건물을 은행에 넘기는 조건으로 모든 채무를 면제받았다. 허탈하기도 할 텐데 그는 “이제 빚 걱정 안 해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같은 책, p35]

결국 호황기에 지주가 되었든, 자영업자가 되었든 신용창출을 통해 인플레이션의 고속도로에 올라탔는데, 이제 그 도로가 정체 혹은 디플레이션의 구간으로 접어들었음에도 관성의 법칙에 의해 그 패턴은 어느 정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모든 지주에게 해당되지 않더라도 우리 부동산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일반적 패턴이었음은 분명하다.

자영업자의 운영비를 살펴보면 임대료와 부채 원리금이 우선적으로 내야할 돈일 것이다. 카페를 하고 있다면 식재료비가 그 다음, 직원을 고용한다면 임금이 다음을 차지할 것이다. 임금수준은 “최저임금”이 기준이다. 자영업자가 한계상황에 몰린다면 최저임금에 대해 불만을 가지거나 임금을 체불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7.2% 인상하기로 한 것은 어려운 경영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중략] 중기중앙회는 논평에서 “이번 최저임금 대폭인상은 임금의 지불 주체인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경총.중기중앙회 “최저임금 인상, 기업 현실 외면”, 연합뉴스, 2013.7.15]

즉, “자본가”라는 계급적 본질을 가진 자영업자는 “어려운 경영 현실”에 대해 금융자본이나 지주를 압박하지 않는다(또는 할 수 없다). 대신 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하거나 정부의 정책을 압박함으로써 경영 효율을 꾀하려 할 때도 있다. 업주의 선의로만 해결할 수 없는 계급갈등의 최전선에 영세한 자영업자가 놓인 셈이다. 여러모로 불편한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