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의 2010년 손실 등 사업내용에 관한 대화

앞서 “창비주간논평의 ‘한진중공업 사태의 해법’에 관한 글을 읽고”란 글에 대해 구글플러스에서 이의를 제기한 분이 있었다. 앞서 글의 내 설명이 부족했던 관계로 다른 분들도 비슷한 오해를 할 여지가 있어 여기 옮긴다. 구글플러스는 링크가 되지 않으므로 편의상 링크와 반박을 한 이의 아이디(B로 칭함)는 생략하도록 한다. 댓글 대화이므로 맞춤법도 틀리고 용어도 정밀하지 않을 수 있으나 참고하시길.

B : 어차피 연결재무제표의 세상에서 계열사 손실분이 전가되는 것은 별 수 없는 일. PF에서 말아먹은 것이 조선소 노동자와 상관 없다고 해도, 최소한 노조는 딴지걸고 시비 걸고 있었어야 함. 또한 제조업의 인건비 부분, 그것도 조선과 같이 은근히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저임금 국가로의 이전은 뭐 어찌할 방법이 없음. 개인적으론 삐끼옹의 저런 시각은 저 양반이 상대적으로 해외이전이 힘든 서비스업 종사자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 나이브해.

sticky : “연결재무제표의 세상에서 계열사 손실분이 전가되는 것은 별 수 없는 일”이라고 멘트한 부분은 잘못 되었다고 전해주세요. 한진중공업의 영어명칭은 Hanjin Heavy Industries & Construction Co., Ltd. 으로 사내에 조선과 건설 모두를 같이 영위하는 관계로 계열사 손실분이 아닌 해당사의 손실분으로 연결재무제표와는 상관없다고요.

B : 계열사 손실분도 아닌 해당사 손실분이라면 더욱 그러한 것 아닌가요? 은행들도 카드 사업부에서 말아먹으면 그냥 통째로 팔아버리거나 짤라버리잖아요? 그냥 그 회사 – 한진중공업&건설 주식회사에서 손해본것을 왜 굳이 나눠서 보라고 강요하는거에요?

sticky : 일단은 잘못된 사실관계를 지적한 것이고, 회사에서 손해본 것을 나누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장부상의 손실”을 미리 재무제표에 반영한 것이 함정이라는 것이 요점. 아래는 인용기사.

문제는 한진중공업이 올해 벌어진 법적 소송 손해배상금을 작년 대손충당금에서 처리한 것. 대손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대손(貸損)에 대비하여 설정하는 충당금이다 노조 측은 이 때문에 작년 517억원이란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를 근거로 조선 부문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도 문제지만 올해 발생한 손실을 작년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한 것은 더 더욱 고의성이 짙다는 분석이다. 의혹은 더 있다. 한진중공업은 고등법원에서의 패소를 인정하지 않고 현재 대법원에 항고 중이다. 확정판결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손해배상을 근거로 한 대손충당금 집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출처]

sticky : 517억원(주 : 사업보고서 상으로는 510억 원 )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나 사실 재무제표의 함정을 알고 있는 이라면 손익계산서 상의 당기순이익(손실)은 다만 과세의 표준으로 삼기 위함이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 그러므로 회사의 수익을 보기위해서는 주로 EBIT(세전 영업이익)을 보고 그런 의미에서 내 글에 영업이익을 언급하였던 것임. 요컨대 한진중공업 측은 재무제표에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부동산PF 손실분을 충당금으로 반영한 관계로 회사실적이 나빠진 것처럼 보였고 이것이 정리해고의 사유가 되었는지는 모르나 김기원 교수가 엉뚱한 소리를 하는 데에는 일조를 하였음. 그런 의미에서 “조선소 노동자”와는 상관없는 것이라 한 것임. 즉, 숫자장난.

이 글을 보고 트위터에서 @Song_Younghoon 님이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여기 옮긴다.

@Song_Younghoon 인용된 한진중공업 관련기사에서 틀린 부분이 있습니다. PF 관련 삼성생명과의 소송에서 2심 패소판결을 받고 대법원에 상고(항고가 아니죠. 비전문가가 쓴듯)중임에도 지급한 것이 석연찮다고 되어 있는데, 이 사건은 금전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를 하는 것이어서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 전에도 일단 집행할 수 있는 가집행선고를 붙이게 됩니다. 따라서 2심 패소 후 지급된 것 자체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일입니다.
문제는 해당 소송으로 인해 삼성에 지급한 7백여억 원으로 인해 한진중공업이 2010회계연도 당기순이익 적자로 전환되고, 그것이 마치 정리해고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처럼 호도되는데 있는 것이지, 지급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참고로, 이런 경우 2심 패소 후에도 괜히 지급 안 하고 버티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연 20%의 지연손해금이 다 갚는 날까지 일할계산해서 붙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으면 더 손해입니다.

sticky : 2심 패소후 지급이 일반적인 일임은 저도 몰랐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의 요지도 역시 그런 것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노조의 주장과 유사하게 왜 하필 올해 지급된 금액을 작년에 충당금으로 털었나 하는 점이죠. 물론 손실이 너무 커서 일시에 털기 어려워서 그랬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미발생손실의 충당금으로 인한 당기순손실을 정리해고의 사유로, 특히 조선소 생산직들, 삼는 근거로 하는 것은 고의성도 있다 하겠죠.

@Song_Younghoon 다분히 고의적이죠. 저도 지난 주말에 한진중공업 배당금 논란에 관한 장문의 트윗(한진중 공식 트위터의 주장을 반박하는)을 올렸었는데, 님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제 기억으로는 2심 판결이 작년에 나오고 지급도 작년에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1심에서는 이겼던듯..?). 시간나는대로 그동안 한진중의 공시 좀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sticky : 이 기사를 보면 http://t.co/q9gqu8y 올해 723억 원을 준걸로 나오네요. 작년 이야기는 없고요. 내용을 보니 한진이 대주인 삼생에게 어떠한 보증도 서지 않았는데 억울하게도 됐네요

@Song_Younghoon 만약 1심에서도 졌다면 앞서 설명드렸듯이 가집행과 지연손해금 때문에 1심 패소 후 지급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로서 소송, 판결 등을 공시해야 하니 공시 찾아보면 금방 확인되겠네요.)

sticky : 공시를 찾아보니 올해 1월 소송등의판결ㆍ결정(자율공시:일정금액미만의청구) http://qr.net/eqhb 이외 이건 관련 공시는 이전에 없군요. 723억원 전액 올해 지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Song_Younghoon 공시 보고 판결문까지 찾아서 확인해본 결과, 2011년 1월 13일에 판결이 선고되고 그날 지급했는데 대손충당금을 2010년에 쌓은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은 히스토리가 꽤 깁니다. 2006년에 삼성생명이 처음 소 제기를 해서, 2007년 9월에 처음 1심 판결이 선고되고(원고 일부 승소), 2009년 1월에 2심에서 항소기각되지만, “2010년 3월 11일”에 대법원이 원심 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합니다. 이렇게 되면, 고등법원에서 다시 판결할 때 대법원의 판단에 기속되므로(법원조직법 제8조), 한진중공업 입장에서는 패소가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잘 아시겠지만, 한진중공업 옹호해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더욱이, 환송심에서의 변론도 2010년 10월 21일에 종결되었기 때문에, 2010 회계연도에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이 억지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겠습니다. 덧붙여, 판결로 일시에 거액을 지급하게 되어 2010년에 적자를 낸 것처럼 보일 뿐, 한진重에 정리해고를 정당화할 ‘경영상 긴박한 필요’는 없고, 여기에 집중하면 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sticky : 결국 충당금 설정기준이 “회수 예상액이 극소하여 법적조치를 하여도 실익이 없는 채권가액”이기에 경영상의 판단에 의해 쌓는 것 자체를 시비걸기는 어려움이 있음이 사실입니다. 말씀대로 ‘경영상 긴박사유’가 아님에 집중해야 할듯

 

소결 : 관련자료를 찾아보고 회계사 등에 문의한 결과 금융권(은행, 보험사 등)의 경우 상급기관의 지침이나 자체 내규에 의해 엄격하게 충당금이 설정되나, 기타 기업의 경우에는 별도의 정해진 룰보다는 회사의 회계적 판단, 혹은 회계감사기관의 감사의견에 따라 충당금을 쌓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영상의 판단이 엄정한 것이었느냐의 논쟁은 불가피한 주관적 의견의 나열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고 @Song_Younghoon 님의 의견처럼 경영상 긴박한 필요는 없었다는 논리면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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