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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무의식으로 하고 의식으로 합리화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2007년에 1,110달러를 휴대전화 서비스에 지불했던 미국인들은 2011년 1,226달러를 지불했다. 같은 시기 이들은 식료품에서는 48달러, 의료비는 141달러, 오락비는 126달러 정도 지출을 줄였다. 이 덕분에 미국의 이동통신사들의 매출은 2007년 220억 달러에서 2011년 590억 달러로 대폭 증가하였다.

튜어스 가족의 스마트폰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인데, 이는 그녀가 아무리 오래 웹을 서핑 하더라도 같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는 자신의 폰으로 거의 매일 “Covert Affairs”나 “Grey’s Anatomy”와 같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튜어스 씨는 이제 3년 된 스마트폰들을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은 이번 여름에 고객들에게 지원금으로 전화기를 업그레이드하길 원할 경우 무제한 데이터 요금을 포기해야 한다고 고지했다.

튜어스 씨는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새로운 첨단 전화기를 제 값을 다 주고 사기 위해 1천 달러 이상을 함께 지불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비디오 감상 버릇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지도 모르는 버라이존의 단계별 데이터 요금제를 받아들여야 할지 셈하고 있다.[Cellphones Are Eating the Family Budget]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등장한 이후 많은 미국인들은 – 물론 많은 한국인들도 – 가족마다 한 대씩 휴대전화를 소유하게 되었다. 이 휴대전화는 단순한 전화기능을 넘어선 복합기능의 기기였기 때문에 인용문의 튜어스 씨와 같은 소비패턴이 일반화되었다. 전화기로 게임을 하고, 트위터를 하고, 영화를 보고. 아~ 그리고 전화통화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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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berry 8900 ColorIsOff” by LP-mnOwn work.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블랙베리 스마트폰

유선전화기 하나를 집에 놓고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쓰던 – 그래서 가족 몰래 사귀는 연인들을 애타게 했던 – 소비 패턴은 휴대전화가 등장한 이후 급속하게 바뀌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는 더욱 다양한 소비 패턴이 일상화되었다. 애플과 같은 인기 있는 하드웨어 회사는 주기적으로 기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소비욕구를 자극시킨다.

과연 휴대전화 서비스가 다른 지출을 줄이고서라도 즐길만한 쾌락을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일까? WSJ의 설문에 따르면 현재 대다수(66.8%)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그간 지출을 늘려온 것을 보면, 우리의 소비가 의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무의식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며칠 전 EBS에서 방영한 자본주의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소비는 무의식으로 하고 의식으로 합리화 한다”라는 멘트가 나왔다는데 어쩌면 미국인의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그러한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는 이동통신사들이 너무나 요금제를 복잡하고 교묘하게 해놓아서 자신들이 뭘 얼마나 소비하는지를 모를 수도 있고.

“법인세를 많이 걷으면 노동자가 피해를 본다”는 주장에 대해

그러나 봇물같이 쏟아지는 최근의 실증적 연구는 노동자가 법인세로 인해 더 많은 부담 – 그리고 몇몇 분석에는 모든 부담 – 을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인세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고 생산성을 저해해 종국에는 노동자의 임금을 줄이기 때문이다. 노조 부문에서 효과는 더욱 확산된다. 경제학자 R. Alison Felix와 James R. Hines 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노조가 있는 곳의 임금 프리미엄은 주(州)법인세가 내려갈 때에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omney vs. Obama on Corporate Tax Reform ]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 중 일부인데 해묵은 주장이다. 이 신문이 말하는 논문을 찾아보았다.

그들의 고용인과 다른 주주들과 나눌 수 있는 경제적 임대료(rents)를 몇몇 회사가 얻는 환경에서, 높은 법인세는 부수적인 인센티브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나눌 수 있는 경제적 임대료의 총량을 줄임으로써 경제적 이득의 분배에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은 조직화된 노동력이 있는 회사의 경우 가장 두드러진다. 기업 이윤은 노조와 경영자 사이의 협의된 협약의 조건에 영향을 미치고, 높은 세율은 일반적으로 이윤을 감소시킨다. 결과적으로 높은 세금은 조직화된 노동자의 임금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그럼으로써 조직화된 노동자의 임금과 비조직화된 노동자의 임금의 차이를 감소시킨다.[Corporate Taxes And Union Wages in The United States]

이 글만 봐도 그리 설득력이 없다. 이 논문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분석대상을 노동자와 주주의 경제적 이득의 분배비율에 맞춰야 했을 것이다. 기업이 분배할 수 있는 총량이 늘면 노동자에게 돌아갈 몫이 더 많을 것이라는 개연성에는 동의하지만 문제는 과연 늘어난 이득만큼 공정한 몫이 배분되었는가 하는 점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문은 조직화 노동자와 비조직화된 노동자를 비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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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위 그래프다. 재밌는 것이 낮은 세율의 주보다 높은 세율의 주의 비조직화된 노동자의 임금이 더 높다. 그렇다면 과연 세금의 부담이 “종국에는 노동자의 임금을 줄일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주장이 합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신문은 마치 조직화의 여부를 떠나 모든 노동자가 임금삭감을 당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래프만 봐서는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이 그래프는 노동자의 임금이 지속적으로 삭감되는 이유가 노조의 협상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라는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서 낸 칼럼의 주장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같다. 세금이라는 변수에 상관없이 노조가 조직되어 있으면 더 높은 임금을 가져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트리클다운 효과를 강조하는 보수의 주장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매한가지임을 보여주는 글이었을 뿐이다.

“붕괴라는 똑같은 종국적인 결과로, 나아가 더 커다란 스케일로”

현재까지 미국정부에서만도 (Fed의 유동성 주입은 제외하고 재정지출만 고려하면) 베트남 전쟁을 두 번 치러도 충분할 정도의 돈을 신용위기에 퍼붓고 있다. 이 지출의 90% 가량은 신용위기의 근본원인(과도한 신용창출에서 비롯된 과잉 레버리지된 자산들)을 파헤치기 위해서보다는 대출과 소비를 떠받치기 위해 쓰였다.

나는 이 아낌없는 자선행위의 중압감이 궁극적으로는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실패를 극복할 것이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의심스럽긴 하다. 그러나 확신할 수 없는 것이 우리는 한번도 이전에 여기까지 도달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탕한 정책이 경제회복으로 이어진다면 그들은 더 많은 버블을 창출함으로써 그것을 달성할 것이다. 붕괴라는 똑같은 종국적인 결과로, 나아가 더 커다란 스케일로.[원문보기]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이러저러 말을 하지만 이런 솔직하고 용기 있는 글이 자본의 기관지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다는 사실은 ‘초큼’ 부럽긴 하다. 더군다나 일개 네티즌을 허위사실 유포 운운하며 긴급체포하는 나라의 국민이니 더욱 그러하다. 시간이 없어 전문번역을 하지 않았으나 현 위기에 대한 원인과 처방을 소신 있게 밝힌 좋은 글이므로 일독을 권한다.

화끈한 주지사님

그러나 지난 11월 6일 주지사가 처음으로 재정적 위기를 선포하고 그와 민주당이 장악한 주의회는 예산 해법들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졌다. 양당의 의원들은 제안된 세금들, 그리고 교육과 다른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얼마나 줄일 것이냐는 것에 대해 입씨름해왔다.

그러자 그는 예산이 발효되지 않는 데드라인인 6월 15일 이후의 날 들에 대해 의원들은 급료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게 멋진 아이디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는 주장했고 의원들은 웃었다. “내 말은 당신이 만약 택시를 불렀는데 택시가 오지 않으면 당신은 기사에게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원문보기]

이 멋진 말은 재정붕괴의 위기에 몰려있는 미국 최다인구의 주, 캘리포니아 주의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한 말이다. 무노동 무임금을 주의원들에게 적용하겠다는 소리다. 악법 통과를 저지하다 물리적 충돌을 빚은 의원을 내쫓겠다는 우리나라 보수의 정서와 왠지 비슷하다. 일견 맞는 소리지만 필시 저 양반은 택시 불러놓고 자기가 맘에 드는 색깔의 택시가 오지 않았다고 돈을 안 낼 양반인 것 같다. 민주당의 주장은 예산삭감이 공공교육이나 환경 등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여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탱 가능한 자본주의”

우리에게, 그리고 다른 많은 이들에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시장 자본주의가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는 점이다. 구제금융과 최근의 변동성의 뒤에도 기후변화의 도전, 물 부족, 소득 불균형, 극단적인 가난, 그리고 질병 등이 우리의 즉각적인 환기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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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는 — 그리고 더 확장하여 자본시장 —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너무 단기에 집중하였다. : 분기수입, 즉석 여론조사, 광적인 소비주의와 우리의 소득을 넘어서는 생활. 우리가 종종 이야기하듯이 시장은 짧은 가운데 길고 긴 가운데 짧다. 단기주의는 우리 경제에 재앙에 가까운 영향을 미치며 빈약한 투자와 자산 배당위주의 결정으로 귀결되었다. 애이브라함 링컨이 미국의 가장 위험스러운 순간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를 구할 것이다.”
What is clear to us and many others is that market capitalism has arrived at a critical juncture. Even beyond the bailouts and recent volatility, the challenges of the climate crisis, water scarcity, income disparity, extreme poverty and disease must command our urgent att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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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and by extension the capital markets — need to change. We are too focused on the short term: quarterly earnings, instant opinion polls, rampant consumerism and living beyond our means. As we have often said, the market is long on short and short on long. Short-termism results in poor investment and asset allocation decisions, with disastrous effects on our economy. As Abraham Lincoln said at the time of America’s greatest danger, “We must disenthrall ourselves, and then we will save our country.”[We Need Sustainable Capitalism, Wall Street Journal, 2008년 11월 5일]

언뜻 약간 이상주의적인 학자풍의 웹사이트에서 접할 수 있을만한 글이다. 그러나 표기하였다시피 월스트리트저널의 글이다. 이 글을 인용하는 이유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지탱 가능한’이라는 주제를 입에 올린다는 것이 이색적이기 – 물론 구색 맞추기 용일수도 있지만 –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더 나아가 이 글이 현재의 위기가 단순히 금융교란을 정비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합당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전의 자본주의의 공황 또는 불황은 주로 과잉생산, 유동성 확대(또는 감소), 시장의 실패, 정부의 실패, 조정자의 부존재 등 경제시스템 안에서의 완급의 문제였다. 그것이 치유되면 – 전쟁이나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한 – 다시 자본주의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윗글에서도 지적하였거니와 지금의 금융위기, 더 나아가 경제위기는 경제외적인 요소에 의하여 더 큰 변동성에 휘둘릴 개연성이 크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요소들이 우리가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을 개연성도 충분하다. 위에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이미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한 공포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더불어 윗글에서는 단기성과주의가 그러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의 경제운용에 해악을 끼쳤다고 올바르게 지적하고 있다. 즉 헤지펀드 등 펀드자본주의의 득세, 무역장벽 해체 등을 통한 금융세계화, 탈규제 등은 자본의 회전속도를 가속화시켰고 그에 대한 결과가 바로 주주자본주의의 강화, 단기성과에의 집착 등이다. 이는 금번 금융위기의 한 원인이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지탱을 위해 고려하여야 할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었다.

어찌 보면 ‘지탱 가능한’ 자본주의건 ‘지탱 가능한’ 사회주의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좌파는 전자는 형용모순이기에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우파는 자본주의 시장 자체가 그러한 최적의 자원배분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봤기에 후자를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말이다. 여하튼 점점 시간이 갈수록 지탱 가능한 체계로 거듭나지 않으면 지구가 우리에게 복수할 날이 빨리 도래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주식을 구입하는 희한한 방법

미국정부가 신나게 얻어맞은 뱅킹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내 유수 금융기관의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 주식시장의 폭등을 불러온 유럽 정부의 유사한 조치에 잇따른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 익숙한 사람들에 따르면 새로운 계획의 일부분으로써 정부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제이피모건체이스, 뱅크오보어메리카, 메릴린치, 시티그룹, 웰스파고, 뉴욕멜론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 등의 우선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The U.S. government is expected to buy stakes in the nation’s top financial institutions as part of a wide-ranging effort to restore confidence to the battered banking system, following similar moves by European governments that sent global stock markets soaring.
As part of its new plan, the government is set to buy preferred equity stakes in Goldman Sachs Group Inc., Morgan Stanley, J.P. Morgan Chase & Co., Bank of America Corp., Merrill Lynch, Citigroup Inc., Wells Fargo & Co., Bank of New York Mellon and State Street, according to people familiar with the matter.[출처]

빙빙 주위를 맴돌다가 결국 우선주 매입.

영국은행들, 곧 있으면 구제금융안 발표

이 상황에 정통한 사람들에 의하면 몇몇 영국의 거대은행들이 이른 월요일 그들의 경영진들의 퇴출을 강제하는 등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참여를 상세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오전 7시로 예상된 발표는 정부와 민간투자자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금액이 조달될 것인가에 대한 구체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가 뉴스를 감내할 수 있도록 런던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 것도 고려중이다. 이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Some of the U.K.’s largest banks are expected to detail early Monday their participation in a bailout plan that could force the departure of some of their top executives, according to people familiar with the situation.
The announcement, aimed for about 7 a.m., is expected to include details on how much will be raised from the government and private investors.

One plan under consideration is to shutter London stock trading to allow investors to digest the news. That plan hasn’t been finalized …[출처]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다. 어떤 이들은 미국보다 오히려 유럽의 은행들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미국의 투자은행들보다 더 많은 레버리지로 장사를 하고 있었으며(관련글), 그럼에도 전문성 등에 있어서는 미국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는(관련글)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후진적인 뱅킹 시스템으로 미국과 유럽의 형님들에게 비웃음을 샀던 아시아권이 그나마 가장 선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시스템이 후진적(?)이어서 유동화 증권을 많이 소화하지 않은 덕택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제 아시아의 돈줄들은 이베이에 나온 미국과 유럽은행을 인수하기만 하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