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탱 가능한 자본주의”

우리에게, 그리고 다른 많은 이들에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시장 자본주의가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는 점이다. 구제금융과 최근의 변동성의 뒤에도 기후변화의 도전, 물 부족, 소득 불균형, 극단적인 가난, 그리고 질병 등이 우리의 즉각적인 환기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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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는 — 그리고 더 확장하여 자본시장 —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너무 단기에 집중하였다. : 분기수입, 즉석 여론조사, 광적인 소비주의와 우리의 소득을 넘어서는 생활. 우리가 종종 이야기하듯이 시장은 짧은 가운데 길고 긴 가운데 짧다. 단기주의는 우리 경제에 재앙에 가까운 영향을 미치며 빈약한 투자와 자산 배당위주의 결정으로 귀결되었다. 애이브라함 링컨이 미국의 가장 위험스러운 순간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를 구할 것이다.”
What is clear to us and many others is that market capitalism has arrived at a critical juncture. Even beyond the bailouts and recent volatility, the challenges of the climate crisis, water scarcity, income disparity, extreme poverty and disease must command our urgent att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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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and by extension the capital markets — need to change. We are too focused on the short term: quarterly earnings, instant opinion polls, rampant consumerism and living beyond our means. As we have often said, the market is long on short and short on long. Short-termism results in poor investment and asset allocation decisions, with disastrous effects on our economy. As Abraham Lincoln said at the time of America’s greatest danger, “We must disenthrall ourselves, and then we will save our country.”[We Need Sustainable Capitalism, Wall Street Journal, 2008년 11월 5일]

언뜻 약간 이상주의적인 학자풍의 웹사이트에서 접할 수 있을만한 글이다. 그러나 표기하였다시피 월스트리트저널의 글이다. 이 글을 인용하는 이유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지탱 가능한’이라는 주제를 입에 올린다는 것이 이색적이기 – 물론 구색 맞추기 용일수도 있지만 –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더 나아가 이 글이 현재의 위기가 단순히 금융교란을 정비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합당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전의 자본주의의 공황 또는 불황은 주로 과잉생산, 유동성 확대(또는 감소), 시장의 실패, 정부의 실패, 조정자의 부존재 등 경제시스템 안에서의 완급의 문제였다. 그것이 치유되면 – 전쟁이나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한 – 다시 자본주의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윗글에서도 지적하였거니와 지금의 금융위기, 더 나아가 경제위기는 경제외적인 요소에 의하여 더 큰 변동성에 휘둘릴 개연성이 크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요소들이 우리가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을 개연성도 충분하다. 위에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이미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한 공포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더불어 윗글에서는 단기성과주의가 그러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의 경제운용에 해악을 끼쳤다고 올바르게 지적하고 있다. 즉 헤지펀드 등 펀드자본주의의 득세, 무역장벽 해체 등을 통한 금융세계화, 탈규제 등은 자본의 회전속도를 가속화시켰고 그에 대한 결과가 바로 주주자본주의의 강화, 단기성과에의 집착 등이다. 이는 금번 금융위기의 한 원인이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지탱을 위해 고려하여야 할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었다.

어찌 보면 ‘지탱 가능한’ 자본주의건 ‘지탱 가능한’ 사회주의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좌파는 전자는 형용모순이기에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우파는 자본주의 시장 자체가 그러한 최적의 자원배분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봤기에 후자를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말이다. 여하튼 점점 시간이 갈수록 지탱 가능한 체계로 거듭나지 않으면 지구가 우리에게 복수할 날이 빨리 도래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9 thoughts on ““지탱 가능한 자본주의”

  1. 풀베개

    조중동에 이런 내용이 올라오길 바라는건 목사에게 목탁 치라는 거겠죠?(슬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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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조중동 사이트에 이런 글이 올라오는 것은 두 가지 경우가 있겠죠. 갑자기 미쳤거나 해킹당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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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ovol

    사소한 대목이지만 제 번역을 올리면,

    the market is long on short and short on long.

    ‘시장은 짧은 데에선 길고, 긴 데에선 짧다. (직사각형 탁자에 정사각형 밥상보 놓은 꼴 )’

    lovol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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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ovol

      저야말로 좋은 글들을 소개하여 주신데 foog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잘하지는 것도 아닌데 토다는 것 같아 주저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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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onofspace

    보수 성향이라는 WSJ에 이런 글이 올라오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미국의 저력은 그래도 저런데서 나오는 것 같아요. 저쪽 보수는 정말로 경제를 고민하고 있는데, 이쪽 보수는 단기적으로 부동산 버블을 일으켜 이득을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앞이 암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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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지난 번 BBC 다큐멘터리 지구를 봤는데 아름다운 영상에 반한 한편으로 그 미래가 암울하여 우울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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