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의 불균형

미국의 만성적인 경상적자와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복잡하게 설계된 각종 파생금융상품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신(新)금융자본주의를 통해서 연결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경상수지 흑자국으로의 달러유출을 일으켜 해당 국가의 달러유입이 풍부해진다. 따라서 인위적인 환율개입이 없다면 달러의 상대적 공급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국가의 통화가치가 올라가고, 이는 적자국가의 상품가격하락과 흑자국가의 상품가격 상승을 통해 경상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자율조정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국가들 중에서 수출에 의존하여 성장을 추구하는 나라들은 자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국제 경제의 불균형, 금융위기, 그리고 구제금융의 한계, 연구위원 황세운, 자본시장 weekly, 한국증권연구원, 2008-42호]

이 짧은 문단에서 황 연구원은 1970년대 말 이후 지속되는 미국의 무역적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써의 신(新)금융자본주의 시도, 미국으로의 주요 수출국들의 외환정책, 이로 인한 미국의 자본수지 균형의 흐름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전체 글 역시 근래의 금융위기의 원인과 미래를 가장 통찰력 있게 진단한 글이 아닌가 싶다.

이글에서 지적하는바와 같이 현재의 금융위기는 그린스펀의 저금리 정책 고수, 파생상품 거래규모의 급증, 신용평가사의 도덕적 부패, 부동산 대출의 남발 등 여러 금융적 특성을 지닌 사건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근저에는 미국으로 돈이 다시 유입될 수밖에 없었던 국제거래 불균형 구조, 이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방치해놓았던 국제공조의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 오바마가 최근 중국의 환율조작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러한 근본모순에 대한 민주당식 대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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