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ina Syndrome(차이나신드롬)

Kimberly Wells (Jane Fonda)는 비록 가벼운 흥미위주의 뉴스를 다루는 일을 맡고 있지만 좀 더 심각한 주제를 손대고 싶어 하는 야심찬 방송기자다. 어느 날 그녀는 카메라맨 Richard Adams (Michael Douglas)와 함께 지역의 핵발전소에 대해 홍보성 프로그램을 찍기 위해 찾아갔다가 우연히 뭔가 불길한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그것은 가벼운 지진으로 인해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가장 끔찍한 사고인 ‘멜트다운(melt down)’ […]

대통령과 언론과의 싸움,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대선이 끝났다. 기쁜 이들, 분노한 이들, 씁쓸한 이들, 관심없는 이들….  다양하다. 여하튼 대통령은 한 나라의 우두머리로서 그 지위가 가지는 중요성과 책임감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1970년대 세계 최고의 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의 사소한(?) 거짓말을 두 기자가 어떻게 집요하게 파헤쳤으며, 이로 인해 그 대통령이 어떠한 대가를 치뤄야 했는지를 잘 말해주는 영화 한편을 대선에 즈음해 소개한다. “모두가 대통령의 […]

매스미디어의 정치경제학에 관한 영화, Network

거장 시드니루멧의 강력한 힘과 후광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테마들이 그야말로 유기적으로 팽팽하게 연결되어 저마다 빛을 발하고 있다. TV가 현대 매스미디어에서 차지하는 중심적 역할,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시스템의 중심 다국적기업의 존재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고 만난 남녀의 이유 있는 불륜, 청춘을 바친 직장을 떠나는 직장인의 자아상실, 반문화의 상업화를 통한 자본주의의 놀라운 생존력, 시청률이라는 […]

로마, 무방비 도시

로베르토로셀리니의 1945년 작품인 이 영화는 마치 에릭홉스봄의 20세기 역사를 다룬 명저 ‘극단의 시대’를 영상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파시즘과 나찌즘이 극에 달하던 시기 로마에서 저항운동을 펼치던 공산주의자들의 투쟁을 그린 이 영화는 형식적인 측면에서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이탈리아식의 사회주의 네오리얼리즘의 큰 축을 이룬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주의 : 이하 스포일러 있음> 극의 줄거리는 크게 반독 항쟁을 벌이고 […]

뉘른베르크의 재판 (Judgment At Nuremberg, 1961)

영화는 한 건물 위에 장식되어 있는 스와스티카가 파괴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절대권력 나찌의 종말을 표현하는 이 장면을 통해 영화는 이후 펼쳐질 승자의 역사에 대한 기록일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뉘른베르그에서는 연합국 4개국이 제3제국의 전범을 단죄하는 법정이 열리고 있었다. 이제는 은퇴한 판사인 Dan Haywood(Spencer Tracy) 는 제3제국의 부역한 4명의 판사의 유죄 여부를 […]

어느 관료의 죽음

문화 카테고리의 ‘영화’ 섹션 이름을 ‘진보와 영화’로 바꿨습니다. 이런 저런 영화를 닥치는대로 소개하는 것보다는 테마가 있는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테마를 ‘진보’로 택했습니다. 앞으로 나름대로의 역사의식과 진보적인 주제를 가진 영화를 위주로 소개를 드릴까 합니다.(필자 주) 영화를 즐겨보는 이들에게는 쿠바 혁명 직후 그곳에 남은 부르주아의 정신세계를 그린 “저개발의 기억”이라는 영화로 알려져 있는 토마스 구티에레스 […]

사형이 옳은 것이냐 : 絞死刑(Death By Hanging)

극은 한 사형수 R의 교수형이 처해지는 장면의 묘사로 시작된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밧줄에 매달린 R은 의식은 잃었지만 여전히 심장이 뛰고 있었다. 당황한 참관인들(교도관, 검사, 신부, 의사 등)은 그를 죽이기 위해 다시 살리는 희극에 뛰어든다. 그러나 의식을 되찾은 R은 자신이 R임을 깨닫지 못하고 참관인들은 R의 성장배경과 그가 저지른 강간살인을 재연하며 R이 R임을 깨닫게 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재일 […]

Broken Flowers(2005)

오늘 낮 채널을 돌리다 우체부를 따라가는 롱테이크샷이 인상적인 한 영화에서 채널을 멈추었다. 곧이어 등장하는 장면은 코미디언 치고는 지루한 얼굴이어서 나이를 먹어갈수록 인디풍의 영화에 곧잘 등장하는 빌머레이(돈 존스턴)가 덜렁 큰 집에서 허연 머리에 중늙은이 모습을 하고는 소파에 앉아서 혼자 돈주앙을 소재로 한 흑백영화를 보고 있는 장면. 이윽고 동거녀 쉘리가 그런 그에게 이별을 고하고는 휑하니 집을 떠나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