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erivative work DL5MDAFile:Snarkfit5.png: Henry Holiday (File:Snarkfit5.svg also available) – File:Snarkfit5.png, Public Domain, Link
국제자본주의인터내셔널이 해체 위기다.
G7 국가들이 이번 주 콘월의 정상회담에서 서명할 협정은 두 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첫째, 여러 나라에서 영업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그들이 어디에서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든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특정 국가에서 어떤 기업이 수십억 달러를 벌지라도 그들은 그곳에서 매우 적은 세금만을 내곤 했다. 이것은 그들이 더 낮은 세율로 더 많은 이윤을 취하는 곳에 본사를 두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나 G7 협정에 따라 매출 대비 10%의 이윤을 취하는 어떤 나라 정부라도 이들 기업에게 과세할 수 있게 된다. [중략] 협정의 두 번째 부문은 15%의 국제적 최저 법인세율이다. [G7 tax deal: What is it and are Amazon and Facebook included?]
글로벌 최저한세는 다국적기업이 과세율이 낮은 국가를 찾아다니며 조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21년 OECD에서 합의됐고, 한국을 포함해 유럽연합(EU)과 영국, 호주, 일본, 캐나다 등에서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인 제도다. 이에 대해 미국 공화당은 미국의 다국적기업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공약대로 법인세율을 15%로 인하한다는 구상이다. [중략] 법인세를 공약에 맞춰 낮추면 글로벌 최저한세와 비슷한 수준이 되고, 세제혜택을 추가로 제공할 경우 기업이 부담하는 실효세율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빅테크·월가의 방패막 자처한 트럼프…“중국이 미국 악용, EU는 아주 나빠”]
2021년 G7및 OECD국가는 전 세계로 돌아다니며 낮은 세율 쇼핑을 다니던 빅테크 등 다국적기업의 발목에 발찌를 채우기 위해 위와 같이 참으로 어려운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불과 5년도 안 돼서 이런 약속이 휴지조각이 될 판이다. 물론 이러한 깽판의 주인공은 다들 짐작하다시피 취임하자마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놀래키는 행정명령과 언행을 마구 쏟아내고 있는 트럼프다. 인용한 위의 두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트럼프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다국적기업을 – 주로 미국 출신 – 미국에 유치하는 대신 글로벌 최저한세 취지를 손상시키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글로벌 최저한세에 대한 권위를 무너트리고 과세 효과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 조치는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AI 등을 둘러싼 중국과의 패권전쟁, 초국적 자본과의 정경유착이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미국과 어깨를 견줄만한 정치·경제공동체로 우뚝 서고자 했던 유럽연합은 이유야 어떻든 자국의 하이테크 산업을 성장시키지도 못한채 미국의 빅테크(또는 기술산업복합체?)들의 소비시장과 감세 놀이터로 전락하고 말았고, 이렇게 전 세계에서 빨아들인 돈으로 빅테크는 AI라는 21세기 테크 레이스에 참가할 판돈을 든든히 쟁여놓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그가 아니라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었을지라도) 굳이 OECD 혹은 G7과 (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경쟁에서 뒤쳐진 유럽연합) 조세정의의 행진에 발맞출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상황이다. 첩첩산중이다.
예측컨대 향후 글로벌 최저한세 등 조세 정의 혹은 나아가 초국적 기업의 민주적 통제의 미래는 더욱 암울할 것 같다. 요며칠새 엔비디아(NVIDIA) 주가 폭락 등 미국 주식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DeepSeek 쇼크는 ‘스푸트니크 모멘트’로 불릴만큼 각국 플레이어들의 냉전적인 음습한 욕망을 자극하고 있다. 벌써부터 중국의 데이터 도둑질 설, 엔비디아 반도체 밀수설 등 온갖 스파이물과도 같은 소문이 횡행하고 있다. 바야흐로 글로벌 최저한세의 사상적 버팀목 정도로 기능할 수 있었던 자유무역의 시대는 저물고 있고 지금은 최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 유럽연합은 ASML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 정도를 제외하고 레이스에서 탈락한1 – 경제 블록 전쟁이 진행중이다.2 엄혹한 시기다.
- 이러한 상황을 풍자한 움짤 ↩
- 이미 DeepSeek의 창조주 량원펑은 중국 인민의 영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