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BC – http://www.penguinbooksindia.com/en/content/george-orwell, Public Domain, Link
지난여름 나는 전쟁 전에 살던 작은 시골집을 지나가고 되었다. 내가 심을 땐 아이들 새총보다 크지 않았던 조그만 백장미가 거대하고 왕성하게 우거져 있었고, 앨버틴 또는 그 비슷한 무엇은 분홍 꽃송이를 구름처럼 터뜨린 채 울타리 절반을 뒤덮고 있었다. 둘 다 내가 1936년에 심은 것들이었다. 그때 떠오른 생각은 ‘전부 겨우 6페니 주고 산 건데!’였다. 나는 장미가 얼마나 오래 사는지 알지 못한다. 평균수명이 10년은 되지 않을까 싶다.[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저, 이한중 역, 한겨레출판, 2015년, 177쪽]
조지 오웰이 쓴 신변잡기 성 칼럼이다. 우리 집에도 장미가 피었다. 빨간 장미다. 전 주인이 심어놓은 것이다. 나는 오웰이 그랬던 것처럼 식물에 관심이 많지 않아서 – 사실 아예 없다 – 장미가 필 때에야 ‘예쁘다’하며 감상하거나 사진이나 찍어 인스타에 올리기 바쁘지, 꽃이 피기 전에는 그 어떤 관심도 없었다. 그런 나를 아내가 타박하며 장미를 돌보라고 시키기에 몇 달 전엔가 비료를 이사 온 이후 처음으로 주긴 했다. 그 덕분인지 아니면 원래 생명력이 강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일주일 전쯤부터 꽃이 피기 시작했다. 내 집인데도 이렇게 관심이 없는데, 오웰은 세 들어 살고 있던 집에서도 – 저 집은 세 들어 살던 집이었다고 한다 – 정성스레 장미를 가꿨었다니 역시 뭔가 – 우리가 선입견을 품고 있는 – 영국인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가드닝에 진심인 영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