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신용카드

지불카드의 새로운 실험

“그것은 매우 단순한 일이오. 셀 수 없이 많은 상이하고 독립적인 사람들이 사람들의 생계와 편의를 위해 필요한 많은 물건을 생산했을 때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스스로 공급하기 위해 개인들 사이에 끊임없는 교환이 필요하지요. 이런 교환이 거래를 만들고 그 매개체로서 화폐는 필수적이지요. 하지만 국가가 모든 상품의 유일한 생산자가 되자마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루어지는 개인들 사이의 교환이 필요 없어졌소. 모든 것은 한 곳에서 구할 수 있고, 그 밖에 다른 곳에서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요. 국영 창고에서 직접 분배하는 제도가 상거래를 대신했고 이런 까닭에 화폐는 필요 없어진 것이오.”
“이러한 상품 분배는 어떤 방식으로 관리됩니까?” 내가 다시 물었다.
“가능한 한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이루어지지요.”리트 박사가 대답했다. “국가의 연간 생산 범위에서 개인의 몫에 해당하는 신용이 매해 초에 공공 장부 형태로 모든 시민에게 주어지고 있소. 그러면 그 사람에게 발급된 신용카드(credit card)로 모든 동네에 있는 공공 창고에서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그리고 무엇이든지 구입할 수 있지요. 당신도 곧 알게 될 이 제도는 개인과 소비자들 사이에 어떤 종류의 사업상 거래의 필요성도 완전히 없애버렸소. 아마도 당신은 신용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을 거요.”[뒤를 돌아보면서:2000-1887, 에드워드 벨러미 Edward Bellamy 지음, 손세호 옮김, 지만지 고전천줄, 2008년, pp 93~94]

모든 위대한 예술작품에는 위대한 통찰력이 있게 마련이다. 사회주의 체제가 된 2000년의 미래세계를 그려 최초의 SF소설로 분류되기도 하는 이 작품 역시 그러한데, 작품이 발표된 1888년에는 싹조차 없었던 신용카드와 – 개념상으로는 직불카드(debit card)에 더 가까운 개념이지만 – 대형할인점을 근사하게 예언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물론 뒤에 살펴보겠지만 구체적인 사용방법 상으로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 근본적인 차이라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자본주의 체제인 반면에 작가가 그리고 있는 세상은 사회주의 체제라는 점일 것이다.

벨러미의 구상은 사적소유와 개인들 간의 교환이 사라져 화폐의 축장기능과 교환기능이 필요 없게 되자 자연히 화폐가 사라지고, 대신 국가라는 단일한 공급자로부터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카드가 화폐의 결제기능을 대신하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현대 자본주의에서 발전해온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와 같은 지불카드(charge card)는 1920년대 특정업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멤버십 카드로 시작하여 다이너스클럽이 여러 소매점에서 공통으로 쓸 수 있는 카드를 내놓으면서 발전해왔다는 점에서, 공급자를 단일화한 것이 아니라 지불카드를 단일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경쟁은 지불카드가 마냥 단일화되어 있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메리카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등 몇몇 거대 카드회사가 시장의 강자로 등장하였지만 이후에도 수많은 카드발급회사가 저마다의 지불카드를 내놓았고, 그래서 자본주의의 시민은 기능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디자인은 다양한 지불카드를 여러 개 소유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미국의 1인당 신용카드 발급수는 4.64 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화폐가 사라졌기 때문에 은행도 사라지리라는 벨러미의 예언과 달리 신용카드는 돈까지 빌려준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현재 가구당 약 1만6천 달러 수준의 신용카드 부채를 지고 있다 한다.

이렇듯 카드가 화폐의 효용이 사라진 곳에서의 결제기능을 담당하리라는 예언자의 바람과는 달리, 자본주의의 지불카드는 오히려 소지하기 부담스러운 화폐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동시에 금융의 기능까지 추가되었다. 이에 따라 카드는 체제의 한 축으로 체제를 보완하는 한편으로 체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 사례는 가깝게 김대중 정부에서의 이른바 “카드 대란”을 들 수 있다. 신용사회에서 신용을 바탕으로 발급되어야 하는 신용카드가 무자격자에게 발급이 남발되면서 연체가 급증하며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종내에는 여러 카드회사가 문을 닫는 신용위기로까지 이어졌던 사건이다.

한편 자본주의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베네수엘라에서는 이와는 다른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9월 1일 “좋은 생활 카드”라 칭한 지불카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이 카드는 국영 또는 지역공동체 슈퍼마켓에서 채소 등 생필품을 “합당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카드다. 지불계좌는 국영은행과 연계된 공동체은행에 개설한다.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멤버십 카드를 닮았다. 차베스는 이 카드가 “소비지상주의가 아닌 필요에 의한 소비”를 독려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비판자들은 이 카드가 쿠바가 빈곤한 경제를 통제하기 위해 만든 배급카드의 베네수엘라 판에 불과하며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공산주의적 야망”일 뿐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사실 이 카드는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석유수출을 통한 경제부흥을 꾀했던 이 나라에서 유가하락 등 경제여건이 그리 녹록치 않게 되자 물가는 치솟았고 차베스 정부는 이런 상황이 이윤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사적자본의 매점매석에 의한 것이라 몰아붙였다. 그리고 급기야 “매점매석하지 않는” 국가가 공급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지불카드를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런 점은 시장가격 그대로 값을 지불하는 자본주의에서의 카드와는 다르다. 문제는 과연 국영 또는 지역공동체 슈퍼마켓이 차베스 정부가 주장하는 “합당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지의 여부겠지만 말이다.

현재도 베네수엘라에서는 자본주의식 슈퍼마켓이 앞서 언급한 슈퍼마켓과 공존하고 있다. 이른바 “식량 주권” 확보를 목표로 하는 국영 또는 지역공동체 슈퍼마켓은 물건을 다른 곳보다 싼 값에 공급하고는 있지만 물품이 딸리고 겉보기도 화려하지 않다. 그래서 부자들은 자본주의식 슈퍼마켓을 선호한다. 인플레이션에 무관하게 합당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자격증이라 할 수 있는 “좋은 생활 카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차베스 정부는 쿠바를 흉내 내 도시근교 농업을 활성화시켜 공급을 원활하게 하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베네수엘라 식량 사정에 관한 뉴스

요컨대 베네수엘라가 추진하고 있는 지불카드는 여태의 카드보다는 벨러미의 개념에 더 접근한 카드라 할 수 있다. 비록 아직 공급자가 국가로 단일화되지는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이라는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치유하기 위해 국가가 공급자로 나섰으니 만큼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카드는 지역민의 생산적 활동과 노동의 성과를 지역 외부로 뺏기지 않고 지역 내에 보존, 순환시킴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지역화폐 운동의 국가주의 버전이랄 수도 있다. 다만 도시근교농업, 공동체은행, 지역공동체 운동 등 보다 광범위한 사회계획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위주의 지역화폐 운동보다는 보다 확대된 형태이다.

서로 대조적인 길을 걸으려는 두 체제에서의 이러한 지불카드 실험은 특정한 제도나 도구가 어떠한 지향점을 갖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지불카드가 체제의 모순을 극복하기보다는 소비시장의 확대와 표준화, 궁극적으로 대량소비를 독려한 반면 베네수엘라의 지불카드는 “소비지상주의”적인 부정적 측면을 지양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체제를 보조하기보다는 기존 체제를 강화하면서, 예언자의 바람과는 다른 길을 걸어온 지불카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신용카드

“그것은 매우 단순한 일이오. 셀 수 없이 많은 상이하고 독립적인 사람들이 사람들의 생계와 편의를 위해 필요한 많은 물건을 생산했을 때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스스로 공급하기 위해 개인들 사이에 끊임없는 교환이 필요하지요. 이런 교환이 거래를 만들고 그 매개체로서 화폐는 필수적이지요. 하지만 국가가 모든 상품의 유일한 생산자가 되자마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루어지는 개인들 사이의 교환이 필요 없어졌소. 모든 것은 한 곳에서 구할 수 있고, 그 밖에 다른 곳에서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요. 국영 창고에서 직접 분배하는 제도가 상거래를 대신했고 이런 까닭에 화폐는 필요 없어진 것이오.”
“이러한 상품 분배는 어떤 방식으로 관리됩니까?” 내가 다시 물었다.
“가능한 한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이루어지지요.”리트 박사가 대답했다. “국가의 연간 생산 범위에서 개인의 몫에 해당하는 신용이 매해 초에 공공 장부 형태로 모든 시민에게 주어지고 있소. 그러면 그 사람에게 발급된 신용 카드(credit card)로 모든 동네에 있는 공공 창고에서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그리고 무엇이든지 구입할 수 있지요. 당신도 곧 알게 될 이 제도는 개인과 소비자들 사이에 어떤 종류의 사업상 거래의 필요성도 완전히 없애버렸소. 아마도 당신은 신용 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을 거요.”[뒤를 돌아보면서:2000-1887, 에드워드 벨러미 Edward Bellamy 지음, 손세호 옮김, 지만지 고전천줄, 2008년, pp 93~94]

미국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였던 에드워드 벨러미가 1888년 내놓은 소설 ‘뒤를 돌아보면서:2000-1887(Looking Backward:2000-1887)’에서 주인공 줄리안 웨스트와 리트 박사가 주고받는 대화다. 보스턴에 살던 줄리안 웨스트는 1887년 5월 30일 잠들었다가 한 세기가 훌쩍 지난 2000년 9월 10일 깨어난 자본가 계급의 젊은이다. 그가 깨어난 2000년의 보스턴, 나아가 전 세계는 공산주의 사회가 되어 있었고 소설은 이러한 세계에 대해 그를 돌봐주는 리트 박사가 설명해주는 형식을 띠고 있다.

위의 신용 카드에 대한 묘사를 보면 비록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신용 카드보다는 직불 카드의 개념에 가깝긴 하지만, 마치 신용 카드업계가 이 소설을 보고 상품화에 착안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논리가 치밀하다. 단, 차이는 벨러미 소설에서의 그것은 자본주의 체제 폐지로 말미암은 화폐의 완전한 대체물이고 현재 우리가 쓰는 신용 카드, 또는 직불 카드는 화폐 사용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보조물이라는 점에 있다.

[펌]신용카드로 지은 집

제가 개인적으로 자주 들르는 pokara61님의 블로그에서 저자분의 허락을 받고 퍼온 글입니다. 국내 및 세계증시의 현황 및 전망을 탁월한 안목으로 분석해주시는 분으로 이 글에서도 증시에 대한 분석을 뛰어넘어 현재의 경제체제와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 간결하지만 명쾌하게 분석해주셨습니다. 글의 원래 제목은 “해너미 고개에서 — 얼마 남지 않은 2007년”이지만 개인적으로 맘에 와 닿는 소제목인 “신용카드로 지은 집”을 제목으로 했습니다.

해너미 고개에서 — 얼마 남지 않은 2007년
원문 출처 : http://blog.naver.com/pokara61/150025601265

집 앞 보도블럭을 또 다시 뜯고 있다. 매년 일어나는 일이다. 도대체 멀쩡한 블럭을 왜 뜯는가? 쎄멘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최소한 5년 정도는 아무 이상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거의 매년 새것으로 갈아 치운다. 이번에는 도로와 인도 사이에 작은 틈을 만들어서 거기에 나무를 심는 작업이다. 이런 광경을 볼 때 나는 이성을 잃을만큼 화가 치민다. 항상 연말에 하는 공사다. 왜?  내가 들은 바로는 책정 예산을 어떻게든 써야만 내년에 다시 예산 배정을 받을 때 타낼 수 있다는 것. 한마디로 낭비다. 물론 도로 보수업자와 유착도 있을 것이다. 국민의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서야 되겠는가? 그 돈이면 걸식아동들에게나 무의탁 노인들에게 지원해줄 수도 있지 않은가?  예산을 다른 곳으로 바꿔 사용하는게 뭐가 어려운가?

 *

 삼성비자금 수사를 보면 정말 이 나라가 가진자들의 농단에 놀아난다는 것을 실감한다. 며칠전 금감원에서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개설한 구좌를 굿모닝증권과 삼성증권에서 확인했다고 했다. 그런데 누가 와서 구좌를 개설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했다. 어처구니 없어 말이 안나온다. 증권사에서 본인이 구좌개설해도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카피를 해서 첨부한다. 만일 대리인이 와서 구좌를 개설하면 당연히 본인과 대리인 신분증이 카피된다. 우리 금융시스템이 아무리 낙후 되었더라도 그렇게 허술하지는 않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다른 사람 명의로 와서 구좌를 개설하겠다는데 대리인 신분증도 카피하지 않고 구좌를 개설해준다?  당장 내일이라도 아무 증권사나 가서 구좌를 터보면 알 것이다. 분명 증권사는 구좌를 개설할 때 받은 대리인 신분증 사본을 폐기했을 것이다. 누가 폐기를 명령했겠는가?

신용카드로 지은 집

 <세계 체제론>의 저자 임마누엘 월러스틴은 자본주의를 역사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뭐나면 자본주의는 그동안 숫하게 명멸했던 사회경제 시스템 중에 하나에 불과할 뿐이며 그 생명력이 영구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가 바라본 자본주의 수명은 고작해야 50년 정도. 망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뒤에 오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그림은 말하지 않는다.

 요즘 마르크스의 공황이론이 어느 부분에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곰곰히 한다. 공황은 간단히 말해서 자본의 탐욕에 의해 발생한다. 제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군형점이 가격이라면 공급이 초과되거나 수요가 위축되면 가격은 하락한다. 지금 제조업은 노동자를 점점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게 자본에 이익이니깐. 무인공장이 들어서잖은가? 그럼 수요는?  노동자들이 노동의 댓가로 노임을 받아서 물건을 사줘야 하는데 실업자는 늘어나고 있다. 노동의 유연화 정책으로 월급이 적은 비정규직만 양산된다. 도처에 수요 위축 현상만 확대되는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효수요가 늘어나지 못하는 것. 빈익빈 부익부는 한마디로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 수요가 증가하려면 가난한 계층의 소득이 향상되어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돈이 있으면 곧바로 수요하기 때문이다. 돈을 가진 자들은 그들 재산의 절대규모에 비해 소비율이 저소득층에 비해 극히 낮다. 결국 가진자들은 소비를 하지 않고 저소득층은 돈이 없어서 소비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금융자본은 저소득층에 신용카드를 만들어줬다. 빚을 내서라도 돈을 써줘!!!!  신용카드는 당장 돈이 없어도 결제만 하면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뒷감당 없이 소비하기엔 제격이다. 나중에 몰려올 사용 내역서는 뒷전이다. 그렇게 해서 터진 것이 바로 서브프라임 사태라고 보면 된다. 미국은 고도로 발달된 신용사회다. 만일 단 한번만 신용이 빵꾸나면 은행에서 구좌 개설조차 힘든 곳이다. (우리 나라는 그래도 양반이다. 신용불량자도 은행구좌는 개설이 가능하니깐)  그런데 급기야 지금 미국은 모든 부분에서 신용이 빵꾸나기 시작했다.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이다. 돈을 빌리면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노동을 통해 최소한 이자를 지불할 정도는 벌어야 신용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지금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금융, 학자금 대출 등 모든 신용대출에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말은?  소비 위축이다.

 미국은 소비가 나라를 지탱하는 곳.GDP 성장 기여에서 소비 비중이 70%다. 나머지를 순수출과 설비투자가 차지한다. 따라서 소비가 위축되면 미국 경제는 추락한다. 빚더미 위에서 성장을 구가했던 미국이 더 이상 빚을 감당 못하고 무너지는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연방준비은행은 부랴부랴 이자율을 내리고 있다. 금리인하가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금리인하는 일단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것. 신용대출을 받은 소비자들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추가적인 신용불량자들이 양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부쉬까지 나서서 모기지 금리를 동결했다. 당장 120 만 가구가 금리 혜택을 받을 것이다. 2% 정도 더 내야 하는 금리를 지금 대출금리로 낼 수 있다. 그러나 한해에 압류되는 주택 수가 200 만가구 정도라는 점을 볼 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빚으로 집을 산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해야 한다. 그러자면 미국경제가 호조를 보여야 하는데 미국경제는 소비부진으로 죽을 쑤고 있다. 이 둘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환구조를 이룬다. 서로에게 악재로 작용한다. 지금 미국 시장을 보면 단기적인 처방만 있고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어떤 증권사는 금리인하 후 항상 주가가 올랐다고 분석한다. 미국 시장은 경기보다는 유동성을 더 선호 한다는 것. 따라서 금리 인하 효과가 곧 나타날 것임으로 고비는 넘겼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금리 인하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막이 탄탄해야 한다. 금리 인하는 곧 돈이 풀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돈이 물가를 자극해버린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돈의 값어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돈의 값, 즉 금리를 올려야 한다. 지금 미국 생산자인플레(PPI)와 소비자 인플레이션율(CPI)이 장난 아니게 높아가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금리 추가 인하는 물건너 갔다는 소리도 들린다. 미국 증시의 단 하나 유일한 구세주인 금리인하가 어렵다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금리를 내리자니 인플레가 걱정이고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제가 망가진다. 이것을 딜레마라고 하나?

중국과 미국 디커플링은 환상

 지난 8월 미국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공황상태에서 주가가 추락하고 있을 때 중국 상해증시는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때 “디커플링” 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툭 튀어 나왔다. “비동조화” 정도로 해석될 이 단어는 이제 누구나 입에 올릴 정도로 익숙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다르다!!!!  중국의 경제성장율을 보라고 한다. 물가가 조금은 걱정이지만 5년연속 두자리 숫자 성장율을 기록하자 기고만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중국 증시는 풀이 팍 죽었다. 왜? 

 디커플링의 논리는 미국 경제가 소비부진이 있더라도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 마켓 소비가 살아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미국도 역시 이머징 마켓 훈풍으로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노 프라브럼!!!   리얼리??????      술에 취해본 남자들은 안다, 옆에 앉아 있는 여자는 다 이뻐보인다는 사실을. 환상에 젖어 있을 때, 혹은 미련을 버리지 못할 때 시장을 보는 눈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미국 증시가 간단없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조정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냉정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과연 미국경제가 부진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자신있게 노프라브럼을 외치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 볼륨은 미국의 20%에 불과하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에 비해 내수 비중이 극히 저조하다. 미국이 70%임에 비해 중국은 30%선 이다. 자생적 소비에 의한 경제발전은 한계가 있고 아직도 대외의존형 경제다. 요즘 순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즉, 미국이나 유럽경제가 휘청이면 중국도 고꾸라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경제가 나빠지면 중국 경제가 나빠지고, 중국에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나 여타 이머징 국가들 역시 상황이 악화되는 구조다.

 *

 미국은 연간 1조달러 빚을 전세계에 지고 산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규모가 그렇다. 지금까지 미국인들이 빚내서 흥청망청 소비한 덕분에 전세계가 성장한 것이다. 아이러니지만 미국이 더 과소비를 해줘야 우리 증시가 오른다. 지금의 신용시스템이 붕괴되지 않게 틀어 막아야 한다. 그게 희망이다. 그런데 그 희망에 기댄다는게 참으로 서글프다.

사기를 치더라도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 대통령을 뽑자!!!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땅투기, 사기꾼과 동업을 했다손 치더라도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 그런 허물은 눈감아주겠다!  대운하를 파서 금수강산을 다 뒤집어도 경제만 살면 된다!  지금 대선의 민심이 그렇다. 우리는 경제 상황 악화에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민심이 그럴까?  이해되는 측면이다. 이제 우리는 지켜야할 가장 소중한 도리나 원칙 마져 경제 앞에 팽게칠만큼 절박한 것이다. 항간에 이런 소문이 있다. 이명박과 노무현, 검찰의 삼각 커넥션. 김용철 변호사가 구체적은 증거를 제시하면서 검찰을 압박했다. 지금 검찰 수뇌부 모두가 삼성의 떡을 먹었기 때문에 검찰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명박에 면죄부를 주고 몸을 의탁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한다. 노무현은 만일 정동영이 되면 노태우 당선시 전두환이 귀양간 것 처럼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명박에 대한 검찰 수사를 눈감아 준 댓가로 퇴임후를 보장 받는다. 일요신문 같은 잡지 몇개만 봐도 알 수 있는 소문들이다. 그들의 뜻대로 다들 아무 탈없이 잘 먹고 잘 살 것 같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관망하자

지금 증시에서 기관들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외려 주식을 팔고 있다.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아어와도 사지 않고 실탄을 비축하고 있다. 수익이 많이 난 중국관련주들을 매도하고 통신,은행,IT 등 등 소외주 일부를 편입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일단 새해 증시가 그리 밝지 않기 때문에 추가하락시 지금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개인과 연기금, 기타법인만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하는 장세에서 주식을 사서는 안된다. 같이 관망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 경제문제가 가닥을 잡을 시간이다. 낙폭과대주나 소외주들 중에 어느 정도 수익이 날 수도 있으나 그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푹 쉬는 것도 투자라고 생각하고 관망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 동안 기업의 실적이 좋은 종목들을 계속 연구하면서 바닥 확인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실적은 항상 주가에 반영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