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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중독보다 더 심각한 미국의 중국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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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azon.com, Inc. and NaN (typeface creator) – https://logos.fandom.com/wiki/File:Amazon2024.svg, Public Domain, Link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가장 큰 단일 기업인 아마존은 전 세계 온라인 매출의 10%에서 15%를 차지합니다. 미국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아마존은 미국 시장에서 전체 전자상거래 매출의 최대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4대 주요 제품 카테고리 중 3개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경쟁사들을 큰 폭으로 앞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존이 미국 전자상거래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반면, 중국산 제품은 아마존 시장의 핵심입니다. AltIndex.com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Amazon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됩니다. [More than 70% of Products Sold on Amazon are Made in China]

미국이 펜타닐 중독을 끊는 편이 빠를까 중국 중독을 끊는 편이 빠를까? 이미 자국의 애플, 테슬라, 월마트와 같은 기업들은 이미 제조 기능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용문은 이러한 상황은 아마존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마존의 아마존은 남미가 아니라 중국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풀 수 있는 복잡한 다차방정식도 아니고 단순한 산수에 불과한 국제무역의 덧셈과 뺄셈을 인공지능의 최첨단 국가 미국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웃프다.

상법 개정 이슈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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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rina.Tuliao – Flickr, CC BY 2.0, Link

현대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적인 특징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입니다. 즉 개별 주주는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주주와 독립적인 위치에 있는 이사들이 회사의 주요 경영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내 기업 현실에서는 지배주주가 이사 선임은 물론, 회사 운영 전반에 걸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빈번해 보입니다. [중략]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평가가 저하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1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소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배경하에 최근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이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되었고 [상법 개정안의 주요쟁점 및 제언]

권 비대위원장은 “소위 ‘서학개미’라고 미국 주식에 투자를 많이 하는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주주 보호가 잘 되기 때문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혁신 기업이고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기업이 혁신할 수 있도록 하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소위 ‘밸류업(기업가치제고)’도 가능하고, 우리 주식시장도 점점 좋아질 텐데, 상법 개정으로 우리나라 회사에 있는 임원들이 무모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투자를 하거나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는 게 없어지게 된다면 기업 발전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고, 우리나라 경제가 더 어렵게 되는 건 자명한 일이다”고 부연했다.[권영세, ‘상법 개정안’·’명태균 특검법’ 법사위 통과에 “거부권 반드시 행사”]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중략] “외국인 투자가의 경영권 공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며 “상법 개정은 이들에게 국내 기업들을 먹잇감으로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은 문제의식과 처방이 잘못됐다”며 “국내에서 미국 주식 시장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주주 충실 의무 때문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성과 수익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이어 “상법이 개정되면 적용을 받는 법인이 100만 개가 넘고, 실력 있는 알짜 중소기업부터 피해를 보게 된다”며 “중소기업은 상법 개정으로 인한 소송에 대응하다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경제8단체 “상법 개정되면 국내기업이 해외 먹잇감 될 것”]

상법을 개정하면(개정안 보기) 소송 남발, 기업의 경영권 위협,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 M&A 위축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여당과 경제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또한 상법이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취지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했다. 개정안은 상장법인 이사회가 합병 등을 의결할 때 주주 이익을 보호할 수 있게 하고, 기업이 물적 분할한 자회사를 상장할 때 공모 주식의 최대 20%를 모회사 주주에게 배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질적인 악행인 교묘한 인적2/물적3 분할을 통한 “오너”의 이익 독점의 폐해를 일부 보완하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 반대자는 이런 “핀셋”식 처방이 또 다른 우회로를 찾게 해줄 뿐이라고 주장한다.

상법 개정론자는 미국 델라웨어주 회사법에도 ‘회사 또는 회사의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위반했을 때는 이사의 책임을 감면해주지 않는다(제102조(b)항(7)호)’라며 이사의 충실의무가 회사뿐 아니라 주주에게도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장한다. 영국의 경우 2019년 ‘이사의 지위 자체만으로 주주에게 충실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라는 고등법원 판례가 있지만, 영국 회사법 제172조 1항에는 ‘이사가 전체로서 주주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성공을 촉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명시(출처)돼 있다고 한다. 일본 회사법은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를 넣지 않았지만, 최근 해석론이나 일본 경제산업성이 공표한 ‘공정한 M&A 지침’ 등을 통해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참고)

또 하나의 문제는 소송에 갔을 경우 각국의 법정이 누구의 이익에 손을 들어주는가 하는 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24년 1월30일 델라웨어주 법원은 테슬라 소액주주가 회사 이사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줬다.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에게 560억달러 규모의 스톡옵션 보상 지급안을 승인하자 회사 주식 9주를 보유한 소액주주가 과도한 보상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이다. 법원은 해당 주주의 주장을 받아들여 머스크의 보상안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국내에서는 2021년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 분할한 이후 상장시켜 LG화학 소액주주들의 이익이 보호받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참고) 법원의 노골적인 “오너” 보호를 목격하고4 국내 주식을 매입할 이유가 있을까?

상법 개정을 통해 고쳐야할 것은 자본주의적이라기보다는 봉건적인 기업구조다. 소수의 지분을 순환출자 등의 편법을 통해 자신들의 실질적인 지분보다 더 큰 권력을 행사하며 “오너5/총수”라 불리는 패밀리들이 행정부, 사법부, 매스미디어, 경제단체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 주주 이익의 보호라는 너무나 당연한 요구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에서 관련법에 ‘주주 이익의 보호’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우리만큼 강력한 재벌 카르텔이 아닌 기업환경이기 때문이라 봄이 타당하다. 독점자본은 존재하지만, 우리와 달리 그들은 몇 십 년을 주기로 생태계가 바뀌는 역동적인 환경이다. 지분만큼 권력을 행사한다는 자본주의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코리아디스카운트”는 고질병이 될 것이다.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수익률이 2024년 1월~11월사이 12.57%로 집계됐다. 국내주식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전체 수익률을 끌어내렸지만, 해외주식에서 30% 가까운 수익이 나서 양호한 수익률을 향유했다. 인상적인 것은 국민연금의 자산 비중이다. 2024년 11월 현재 전체 자산 중 해외주식은 35.5%, 국내주식은 11.9%였다. 국내 증시가 아닌 해외 증시에 3배 가까운 자산을 배분한 덕에 수익률을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내 주식은 심지어 16%인 대체투자 자산보다도 비중이 낮다. 대체투자 자산 역시 9.32%의 수익률을 시현하며 –4.94%에 불과한 국내 주식의 수익률을 압도하였다. 이른바 불투명한 기업 경영으로 인한 “코리아디스카운트”에 대한 리스크 방어를 국민의 돈주머니가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1. 회귀분석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미흡한 주주환원 수준, 저조한 수익성과 성장성이 가장 유력한 원인인 것으로 추정됨.(출처)
  2.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대부분의 기업이 결국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로 이어졌던 만큼 빙그레 역시 이런 결과를 염두에 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출처)
  3. 물적분할은 기업이 특정 사업을 떼어내 법인을 새로 설립하고, 그 법인의 지분 100%를 모회사가 갖는 기업분할 방식이다. 특히 분할 신설회사를 주식시장에 재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이 빈번해지면서 소액주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출처)
  4. 잘못했는데 죄는 아니다? 이상한 이재용 재판
  5. “오너라고 하지 좀 마십시오. 상장회사에 오너가 어딨습니까. 주주들은 오너가 아닙니까?” 최근 참석한 한 학술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선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출처)

“기술산업복합체”의 등장을 경고하는 조 바이든

오늘날, 미국에서는 극단적인 부와 권력, 영향력이 결합되어 민주주의 전체,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 그리고 모든 사람이 앞서 나갈 공정한 기회를 위협하는 과두정치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중략] 미국인들은 허위 정보와 왜곡된 정보에 의해 권력 남용의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자유 언론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편집자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사실 확인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진실은 권력과 이익을 위한 거짓말에 의해 숨겨지고 있습니다. [중략] 한편, 인공지능은 우리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자, 아마도 역대 가장 중요한 기술일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경제, 안보, 사회, 그리고 인류를 위한 심오한 가능성과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중략] 하지만 안전장치가 없다면, 인공지능은 우리의 권리, 생활 방식, 개인 정보 보호, 그리고 국가 방어에 새로운 위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중략]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들에 의한 거버넌스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유의 땅인 미국이 — 중국이 아니라 — 세계에서 인공지능 개발을 이끌어야 합니다.[출처]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별연설 중 일부다. 미국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과도하게 부와 권력,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술이 집중된 형태의 과두정치2가 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우리 역시 이미 이러한 정황은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가 손을 잡고 권력을 잡았을 때, 소수의 기술기업들이 엄청난 투자비를 들여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짓고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비하고 있을 때, 인공지능과 소셜미디어가 어느 샌가 우리의 삶에 필수서비스로 자리잡게 되었을 때, 그로 인해 엔비디아가 새로운 시대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위 인용문도 챗지피티를 이용해서 번역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에서의 기술 과두정치는 이미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원리에 대해 최근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부지런히 공부한 결과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문외한으로서 거칠게 설명하자면 과거 우리가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식이 원시자료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함수를 입력하여 분석결과를 출력하는 방식이었다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식은 원시자료를 그냥 집어넣으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함수를 알아내고 그에 따라 분석결과를 내는 방식이다. 좀 심하게 보자면 인공지능의 하드웨어 안에는 우리가 넣어주지 않았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데이터와 함수가 창조(!)된 것이다. 이러한 전대미문의 지식을 창조해내는 기술이 기술, 자금, 그리고 전력사용을 독점하는 과두정치에 휘하에 놓인다면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독점자본주의를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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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PxG – DALL-E 3, Public Domain, Link

바이든의 집권 기간도 혼란의 세계였다. 그 와중에 미국은 러-우 전쟁,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에 있어 뒷배 역할을 했다. 이는 지배계급의 지리정치학적 이해관계, 군산복합체의 이윤창출 등의 야욕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바이든은 국내적으로는 친(親)노동자적 행보, 재생에너지 육성 등의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활동을 하긴 했다. 그럼에도 역부족이었는지 의지부족이었는지 이제 고별연설에서 경고하고 있는 기술 과두정치의 등장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에 대해서는 별로 들어본 바가 없다. 오히려 연설 중간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고별연설에서 군산복합체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했듯이 자신도 “기술산업복합체(tech industrial complex)”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 말하는 장면에서는 ‘진정한 립서비스란 이런 것인가’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소설미디어, 플랫폼, 인공지능은 그 이전의 어느 기술혁신보다 빠르게 우리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의 인지능력과 노동자의 적응능력이 힘에 부친다. 그리스의 경제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진작부터 빅테크 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이 세계의 시템이 “기술봉건주의(technofeudalism)”의 시대라고 정의한 바 있다. “자본주의의 두 기둥인 ‘시장과 이윤’은 빅테크의 ‘플랫폼과 임대료’로 대체됐고, 우리가 클릭과 스크롤을 할 때마다 자발적인 노예가 돼 봉건지주인 그들을 위해 일하는 꼴”이라는 그의 묘사는 이미 우리 옆에 와있기도 하다. 여기에 그가 아직 미처 더 자세히 분석하지 못한 인공지능이 결합할 때 기술봉건주의는 한층 더 가속화될 개연성도 있다. 미국 행정부를 나치식 경례를 해대는 머스크가 지배하고 있으니 말이다.

  1. 이상하게도 현재 백악관 홈페이지의 해당 페이지는 열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바이든의 연설이 기분 나쁘다고 없애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2. 버니 샌더스가 트윗한 과두정치의 한 풍경

에보 모랄레스, 쿠데타, 그리고 일론 머스크

한때 전 세계 좌파들에게 건강한 진보적 대안이 되리라 여겨졌던 ‘중남미 사회주의 블록’은 우고 차베스의 죽음과 베네수엘라의 처참한 경제난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물론 베네수엘라의 이러한 불행은 단순히 체제 실험의 실패로만 간주할 수 없는 보다 복잡하고 구조적인 역사, 정치, 경제적 맥락이 존재하지만, 어쨌든 베네수엘라의 난맥상은 그 지역의 좌파 블록을 주도했던 나라로서의 상징성으로 인해 많은 진보주의자들을 심난하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러한 그로기 상태에서의 또 하나의 결정타는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前 대통령의 사임이었다.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前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와 함께 중남미 좌파 블록의 하나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사회주의자라는 이념적 지향성과 더불어 스페인이 볼리비아를 점령한 이래 470년 만에 그 나라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미국이 반대하는 코카나무 재배를 합법화시켰다는 이유로 당시에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4선을 무리하게 시도했다는 이유 등의 군부의 반대로 국외 망명을 하게 되자 중남미 좌파 블록의 큰 두 축이 모두 경제적 정치적으로 큰 외상을 입게 된 것이 현재까지의 상황이었다.

한편, 그의 국외망명의 원인을 두고 제기된 설 중 하나가 바로 리튬(Lithium)의 확보를 위한 서구 자본의 기획이라는 설이 있다. 원자번호 3인 리튬은 오늘날 고효율 배터리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자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처음 등장한 1991년 이후, 아직까지 리튬을 완전히 대체할 차세대 충전식 배터리 소자는 개발되지 않고 있다. 전자기기의 이동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리튬은 오랜 기간 동안 미래경제를 위한 유용한 자원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볼리비아는 주요한 리튬 산지이기도 하다. 그러한 정황이 바로 에보 모랄레스 망명 음모론의 배경이 되고 있다.

모랄레스 정부는 최근 중국 및 독일회사의 총 30억 달러에 달하는 리튬 개발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그런데 작년 11월, 그는 독일과의 계약을 파기했다. 계약 파기는 개발지역인 포토시(Potosí) 지역의 저항 때문이었다. 결국 이러한 정황은 모랄레스의 사임은 다국적 기업의 이해와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에 대해 포린폴리시는 리튬이 중요한 자원이기는 하지만, 석유와 같은 자원은 아니라고 말한다. 즉, 중요한 자원이기는 하나 채취보다는 기술개발이 핵심이라는 취지다. 그러니 서구가 리튬 확보를 위해 모랄레스를 쫒아낸다는 것은 좌파의 망상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와 관련 트위터에서 지난 7월 재밌는 해프닝이 있었다. 주인공은 테슬라의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다. 지난 7월 24일 일론 머스크는 “사견으로는 다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국민들의 최선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트윗했다. 이에 historyofarmani 라는 계정이 “국민이 최선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 뭔지 아냐? 미국 정부는 볼리비아에서 에보 모랄레스를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조직했고, 당신은 거기에서 리튬을 계속 조달할 수 있다”고 그를 비난했다. 그러자 일론은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그 누구든지 쿠데타로 몰아낼 것이다. 받아들여!”라고 대답한 것이다.

지금은 그 트윗 들을 볼 수 없지만, 정부의 부양책을 비판하는 자본가의 트윗에 그의 위선을 지적하는 댓글, 다시 그것을 초강력 핵펀치로 반박하는 자본가의 대댓글은 당시 언론에 기사화될 정도로 화제를 낳았다. 이를 본 많은 이들은 복잡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괴짜로 소문난 일론 머스크이니 만큼 그의 개성을 높이 산 이도 있었을 것이고, 다국적 자본의 본질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일갈한 좌파도 있었을 테고, 농담이든 실언이든 그러한 무심함에 분노를 한 볼리비아인도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든 그 발언은 서구 자본가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한 편린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최근 그 트윗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바로 모랄레스 정부의 경제 장관을 지낸 루이스 아르세가 이번에 치러진 대선에서 54.5%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새 정부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트위터 좌파들은 다시 일론 머스크의 그 트윗을 거론하며 그를 조롱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선거결과가 지리멸렬해가고 있는 중남미 좌파 블록의 새로운 희망이 될지 중남미 포퓰리즘의 한 사례로 남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팬데믹와 저유가 상황, 그리고 자원수탈 위주의 경제는 이 블록에게 지속적인 위협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는 기본소득을 꿈꾸는가?

안드로이드(Android)는 구글이 내놓은 모빌 기기들을 위한 운영체제다. 그렇지만 원래 이 호칭은 인간의 형태를 지닌 기계, 즉 봇과 같은 기계장치를 일컫는 말이다. 이 단어는 이미 1863년에 인간의 모습을 지닌 장난감에 관한 미국 특허장에 언급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호칭이 유명해지게 된 것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SF소설에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영화 ‘Blade Runner’의 원작인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가 있다.

소설에서 안드로이드의 역할은 인간의 노예다. 전쟁으로 황폐화되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지구 대신 우주의 식민지로 이주해가는 인간들을 위해 제공되는 것이 바로 안드로이드였다. 안드로이드는 노예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고 자유를 찾아 지구로 탈출해온 안드로이드는 주인공 릭 데카드와 같은 사냥꾼에 의해 “은퇴”당해야 했다. 인간 수준의 지능을 지닌 안드로이드로서는 억울한 일이었지만 어쨌든 안드로이드는 철저히 인간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존재였다.

한편 현실의 안드로이드는 어떠할까? 인간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일까? 현실의 안드로이드는 제조업, 농업, 광업과 같은 분야에서의 자동화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증기기관, 트랙터, 드릴기계 등이 바로 현실에서의 안드로이드다. 이들 안드로이드는 물질문명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켜 인류를 미증유의 풍요의 시대 속에서 살게 해주었다. 안드로이드는 분명 인간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 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별 산업 그 자체에서는 반드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기계사용을 통한 대량생산은 전통적인 수공업자들을 몰락시켰다. 더 발전된 기계가 등장하면서는 대공장의 숙련노동자들의 일자리까지 빼앗았다. 이를 통해 산업사회는 거대한 실업자 집단을 낳았고 이것이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사회갈등을 증폭시켰다. 칼 맑스는 이러한 상황이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로 인한 이윤율 저하 경향과 맞물려 혁명적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예언했다. 대단한 통찰력을 지닌 관찰이었지만 현실은 어쨌든 아직 지구적 혁명적 상황에 몰리진 않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기계화, 자동화로 인한 사회적 영향은 현재진행형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산성을 극적으로 향상시켰지만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전통적인 산업분야 종사자도 많았을 것이다.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는 GM과 비교해 시가총액이 절반 수준에 달하지만 직원은 3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공장자동화의 영향이다. 게다가 딜러를 통한 판매가 아닌 온라인 판매 방식이라 딜러도 필요 없다. 딜러 연합은 강하게 반발하며 현대의 러다이트가 되었다.

분명 생산성의 향상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일 텐데 왜 일부는 저항하는가? 기득권을 뺏기기 때문이다. 비록 궁극적으로 쇠퇴할 기득권일지라도 당사자에게는 심각한 일임은 분명하다. 사회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지겠지만 특정인에게는 노동시간의 몰수이자 소득의 몰수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의 안드로이드는 이주자 전체의 노예가 아니라 기업주와 같은 소수의 노예다. 기업주가 안드로이드로부터 이득을 또 다른 노예와 공유할 생각이 없는 한 인간노예는 기계노예에게 분노감을 갖게 된다.

지난 주말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IT행사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인터랙티브에서는 로봇이 노동시장을 차지할 것인가가 중요한 토론주제였다고 한다. 논의 내용 중 상당수는 로봇이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 내다봤다고 한다. 칼 배스 오토데스크 CEO는 30년이 지나면 똑똑한 기계와 로봇들의 수가 인간의 수를 넘어설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예언도 내놓았다. 그의 예언이 실현된다면 정말 인간의 모습을 지닌 안드로이드 노동자가 등장하지 말란 법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기계화로 인해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러다이즘은 더 오랜 생명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그런데 칼 배스가 이런 갈등을 해소할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소득이 아닌 경제 생산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소득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역소득세’를 실시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전자는 미루어 짐작하건데 개인에 대한 소득세는 없애고 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후자의 방법은 어느 정도 익숙한 기본소득이다. 소득세 폐지, 법인세 강화, 기본소득.

물론 이것은 스스로 자동화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하는 업체의 대표의 말이다. 이런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그의 비즈니스는 더욱 탄력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유의미하다. 사회전체의 자동화 이로 인한 노동시간 단축이 특정분야 특정인의 도태로 이어진다면 사회의 유지를 위해 보조를 한다는 개념은 수긍할만하다. 그리고 그것이 선별적인 보조가 아닌 사회유지를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적 조치로서 기본소득과 같은 아이디어로 이어진다는 아이디어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안드로이드는 기본소득을 꿈꾸는가?

영화 Blade Runner의 시간적 배경은 2019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