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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명의 사람이 감방에 실지로 갇혔나요? 제로.”

Matt Taibbi라는 작가가 “The Divide: American Injustice in the Age of the Wealth Gap,”이란 제목의 책을 내놓았다. 이 책에 대해 Democracy Now가 작가와 인터뷰를 가졌는데 흥미로운 부분을 약간 해석해 보았다. 이 인터뷰를 읽어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 그 위기의 해소 과정에서 자행된 수많은 부조리는 정치적으로 매우 깊은 골을 만들었으며 각국 정부가 떠안은 부채는 향후에도 계속 전 세계 경제의 회복을 방해할 것이다.

AMY GOODMAN: 이건-이건 이를테면 많은 다른 사람들이 수백 년을 교도소에서 썩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MATT TAIBBI: 오 예. 바로 맞아요. 제 말은, 다른 사례에서 찾아보죠. 제너럴리인슈어런스라는 여러 임원들이 7억5천만 달러의 주식 사기로 기소된 회사와 관련한 사례가 있어요. 그 금액은 같은 해에 미국 북동부에서 도난당한 자동차의 전체 값어치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그럼 그 해에 도난당한 차 때문에 징역을 산 모든 이들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 친구들은 궁극적으로 법의 세부조항을 통해 빠져 나옵니다.

그래서 다시 JP모건체이스로 돌아가면 그들은 200억 달러의 벌금을 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왜 그들은 교도소에 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늘 하는 대답은 “음. 우리는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이 케이스는 성사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가 묻고 싶은 것은, 반복해서 계속 묻고 싶은 것은 이들 회사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걷을 수 있는 충분한 지렛대가 어느 정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그러나 임원들 중 누구 하나도 감방에 하루라도 가둘 수 있는 지렛대는 충분치 않다고요? 이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논리적으로 완전히 불합리한 추론이죠. 당신이 기업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게끔 할 수 있는데 아무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저 그것은 가능하지 않죠.

[중략]

AMY GOODMAN: 누가 주식회사 아메리카에 대해 좀 더 터프했나요? 오바마 대통령 아니면 부시 대통령?

MATT TAIBBI: 오~ 부시죠. 명백합니다. 그리고 이건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2000년대 초로 돌아가서 모든 중요한 케이스들을 생각해보세요. : 알렐피아, 엔론, 타이코, 월드컴, 아더앤더슨. 이 모든 회사들은 부시의 법무부 하에서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에 관해 흥미로운 점은 일종의 진행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80년대 후반의 저축은행 위기로 돌아가 보면 수많은 사기성 문제가 있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앞에서는 무색해집니다. 그 위기 때는 800명이 감옥에 갇혔죠. 앞으로 가보면 엔론, 알렐피아, 타이코와 같은 회계 스캔들에서는 10년이나 15년이었습니다. 저축은행의 기소처럼 열정적이진 않았지만 어쨌든 그렇게 했어요. 최소한 조지 부시는 정의는 장님이라는 사실을 보통의 미국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의 상징적인 중요성을 인지했어요. 그렇죠?

그 다음의 큰 위기로 돌아가 보면 몇 명의 사람이 감방에 실지로 갇혔나요? 제로. 그리고 이 위기는 저축은행 위기나 회계 위기보다 훨씬 큰 범위의 위기였습니다. 제 말은 전 세계 부(富)의 거의 40%를 쓸어버렸고 아무도 교도소에 가지 않았어요. 그러니 우리는 이제 사물을 공평하게 보이는 것과 관련하여서는 겉치레의 중요성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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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효과가 없는 SEC의 솜방망이 처벌

어제 Jed S. Rakoff 뉴욕 연방지방판사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와 시티그룹 사이의 법원外 합의를 거절하고 법정에서 그 사건을 해결할 것을 명령하였다고 전한 바 있는데,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시티그룹의 반성할 줄 모르는 반복되는 악습 때문이기도 하다. 즉, 미국증권거래위원회는 이미 지난 2003년부터 다섯 번에 걸쳐 증권사기 혐의로 시티그룹을 기소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소는 비슷한 패턴으로 이어졌다. 시티그룹은 SEC의 주장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법정에 가는 대신 다시는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는 SEC의 명령에 따르기로 하고 약간의 벌금을 냈다. 하지만 또 다시 시티그룹은 같은 짓을 반복했고, SEC는 또 다시 이전과 같은 패턴으로 시티그룹을 기소했다. 둘 다 서로의 행동에 대해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듯하다.

경제 분석가인 Barry Ritholtz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이러한 반복되는 월스트리트의 범죄행위 패턴을 분석한 글을 올렸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96년부터 월스트리트는 SEC가 법위반이라고 지목한 행위를 반복적으로 저질러 왔다. 특히 Rakoff 판사를 화나게 만든 시티그룹은 분석대상 가운데 수위를 달렸다. 뱅크오브어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도 지속적으로 범죄를 반복해 왔다.


출처

결국 Rakoff 판사가 생각하기에 SEC와 월스트리트 간의 법원外 합의는 아무런 징벌효과가 없는 행위에 불과한 것이었다. 징벌이라는 것은 그 벌을 받는 이가 범죄를 반복하지 않는 정도의 고통을 안겨주어야 하는 것인데, 이래서야 누가 보기에도 솜방망이에 불과한 징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SEC의 행위는 더 심하게 말해서 인정된 범죄행위에 대한 약간의 자릿세 성격에 불과하다.

Salaam Bombay!

혹자는 아기의 귀여운 몸동작이 어른들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자극시켜 자신이 생존하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이라고들 말한다. 지나치게 냉소적인 말이지만 나름대로는 일리가 있는 말이다. 도대체 그 귀여움이라도 없었더라면 성가시고 귀찮기 만한 양육을 뭐 하러 자기 돈 들여가면서 떠안을 것인가? 그리고 사회는 이러한 양육을 부모로서의 신성한 의무로 이데올로기화시킨다. 안 그러면 이 사회의 존속은 불가능 할 테니까.

사회 절대다수의 가정이 이렇듯 자신의 피붙이에 대한 기본적인 부양의무를 어떻게 해서든 이행하려 노력하지만 때로는 자의든 타의든 양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가정으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은 집단 수용시설에 들어가거나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Mira Nair 의 1988년작 Salaam Bombay! 는 바로 이러한 거리의 아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이다.

어머니로부터 버림받고 몸을 의지하던 서커스단으로부터도 버림받은 크리슈나는 자연스럽게 인도의 대도시 봄베이의 거리를 거처로 삼는다. 창녀촌 주변의 노점상에서 차를 배달하는 한편으로 이런 저런 육체노동으로 푼돈을 꼬박 꼬박 모으는 크리슈나의 꿈은 돈을 모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의 어머니가 500루피를 모으기 전에는 집에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하며 그를 떠났고 크리슈나는 이 말을 500루피를 모으면 어머니가 다시 그를 받아줄 것이라는 약속으로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한 가지 희망 때문에 온갖 악의 유혹이 넘쳐나는 거리에서 꿋꿋이 살아가지만 그런 연약한 소년을 경찰은 부랑아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집단 수용시설에 가둬버린다. 천신만고 끝에 수용시설을 탈출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수용시설 안보다 더 잔혹하다.

볼리우드라 불릴 만큼 현실과 동떨어진 당의정과 같은 환각적인 영화를 양산해내는 인도의 영화계에서 보기 드물게 리얼리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영화이면서 감정의 과잉으로 흐르지 않는 절제의 미덕을 보여주고 있다. 루이스 브뉘엘의 1950년 작 Los Olvidados 과 여러 면에서 비교될만한 수작이다. 인도의 영국의 합작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