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젊은 세대에게는 작동하지 않는다”

Zohran Mamdani at the Resist Fascism Rally in Bryant Park on Oct 27th 2024.jpg
By Bingjiefu HeOwn work, CC BY-SA 4.0, Link

저는 문화 전쟁의 80%를 자유주의자나 마르크스주의자처럼 경제 문제로 축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제 문제의 80%를 부동산 문제로 축소할 수도 있습니다. [중략] 맘다니에게는 칭찬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그는 적어도 이러한 문제들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이렇게 답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더라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 중도좌익과 중도우익 기득권층은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이 사회주의를 지지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자본주의에 덜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본주의를 어떤 식으로든 부당한 행위로 여기면, 자본주의에 대한 지지가 훨씬 낮아질 것입니다.[Peter Thiel: Capitalism Isn’t Working for Young People]

전 세계의 젊은 세대들은 구세대가 과점하고 있는 자산, 특히 부동산 자산에 관한 접근권이 어려워지면서 고통받고 있다. 부동산을 소유하기도 어렵고 빌리기도 어렵다. 특히 각 나라의 대도시들 임대료는 너무 높아져서 웬만한 급여로는 적정한 주거를 찾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피터 틸이 비교적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듯이, 뉴욕이라는 대도시의 젊은 세대들은 부동산 사적(私的)소유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고착화시킨 주거 문제 등에 대한 좌절감 때문에 조란 맘다니라는 “민주 사회주의자”를 선택하는 새로운 정치적 실험에 동참하였다.

피터 틸의 지적에 또 하나 공감하는 지적은 각국의 기득권 중도 좌익이 날이 갈수록 진보의 핵심인 경제 문제를 그들의 어젠다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미국의 민주당은 문화적 다양성 등을 내세우며 당의 진보적 입지를 다지려 하는 동안 미국 중서부 노동계급의 경제적 현실은 외면했다. 아니, 오히려 자본가 중심의 “자유무역” 정책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그들이 좌절감 속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게 만드는 잘못을 초래했다. 경제 진보 없는 문화적 다양성 주창에 대한 반감은 오히려 문화적 우익의 성장을 부추기기도 했다.

다만, 나는 피터 틸의 주장처럼 (중도) 우익이 경제 문제에 관심 두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중도 좌익의 경제적 무능력을 즐겨왔다. 그들의 핵심 지지층인 자본가들은 자본가 중심의 “자유무역” 시스템하에서 부를 축적하였고, “자유무역”으로 피해당하는 노동계급이 외국인 배척 등 문화적으로 우익화되며 우익의 표밭이 되는 현실을 즐기고 있다. 중도 좌익의 “자유무역” 정책, 이민자 수용 정책 등은 모두 우익을 이롭게 했다. 그리고 우익이 집권하면 이러한 기존 시스템에 부자 위주의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을 뿐이다.

인터뷰의 후반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피터 틸은 대뜸 이런 갈등의 대안으로 “투표자가 적은 선거가 된다면 건강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팔란티어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자율주행 정부를 지향한다는 주장을 어디선가 접한 적이 있는데, 그는 유권자는 그저 앞으로 AI가 운영할 자율정부에 운명을 맡기라는 말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대의민주제가 아니라면 계급이든 세대든 어떻게 위정자 – 또는 자율정부 – 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인가? 그저 시장에서 “영끌”로 주택을 사는 모험을 하든가 자율정부의 노예로 지내란 이야기인가?

알렉스 카프만큼이나 수상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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