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Kevlar – Own work, Public Domain, Link
하지만 사소한 사건을 다룬다 해도 사실 난 자네를 탓할 수 없어. 위대한 사건의 시대는 갔으니까. 인간은, 아니 최소한 범죄자 인간만큼은, 모험정신과 독창성을 죄다 잃어버렸어. 그래서 내 탐정 일에 대해서 말하자면, 잃어버린 연필이나 찾아주고, 기숙학교를 나온 젊은 아가씨에게 조언이나 해주는 역할로 전락한 것만 같아. [주석 달린 셜록 홈즈/너도밤나무 저택, 아서 코난 도일 원작,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승영조 옮김, 북폴리오, 초판2쇄 발행 2007년 2월 26일, 508쪽]
개인적으로는 셜록 홈즈는 소시오패스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이런 대목에서 그런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정의의 실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는 다만 “위대한 사건”을 찾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모험정신과 독창성”이 충만한 범죄자 인간과 겨루고 싶은 욕망을 실현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그가 탐닉하고 있는 코카인이나 헤로인보다 더 중독성이 강한 범죄 해결을 통한 쾌락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마치 자신과 실력이 비등한 파이터와 링에 맞서서 승리를 쟁취하고 싶은 욕망을 두고 있는 UFC 파이터처럼 말이다. 존존스와 싸우고 싶어 하는 톰아스피날의 스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