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UK Government – Deputy Prime Minister Oliver Dowden attends AI Summit, CC BY 2.0, Link
An entire generation of software engineers, capable of building the next generation of AI weaponry, has turned its back on the nation-state, disinterested in the messiness and moral complexity of geopolitics. While pockets of support for defense work have emerged in recent years, the vast majority of money and talent continues to stream toward the consumer. The technological class instinctively rushes to raise capital for video-sharing apps and social media platforms, advertising algorithms and online shopping websites.
차세대 AI 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세대 전체가 지정학의 혼란과 도덕적 복잡성에는 무관심한 채 국가에 등을 돌렸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방 사업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금과 인재는 여전히 소비자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술 계층은 본능적으로 비디오 공유 앱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 광고 알고리즘, 온라인 쇼핑 웹사이트를 위한 자본 조달에 몰두하고 있다.
[The Technological Republic | Karp, Alexander C]
이 책의 저자 알렉스 카프는 (미국 또는 “자유 진영”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지리정치학 속에서의 국가 단위의 프로젝트보다는 소비주의 사회에 유용한 도구를 만드는 데만 열중한다고 한탄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또 하나의 유명한 기술 산업에 대한 관찰기 ‘반도체 전쟁(Chip War)‘의 저자 크리스 밀러와의 주장과는 조금 결이 다른 주장인데, 밀러는 초기 반도체 개발 시기에 국방부 프로젝트에만 매출을 의존하던 반도체 기술자들이 당시의 사회주의 블록의 반도체 기술자들과 달리 반도체가 필요한 소비재라는 시장을 – 예를 들면 소니 워크맨 – 개척할 수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술을 개발했기에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1
이 책은 이제 이런 나름 자유로웠던 시장경제가 다소 경직된 체제로 바뀌는 듯한 시점에서 발간됐다. 그리고 카프가 설립한 팔란티어 역시 시장경제 안에 서식하는 민간기업이면서도 책 전반에 드리워진 마키아벨리적인 뉘앙스는 사뭇 시대적 사명을 지닌 관료처럼 사고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그가 위르겐 하버마스에게 수학했다는 경력이나 본인 스스로 “네오맑시스트“라고 주장하는 사상적 우월감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고, 유명한 톨키니스트인 동료 창업자 피터 틸과 함께 팔란티어의 비즈니스 영역을 대정부 용역으로 몸집을 키워왔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2 그래서 그는 소비재 개발에 주력하는 엔지니어를 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서의 시장경제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정부 부문의 비중이 커서 그곳에서의 매출이 압도적이었던 과거 사회주의 블의 국영 기업이 아닌 바에는 사적재(私的財) 및 소비재를 생산하여 마케팅에 열중하여 생존을 도모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존재하지 않았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팔란티어 역시 시작은 지극히 사적재인 소비재 온라인 거래에서 효율적인 결 수단을 제공하는 페이팔에서 시작됐고 이를 통해 종잣돈을 마련하였다. 또한 주요하게 소비재 시장에만 주력하는 나약한 기술자로 카프에게 비난받는 엔지니어도 어떤 면에서는 국가 폭력에 대항하는 이념적 투사의 측면도 있는 것이다.
각설하고 ‘반지의 전쟁’에 등장하는 마법 구슬의 이름인 팔란티어를 회사명으로 할 정도로 톨킨에 광적인 팬인 피터 틸과 “네오맑시스트”라는 알렉스 카프가 공통분모로 공유할 수 있는 목표는 이 혼란스러운 시대를 구원해 줄 영웅은 등장할 것이며3 그것은 나약한 소비주의 문화에 찌든 자본가나 엔지니어도 아니고, 오류투성이의 정책 결정을 하는 정치가도 아닌 정부조차도 자율주행 식으로 운영하는 순수한 AI를 개발하고 통제할 수 있는 – 그러면서도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 정도로 유연성을 가진 – 마키아벨리적인 그 누구인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권하건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예지력을 저주한 폴 아트레이데스의 비극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
- 물론 글로벌 자본주의 위계질서에서 이런 자유방임적인 순수한 시장경제 시스템은 허상에 불과하기는 하다. 그런데 이런 허상을 믿었던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는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을 썼다가 미국 정부에 찍혀 일본 사회 전체가 골로 가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
- 팔란티어는 최근 미 육군과 10년 동안 이어질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 8900억 원) 규모 단일 소프트웨어 계약을 맺었다. ↩
- 둘 모두 구조주의적인 사고 체계를 공유하고 있기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