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츈誌의 AI 버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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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rcoHerreraOwn work, CC BY-SA 4.0, Link

엔비디아가 이번 주초에 OpenAI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I를 둘러싼 위험한 금융 거품이 존재하며, 이 부문의 상장 및 비상장 기업 가치 평가의 기초가 되는 매출과 수익 수치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략]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최근 거래가 과거 기술 호황기의 과도한 행보와 너무나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 초 닷컴 버블 당시, 노텔, 루슨트, 시스코와 같은 통신 장비 제조업체들은 스타트업과 통신 회사에 장비 구매를 위해 자금을 대출했다.[Nvidia’s $100 billion OpenAI investment raises eyebrows and a key question: How much of the AI boom is just Nvidia’s cash being recycled?]

최근 포츈誌에서 엔비디아의 OpenAI 투자 소식을 전하였다. 다만, 매체는 이 소식이 과거 닷컴 버블의 상황과 유사하다면서 “AI를 둘러싼 또 하나의 위험한 금융 버블(a dangerous financial bubble around AI)”일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wsws는 이 소식을 포츈誌 인용을 통해 전하면서 이러한 투자가 가지는 위험성을 한층 강조했다. 작년 OpenAI는 37억 달러의 매출에 5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런데 그런 회사가 GPU의 최대 공급기업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아 일반 미국 가구 1천만 가구가 1년간 소비하는 에너지와 맞먹는 양이 소비되는 10GW급의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고 하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현재의 AI 시장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소수의 AI기업들이 서로 간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OpenAI 투자 계획에 대해 시장 분석가는 “명백하게 ‘순환적 (거래)’ 우려를 부추길 것(clearly fuel ‘circular’ concerns)“이라고 경고했다. 엔비디아는 2024년에도 AI 기업을 위한 50건 이상의 투자 계약에 참여했으며 올해는 OpenAI 건 등을 포함하여 작년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이익을 다시 칩의 수요자에게 투자하여 시장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는 사실상 값비싼 자사의 칩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 기업에게 임대 형태의 거래를 통해 칩의 공급량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순환적 거래”는 어떻게 버블을 형성하는 것인가? 일단 앞서 말했듯 칩 구매를 칩 임대로 바꾸면서 제품의 감가상각 위험을 칩 구매자가 아닌 엔비디아의 재무제표에 남겨 놓음으로써 AI 기업의 공격적 (또는 투기적) 투자를 쉽게 한다. 이러한 경향은 엔비디아가 투자자가 되면서 AI 기업 신용거래의 이자 조달 비용이 내려갈 기회를 제공하면서 더 강화될 수 있다. 엔비디아로서는 AI 기업의 자생력을 키워 향후 진정한 구매자가 될 여건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는 전략적으로 옳은 판단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인용한 포츈誌 보도처럼 과거의 통신 장비 제조업체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쓰디쓴 실패를 맛보아야만 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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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버블”이라고 해도 기술 거대기업이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있기에 기업과 정책당국은 과잉투자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즉, 지난 분기 미국의 실질 GDP의 성장에서 AI 관련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40%에 달한다고 한다.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 7″이 S&P500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기준 약35%다.2 유럽 등 다른 경제권에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AI 시장이 투자와 이에 따른 주가 급등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이윤으로 이어져야 하는데,3 현재로서는 이들 기술 기업끼리 장밋빛 미래를 노래하며 순환적 거래로 지탱하고 있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칼 맑스의 노동가치 이론에 근거하여 관찰하자면, 현재 세계는 불변자본의 비중이 가변자본에 비해 매우 높은 AI 산업에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4 즉, 가변자본 대비 불변자본의 비중이 증가하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 단계로 이어지고 있고,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가 타 산업의 가변자본을 삭제해 버리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5 즉, 막대한 전기와 자원의 낭비는 가격 산정에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6 78(거품이 형성되는 기간에는) 가치 이하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는 AI 서비스 덕분에 많은 기업들이 기존 노동력을 해고하고 있다. 요컨대 현재도 수익성이 제한적인 AI 산업이 장기적으로 환경 파괴와 시장 전체 이윤율의 저하로 이어질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9

한편, 이러한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의 일환인지 샘 올트먼은 최근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최태원 등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남/포항 AI 데이터센터 구축 추진 등의 계획을 발표하였다.10 이 만남의 며칠 전에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도 뉴욕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한국에로의 AI 관련 투자를 약속했다. 비록 아직은 말치레 수준으로 보이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입질이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다. 이런 글로벌 기업의 행보가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앞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금융 버블” 조짐의 와중에서의 섣부른 파트너십은 일종의 리스크가 될 수도 있음을 우리 정부와 기업은 사려깊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AI 버블 논쟁에 대한 강정수 씨의 의견

  1. AI 버블의 규모가 닷컴 버블의 그것의 17배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다.
  2. 또한 시장에서 비상장 기업인 OpenAI의 기업 가치는 현재 5천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3.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솔로몬은 인공지능에 투자되는 많은 자본이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 JP모건은 5대 AI 하이퍼스케일러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총 1조2,0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5. “전 세계적으로 4개 중 1개의 일자리가 생성형 AI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는 연구 결과도 있다.
  6.  GPT-5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16.4TWh로 추산된다. 이는 슬로베니아 국가 전체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수치다.
  7. AI 데이터 센터는 2035년까지 1,600테라와트시의 전력 수요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 세계 전력의 4.4%에 해당한다.
  8. 한편 제프 베조스는 이런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십 년 안에,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 이러한 경향에 대한 우려 등등해서 샘 올트먼은 기본소득을 실험하고 있기는 하다.
  10. 아래 강정수 씨의 추측도 있지만, 이러한 시도는 오픈에이아이 데이터센터의 지역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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