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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꿈에 출연하다

펄님의 블로그에 가보니 황당한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펄님의 꿈에 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밤중에 10여명 정도를 초대하셔서 가 보니… 아메리칸 인디언 할어버지를 모셔 놓고 말씀을” 듣는 정황이었다고…. 뭔가 더스틴호프만 주연의 수정주의 서부극 ‘작은 거인’이 연상되는 장면인데…. 아무튼 곧이어 둘째를 순산하실 유부녀의 꿈에 내가 나타났다는 것은 괜히 찔리는 상황이다. –; 펄님도 좀 찝찝하셨는지 “별 의미 없는 꿈(견몽)”이라고 입막음하신다. 왈왈~~** 여하튼 펄님이 경청은 하셨으나 인디언 할아버지는 청중이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뭐라 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이번 금융위기의 해법에 관한 내용이었거나, 아니면 곰보빵과 파운드케익의 장단점 비교분석에 관한 내용이었거나… 그랬을 것이다

성공을 돈으로 환산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회

포털 사이트를 들락날락거리고 있는데 자꾸 눈앞을 괴롭히는 기사가 있었다.

“’우리별1호’ 개발자 200억대 거부로”

뭐 대충 이런 제목으로 같은 내용을 다룬 비슷한 기사제목도 여럿 이런 투였다.

‘500만원을 투자하여 몇 십억 대 부자로’ 이런 기사제목의 꼬임에 빠져 허탈한 기사 읽은 적이 몇 번 되는지라 애써 무시하고 넘어갔는데 끝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기사를 열어보게 되었다.(아 이놈의 참을성 없음이란)

내용인즉슨 1992년 국내 첫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우주에 올리는 데 성공했던 KAIST 출신 개발자들이 인공위성을 파는 회사를 설립하여 이번에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 경우 대주주인 박성동 사장의 보유주식의 평가액이 200억 원 대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500만원으로 몇 십억을 굴렸다는’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라 훈훈한 미담이어서 그나마 낫다. 정부의 인공위성 지원 축소로 한때 실업자의 위기로 몰렸음에도 인공위성 개발의 꿈을 버리지 않은 젊은 과학자들의 성공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미담을 바라보는 언론의 태도다.

당초 이 기사를 열어보기 싫은 이유가 바로 언론이 그의 꿈을 돈으로 환산하였던 물신주의 때문이었고 결국 기사내용도 어떻게 치부를 하였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영 마뜩찮다. 일전에 ‘양수경 주식대박’, ‘방미 땅부자’ 이런 제목만 봐도 삼천리 기사가 허공을 배회하더니 이번에는 한 과학자의 꿈조차 돈으로 환원해버린 기사까지 나온 것이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 많이 번 것이 미덕인 것에 대해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땅 투자로 100억대 부자가 된 39살 아저씨나 주식투자로 떼돈을 번 양수경 씨에게 정도나 돈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본인도 물론 부자 되는 것 싫을 리야 없겠지만 나는 박성동 사장이 돈을 뛰어넘는 그 어떤 꿈의 성취를 위해 회사를 차렸다고 본다. 그런 사람의 성공까지 꼭 화폐가치로 환원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 언론, 이 사회가 왠지 염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