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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위기, 그 1년 후 (2)

인디펜던트紙가 신용위기가 도래한 지 일 년여에 즈음하여 ‘Credit crunch one year on’이라는 제목으로 금융계 인사 10명의 감회를 엮은 기사를 게재했다. 오늘은 두번째로 HSBC의 체어맨의 말을 들어 보기로 하겠다.

Stephen Green, chairman of HSBC

금융시장은 2009년에도 어려울 것이다. 약해지고 있는 실물 경제는 물론 회복될 것이다. 회복되기에는 많은 분기가 소요될지도 모르겠다. 금융시장이 전과 같지 않으리라고 보는데 이는 주주를 대변하는 규제기관이나 감독기관이 높으면서도 증가하는 레버리지와 부외금융(off-balance-sheet)(주1) 상품의 복잡한 구조를 용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시장에 개입되어 있는 파트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이 정리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이고 금융시장의 몇몇 부문에서는 고용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완전히 증권화(securitisation)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은행들이 단순히 신용의 중개자로만 존재하던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주2)

이는 우리가 아는 문명의 종말은 아니다. 이는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고통일 뿐이다. 관계당국은 금융시장을 광범위한 범위에서 신용을 완화시켜 왔었다. 많은 측면에서 이는 현재까지는 제한된 영향만 미쳤다. 그들은 시스템 내에 유동성을 유지시켜야 할 필요성과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잡아매어야 할 필요성 사이에서 딜레마에 놓여 있다.(주3)은행들은 확실히 그들이 지니고 있어야 했던 그러한 강한 위험관리를 지니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 위험부담을 독려하기 위한 보상제도들에 관한 이슈가 있다.

FSA(Financial Services Authority : 영국재정청) 은 허심탄회하게 그들이 배워야할 교훈을 깨달았다. 그 기관은 은행의 유동성과 자본기반에 많은 주목을 기울일 것이다. 투자자는 또한 신용평가에 의존하는 대신 그들 자신의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촌평 : 신용평가를 안 믿으면 자본주의에서 무엇을 믿으란 말인가?

 

(주1) 현대 금융시장에서의 증권화(securitisation)나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의 사업방식은 어느 투자자가 그들의 사업을 위해서 돈을 차입하였음에도 그것이 재무제표에 계상되지 않도록 별도의 도관체(conduit)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해왔는데 이것이 바로 부외금융, 즉 대차대조표에 부채가 기록되지 않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 역자주

(주2) 역시 시장의 메이저플레이어인 만큼 현재의 증권화 대세 현상에 대해 긍정하는 입장이고 그것을 옹호하는 데, 나 역시 그와 똑같은 취지는 아니나 어느 정도 은행들이 이전의 단순 중재기관의 위치로 돌아갈 수 없음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편이다. 또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 역자주

(주3) 가장 대표적으로 금리정책에 있어서 이러한 딜레마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 역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