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Jaws)에 숨어 있는 계급갈등(?)

납량특집 공포영화의 대명사 Jaws는 영화중반까지 상어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배경음악과 그 분위기만으로 공포감을 점증시키는 그 솜씨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으로 기본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대립과 갈등을 축으로 하는 명작이다. 특수효과와 물량공세가 몇 십 배에 달하는 요즘 작품과 견주어도 그 긴장감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이 작품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몇 되지 않는 등장인물 간의 날선 대립과 갈등관계이다.

우선 정리하자면 이 작품에서의 주요 갈등 주체는 네 명을 들 수 있다. 상어가 출몰한 휴양지 아미티 섬의 시장 Larry(Murray Hamilton), 이 섬의 경찰서장 Martin(Roy Scheider), 상어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자 Matt(Richard Dreyfuss), 상어 사냥꾼 Quint(Robert Shaw) 등이 그들이다. 우선 시장 Larry 는 상어 출몰로 인한 인명피해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마을의 한철 소득을 챙기려는 마을 주민들을 대변하고 있다.

그의 천박한 옷차림과 소신 없는 행동은 짜증나는 정치꾼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 대립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경찰서장 Martin. 그는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해안을 폐쇄하고자 하여 시장과 대립한다. 한편으로는 Martin 의 편이라 할 수 있는 Matt와 Quint 도 그리 편안한 관계는 아니다. 상어를 잡아야 한다는 기본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그들이 접근하는 방식은 판이하기 때문이다. Matt 는 과학적이고 이론적인 측면을 선호하는 지식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반면 Quint 는 직감과 뚝심이라는 실천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두 축을 이루는 대립과 갈등의 국면은 결국 또 한 번의 해변의 참사로 인하여 Martin, Matt, Quint 가 통통배를 타고 상어사냥에 나서는 국면으로 전환된다. 좁은 배안에서의 셋의 입장 차이는 공동의 목표에도 불구하고 점점 날카로워지고 카메라는 잦은 클로즈업을 통해 출연진들의 긴장감과 짜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결국 이들의 대립은 남자들의 통상의례인 한 차례 술판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이어 등장하는 거대한 상어라는 공동의 목표에 함께 매진하게 된다.

결국 나름대로 세 사람의 각자의 역할 수행과 협동 덕택에 상어는 잡혔으니 각 계급간의 조화가 이 작품의 키포인트가 되었지만 결론에서의 셋의 처지는 극명하게 갈린다. Martin 은 상어를 처지 했고, Quint 는 상어에게 잡아먹혔고, Matt 는 산호 뒤에 숨어 목숨을 건진다. 의도하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노동자와 지식인의 지위가 상징적으로 갈라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성과라면 물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던 Martin 이 그 공포증을 극복하였다는 점이다.

요컨대 이 영화는 상어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이자 그 위험에 대처하는 각 인간 군상들의 입장과 대처방안에 대한 갈등과 협동이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사람들에 관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영화 <죠스>는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에서 원작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미 소설을 읽은 사람들도 흥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영화만이 가지는 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 위한 스필버그의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이었다. 우선, 인물 구성에 있어서 해양학자 후퍼의 캐릭터는 원작과 완전히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원작의 후퍼는 상당히 고뇌하는 청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에서는 밝고 명랑하기만 하다. 또 원작의 후퍼는, 도시에서 살다 남편을 따라온 때문에 욕구 불만인 브로디 서장의 아내 엘렌과 불륜의 관계를 맺지만, 영화에서는 완전히 생략되고 엘렌은 현모양처로만 나온다. 또한 상어를 직접 보기 위해서 들어간 쇠창살 우리 속에서 상어에게 죽고마는 후퍼를, 영화에서는 해저로 피했다가 라스트에 다시 살아나오도록 했다. 상어를 마지막에 처치하는 방법과 퀸트의 죽음도 다르다. 영화에서는 퀸트가 상어에게 물려서 죽고 상어는 산소 탱크 폭발로 죽지만, 원작에서는 헤엄을 계속 치지않으면 질식해버리는 상어의 생리적 특성을 이용해 부력이 강한 통들을 작살에 매달아 상어 몸에 꽂히게 함으로써 상어가 지쳐서 죽도록 되어있고 퀸트는 통을 매단 밧줄에 발이 얽혀서 상어와 같이 바다속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detail.nhn?mb=c&code=10029#01

* 이 글을 쓰고 찾아낸 저 글에 비추어 보자면 결국 원작은 Matt를 영화보다 부정적으로, Quint를 영화보다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의도하였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이라고는 했지만 결국 스티븐스필버그는 뭔가를 의도하였다는 심증이 점점 굳어지는… ^^

2007.12.26

4 thoughts on “죠스(Jaws)에 숨어 있는 계급갈등(?)

  1. 그리스인마틴

    제가 저 섬의 경찰서장이었군요.
    하도 오래 전에 본 영화라 음악과 상어 지느러미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죠스와 엘리게이터..모두 흑백으로 봤었던가 ?? 어렴풋합니다.

    Reply
    1. foog

      경찰서장하실 때가 기억이 안나십니까? 눈을 감고 차분히 명상을 해보시면 저 섬에서 지냈던 시절이 기억나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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