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Siemens – Siemens website, CC BY-SA 3.0, Link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는 상당한 전력 소비량으로 악명 높다. 서버, 저장 장치, 네트워킹 하드웨어 등 다양한 장비를 작동시키기 위해 전기에 의존한다. 전력 소비량은 일반적으로 킬로와트시(kWh) 또는 메가와트(MW)로 측정된다. 이러한 지표는 데이터 센터가 일, 월 또는 연간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정량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How Much Power Does a Data Center Use?]
IEA 추산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는 2024년에 183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했다. 이는 작년 국가 전체 전력 소비량의 4%가 넘는 수치이며, 파키스탄 전체의 연간 전력 수요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 2030년까지 이 수치는 133% 증가하여 426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What we know about energy use at U.S. data centers amid the AI boom]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된 총 전력은 4387TWh로 25년 전인 1999년(3936TWh)에 비해 11.4% 증가.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전력 생산량은 ‘제로 성장’했고 추가 설비를 건설하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의 총 생산 전력은 같은 기간 1239TWh에서 1만72테라와트시(TWh)로 9배 가량 늘었다.[중국에선 무조건 ‘공짜’…”이대로 가면 미국이 100% 진다”]
데이터센터는 첫 번째 인용문에서 쓰여있다시피 전력 소비가 엄청나다. 데이터센터는 주로 서버와 IT 장비 운용에 전력을 사용하며, 이 장비들이 뿜어내는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이 두 번째로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그래서 물 사용도 엄청나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1 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입지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해당 지역에서 가용 전력과 용수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두 번째 인용문에서 보듯이 현재도 미국의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소비는 엄청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특히 AI 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어서, 업계는 전력 갈증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전력망2이라는 초거대 인프라스트럭처는 설치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어떤 경우 아예 전력 확충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현실이다.3
그런데 세 번째 인용문에서 보듯이 지난 25년 동안 미국에서 생산된 총 전력은 불과 1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의 총 전력 생산은 9배 늘었다. 높은 성장률이 개발도상국의 특징이라고도 간주한다고 하더라도 증가 속도랄지 절대적 규모가 비교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집단주의적 경제 시스템인 중국의 상황이 미국의 그것에 비해 우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AI 산업 에너지 소비의 문제점 점검
우선 데이터센터 및 AI 산업의 근본 문제에 대해 살펴보자. 현재처럼 비약적인 속도로 전력과 물을 소비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전체 자연 및 특정 지역을 – 대부분 사적(私的) 자본이 – 재생 불가능할 정도로 착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4 현재 이 산업이 정확히 자연을 얼마나 착취하는지 분석해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비밀주의 탓에 분석 자료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여하튼 최근 MS가 지역사회 반발로 인해 위스콘신주 라신 카운티에서의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을 철회하였다고 한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 전역에서 640억 달러(88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지역사회가 반대하는 것은 산업 유치, 고용 증대 등의 유익함보다 자원 착취, 환경오염, 전기료 폭등,5 기후 변화 등의 악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미국식 체제와 중국식 체제에 대해 살펴보자. 데이터센터/AI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는 전력망이라는 초거대 인프라스트럭처의 개발 방식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난한 사회적 합의6 와 절차적 규제를 지키기에는 현재 AI의 자원 소비 속도 및 인프라 수요가 너무 빠르다. 중국은 이러한 지난한 개발 절차를 명령경제(command economy)의 특성으로 이 한계를 극복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래서 미국 또는 한국과 같이 절차적 합의가 중요한 체제의 국가에서는 지금 우선 새로운 에너지 공급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옆에 설치하는 소형모듈원전, 기존/신규 발전원 근처에 수요자를 자리 잡게 하는 “분산 에너지 특구” 등이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다. 자연 착취라는 근본적 한계에서는 명확한 대안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송전망(送電網) 등에 대한 수요는 줄일 수 있다.
AI 산업은 미중 간의 체제 전쟁
중국식 방식의 문제는 중국 역시 AI 산업 육성 과정에서의 자연 착취적 성격에 대해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저전력 소비 칩 개발이나 앞서의 소형모듈원전 활용 등의 전략을 택할 수 있으나, 단기 속도전에서 중국은 오히려 더욱 많은 자연을 착취할 개연성이 크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금기시하고 있는 화력발전소도 계속 짓고 있다. 다만, 이에 맞서 미국조차도 화력발전소 발전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알다시피 양국 정부나 미국의 기술 자이언트는 현 상황을 체제 전쟁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미래 먹거리 차원이 아니다. 냉전(冷戰)뿐만이 아니라 열전(熱戰)에서도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매우 구체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미국의 AI 기업 팔란티어가 참전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다. 전시 동원 체제에서는 자연 착취에 대한 경고는 사치스러운 푸념 정도로 여기게 마련이다.
“AI 거품론“이 논쟁 중인 와중에도 산업은 전진 중이다. 챗지피티가 주춤하는 순간 구글 제미나이3가 보다 향상된 기능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다시 한번 흥분시키고 있다. 기술 자이언트는 더욱 경쟁적으로 설비 투자에 나설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사유화된 설비는 자기 돈으로 짓겠지만,7 회복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자원 소비를 위한 인프라 대부분은 정부의 – 그리고 지역사회 및 국민 – 책임과 부담으로 떠넘길 것이다.
- AI용 GPU가 장착된 랙(rack·서버 묶음) 1개의 소비전력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10배 이상인 60~100kW에 달한다. AI 학습용 GPU 한 대가 내뿜는 열은 일반 서버의 10배 수준이다.(출처) 다만, 업계의 비밀주의 탓에 이 기기들의 탄소발자국을 정밀하게 수치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생산된 전기를 운반하는 송전·변전·배전 설비, 그리고 전기를 소비하는 최종 소비자까지 이르는 대규모 전기 설비와 이를 관리하는 체계 전체 ↩
-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업계는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 물론 이러한 이슈는 전력망이라는 인프라스트럭처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러던 것이 전력망이 데이터센터와 결합하며 이 이슈는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
-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테크래시’(기술 역풍·technology+backlash)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
- 미국과 체제가 비슷한 한국에서도 사회적 합의에 많은 갈등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밀양 송전탑 투쟁이 있고, 최근에는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불허 사건이 있다. ↩
- 물론 이마저도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달라고 뻔뻔스럽게 챗지피티의 재무책임자가 주장한 적도 있다. ↩
